[르포] 현지 100회차 맞은 토픽시험
작년 시험 응시자수 6만3천여명
4년만에 4배 늘며 현지 인기 실감
K팝 열풍도 시험 응시 증가 원인
한국어 외국어 채택한 초중고교
2023년 95개→ 2024년 132개로
【파이낸셜뉴스 하노이(베트남)=김준석 기자】 "한국 회사에 다니고 있는데, 더 좋은 회사로 이직하고 싶어 토픽 한국어능력시험(토픽·TOPIK)을 보러 왔어요. 베트남에서는 영어를 하면 월급이 2배, 한국어를 하면 월급이 3배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국어가 취업시장에서 큰 무기입니다."(한국 대기업 협력사 베트남 현지 직원 황모씨)
"너무 긴장돼서 어제 한숨도 못 잤어요. 대학원을 가려면 이번엔 꼭 6급을 따야 하는데…."(한국 유학을 준비하는 대학교 4학년생 응우옌응옥아인씨)
11일 토픽 고사장인 베트남 하노이 다이남대학교 교문에 들어서는 응시자들은 저마다 토픽 응시 이유를 이같이 말했다. 이날 응시자 대부분이 20대였으며, 일찌감치 한국 대학 입학을 위해 토픽시험 응시에 나선 일부 10대 학생의 앳된 얼굴이 눈에 띄었다. 한 고등학교 3학년 남학생은 "에스파를 보러 가고 싶어서"라고 토픽시험 응시 이유를 수줍게 말했다.
작년 시험 응시자수 6만3천여명
4년만에 4배 늘며 현지 인기 실감
K팝 열풍도 시험 응시 증가 원인
한국어 외국어 채택한 초중고교
2023년 95개→ 2024년 132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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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하노이(베트남)=김준석 기자】 "한국 회사에 다니고 있는데, 더 좋은 회사로 이직하고 싶어 토픽 한국어능력시험(토픽·TOPIK)을 보러 왔어요. 베트남에서는 영어를 하면 월급이 2배, 한국어를 하면 월급이 3배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국어가 취업시장에서 큰 무기입니다."(한국 대기업 협력사 베트남 현지 직원 황모씨)
"너무 긴장돼서 어제 한숨도 못 잤어요. 대학원을 가려면 이번엔 꼭 6급을 따야 하는데…."(한국 유학을 준비하는 대학교 4학년생 응우옌응옥아인씨)
11일 토픽 고사장인 베트남 하노이 다이남대학교 교문에 들어서는 응시자들은 저마다 토픽 응시 이유를 이같이 말했다. 이날 응시자 대부분이 20대였으며, 일찌감치 한국 대학 입학을 위해 토픽시험 응시에 나선 일부 10대 학생의 앳된 얼굴이 눈에 띄었다. 한 고등학교 3학년 남학생은 "에스파를 보러 가고 싶어서"라고 토픽시험 응시 이유를 수줍게 말했다.
이날 학생들은 시작종이 치기 전까지 손때 묻은 노트와 교재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등 사뭇 진지한 분위기에서 치러졌다. 부정행위 방지를 위해 시험감독관들도 매의 눈으로 고사장을 둘러보는 등 엄숙한 분위기가 '고시'를 방불케 했다.
이날 토픽시험은 베트남에서 100회차를 맞는 시험이어서 의미를 더했다. 토픽시험 응시자 수는 지난 2020년까지만 해도 1만5912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6만2985명까지 수직 상승하며 베트남 '한국어 열풍'을 반영하고 있다. 지난 5일 베트남 하노이의 한 고사장에는 한국 고용허가제 대상자 선발과정 특별토픽에 7900여명의 응시자가 몰려 베트남 언론이 대서특필하기도 했다.
김현동 하노이한국교육원장은 "중고등학교에서도 한국어가 외국어로 채택되고 조기교육이 시작되면서 수준 높은 인재들이 많이 배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베트남 교육훈련부는 지난 2021년 한국어를 제1외국어로 추가 선정했다. 베트남에서 제1외국어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제2외국어는 중등학교부터 선택과목으로 가르친다. 한국어를 외국어 과목으로 채택한 베트남 내 초중고는 2023년 95개교(2만640명)에서 지난해 132개교(2만8345명)로 늘었다.
한편 베트남 내 한국어 열풍이 양질의 성과를 내면서 일각에서는 "한국어를 넘어 한국학 연구로 무게추를 옮겨야 할 때"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베트남 정부 핵심 연구집단인 베트남사회과학원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응우옌티탐 한국조선연구센터장은 "국립대를 비롯해 사립대, 전문대에 이제는 초중고에서도 한국어 교육이 진행되면서 한국어 교육은 곧 포화상태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제는 한국 정치, 한국 과학기술, 한국 안보 등 한국어를 수단으로 연구 저변을 넓히고 심층적인 연구에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한국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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