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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이 60년간 일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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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이 60년간 일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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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크셔 해서웨이의 회장이자 CEO인 워런 버핏. 워싱턴/AFP 연합뉴스

버크셔 해서웨이의 회장이자 CEO인 워런 버핏. 워싱턴/AFP 연합뉴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지난 2일(현지시각)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이하 버크셔)의 2025년 연례 주주총회에서 은퇴 계획을 밝혔다. 버핏은 1964년 섬유회사였던 버크셔를 인수한 뒤 대형 지주사로 성장시켰다. 2000년 이후, 버크셔 A주의 주가 상승률은 약 1271%에 이른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의 상승률(약 285%)이 초라해 보인다.



버크셔의 구조는 ‘투자 지주사’다. 보험, 재보험은 물론 철도, 에너지 사업 등을 영위하는 다양한 자회사에서 발생하는 보험금과 배당금이 지주사인 버크셔로 유입되면 이를 활용해 유가증권에 투자하는 모델이다. 2025년 1분기 기준 버크셔의 보유 현금은 무려 3300억달러에 이른다. 지난 60여년간 연평균 20%에 육박하는 독보적인 수익률과 함께 버크셔의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은 주목할 수밖에 없는 요소다. 이보다 더 부러운 게 있다. 바로 주주총회다.




버크셔는 매년 5월 초, 연례 주주총회를 성대하게 연다. 시골 도시인 오마하에서 3일에 걸쳐 진행된다. 버크셔 자회사의 물건을 직접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쇼핑 데이는 물론 칵테일 파티, 마라톤 행사도 열린다.



버크셔의 연례 주주총회에는 최고경영자인 버핏이 직접 참석해 주주의 질문을 받고 답하는 세션이 있다. 영업실적 보고 뒤 진행하는 주주와의 문답 시간은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무려 5~6시간에 이른다. 질문하는 주주의 성별, 인종, 나이, 국적, 보유주식 수와 무관하게 버핏은 모두의 질문에 진실하고 전문적인 자세로 답한다. 진정성이 돋보인다.



진정성은 주주 서한에서도 드러난다. 매년 열 쪽 내외로 작성되는 서한에는 자회사 사업 부문별 투자 성과는 물론 투자 철학, 자산배분 전략, 투자 의사 결정에 대한 소회 등이 담겨있다. 버핏이 직접 작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버핏의 은퇴 계획 발표 뒤 버크셔의 주가는 다소 부진한 흐름을 보인다. 그는 버크셔가 자신이 최고경영자가 아니더라도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고, 후임으로 내정된 그렉 아벨에 대해서도 강한 신뢰감을 내비쳤지만, 투자자의 아쉬움이 달래지진 않는 듯하다.



60년간 버핏이 일군 것은 버크셔 뿐 아니라 ‘최대주주 경영자와 일반주주 사이 신뢰’가 아닐까.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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