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부터)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
12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하는 6·3 대통령 선거는 이른바 ‘이재명 대세론’ 사수냐 공략이냐가 핵심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남은 22일 동안 보수 진영이 후보 단일화·교체 추진에 따른 분열을 극복하며 결집할 수 있을지가 주요 변수다. 세 차례 TV토론 등 대선 국면 고비마다 후보들의 부적절한 언행이 나오면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줄곧 50% 안팎의 지지율을 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독주 구도 속에서 대선 운동의 막이 올랐다. 11일 공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재명 후보는 52.1% 지지율을 얻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31.1%)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6.3%)를 크게 앞섰다. 이재명 후보는 전날 발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에서 44.6%를 기록해 김 후보(31.7%), 이준석 후보(9.4%)를 제쳤다.
김 후보가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보수 진영을 결집해 ‘반이재명’ 전선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관심사다. 김 후보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 실패 과정에서 당 지도부 및 다수 의원과 극심한 갈등을 빚었다. 대선 후보 지위를 놓고 당과 두 차례 법정 다툼을 벌이기까지 했다. 후보 교체에 반대하는 당심에 힘입어 최종 후보가 됐지만, ‘단일화 말 바꾸기’ 행보로 커진 불신과 분열은 지지층 결집을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다.
국민의힘 대표를 지내 범보수 후보로 분류되는 이준석 후보의 대선 완주 여부도 변수다. 김 후보는 이준석 후보와 단일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이준석 후보는 선을 긋고 완주 의사를 피력하고 있다. 이준석 후보가 완주하는 3자 구도 속에서 김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이길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평가가 국민의힘 안팎에서 나온다.
윤 전 대통령의 존재감 과시 행보도 대선 국면에 영향을 미칠 요인이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자유 대한민국의 체제를 지킬 것인가 무너뜨릴 것인가 그 생사의 기로에 선 선거”라며 김 후보 중심으로 결집을 호소했다. 사실상 선거 운동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불법계엄과 탄핵 사태에 사과·반성 없는 윤 전 대통령의 언행은 국민의힘 내 ‘탄핵 찬성파’와 중도층 반발을 불러와 김 후보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재판 과정에서 나올 불법계엄 관련 증언과 사실,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관련 검찰 수사 상황 등 ‘서초동발’ 소식은 정권교체 여론에 호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세 차례 TV토론에서 드러날 각 후보의 미래 비전과 정책 역량은 표심을 뒤흔들 수 있다. 특히 조기 대선을 초래한 불법계엄과 탄핵 사태에 대한 책임론은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이준석 후보와 달리 김 후보는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줄곧 반대해왔다. 토론 과정에서 보이는 태도는 각 후보의 호감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각 후보는 ‘설화 리스크’ 차단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TV토론과 유세 현장 등에서 나오는 발언 하나하나가 상대 후보에게 공세 빌미를 제공할뿐더러 여론 악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부자 몸조심’ 전략을 펴는 이재명 후보의 경우 안정감 있는 이미지 형성을 방해할 수 있는 돌출 발언에 특히 신경 쓸 것으로 보인다.
후보들에 대한 신변 위협은 예상키 어려운 변수다. 이재명 후보는 피습 우려가 있다며 방탄복을 입고 공개 일정을 소화하는 등 경호를 강화한 상태다. 민주당은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산하에 ‘후보 안전실’과 테러대책대응팀 조직을 꾸렸다.
대선 국면에서 굴러가는 주요 정치 현안의 향배도 주목된다. 오는 14일 민주당 주도로 열릴 ‘조희대 대법원장 등 사법부의 대선개입 의혹’ 진상규명 청문회가 대표적이다. 대법원이 대선 직전 이례적인 속도로 이재명 후보에게 불리하게 판결한 데 대한 민주당의 대대적인 공세는 지지층 결집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반면 삼권분립 관점에서 사법부에 대한 무리한 압박으로 인식될 경우 중도층 여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사에 인용된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7~9일 전국 유권자 1508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다.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6.7%다. KSOI 여론조사는 CBS 의뢰로 지난 9~10일 전국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됐고 응답률은 7.1%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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