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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여수' 노무현의 길 따라간 이준석 "韓 러스트벨트서 대선 시작"

머니투데이 부산=정경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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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여수' 노무현의 길 따라간 이준석 "韓 러스트벨트서 대선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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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후보 등록 마친 李, 11일 부산 명지시장 일정 후 12일 0시 여수에서 공식 선거 일정 시작

(서울=뉴스1) =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11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광장에서 열린 2025 다이아몬드브리지 국제걷기축제에 참석하고 있다. (이준석 캠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5.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서울=뉴스1) =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11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광장에서 열린 2025 다이아몬드브리지 국제걷기축제에 참석하고 있다. (이준석 캠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5.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여수 산업단지'에서 6·3 대통령 선거 첫 공식 선거 일정을 시작한다. 대통령에 당선돼 대한민국 2차 공업지대의 부흥을 다시 이끌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기 위함이다. 이 후보는 공식 선거 일정에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0년 제16대 총선 출마연설을 했던 부산 '명지시장'을 찾는다. 이 후보의 행보에는 부산과 여수를 이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꿈을 계승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11일 개혁신당에 따르면 이 후보는 공식 선거 기간이 시작되는 12일 0시 전남 여수 산단 금호피앤비화학 여수2공장을 찾는다. 금호피앤비는 산업용 기초 소재를 생산, 판매하는 기업이다. 개혁신당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한국의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라 할 수 있는 여수 산단에서 첫 일정을 시작하며 다시 뛰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그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여수행'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의 차별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공계' 출신인 이 후보의 강점을 부각하고 변호사나 사회운동가 출신인 거대 양당 후보보다 산업을 더 잘 이끌 수 있다고 주장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준석 후보는 경제, 산업 정책과 관련해 이재명 후보를 강하게 비판해왔다. 이 후보는 최근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이재명 후보는 아무런 대책도 없이 그저 '스테이블 코인을 만들자'는 주장만 던진다"며 "그 안에 들어갈 자산 담보는 무엇인지, 시장 리스크는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과거 실패 원인은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고 했다. 'K-엔비디아'론을 두고 "위험한 경제관"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또 영남과 호남의 제조업 지대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대선 공약을 밝혀왔다. 이 후보는 지난달 15일 경북 포항 포항역 앞에서 취재진에게 "개혁신당은 한국의 러스트벨트가 될 수 있는 공업지역에 특별한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혁신당은 울산미포·여수·반월-시화·온산·창원·구미 등을 주요 2차 산업지대로 거론한다.

이 후보는 '리쇼어링'(reshoring·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공약 등 2차 산업 관련 공약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개혁신당 선거 캠프는 해외에 공장이나 영업장을 뒀던 기업이 여수, 포항 등으로 돌아오면 노동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해주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해외 현지의 최저임금을 외국인 노동자에게 적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등의 내용이다.


'호남'의 민심에 호소하는 메시지도 낼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지난 4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5월 광주 정신을 살려 민주국가를 만들고 정치를 바로 세우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 등 개혁신당 지도부는 당시 7시간30분에 걸쳐 995개의 묘비를 일일이 닦고 헌화와 절을 했다.

'친호남' 행보는 강성 보수 성향인 김문수 후보와 차별화를 하면서 전북·전남의 '비명계'(비이재명계) 성향, 청년층의 지지를 호소하려는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전북 전주 출신인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대선 후보로 나오지 못하게 된 상황에서 호남 내 보수 지분을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과거 국민의힘 대표로서도 5·18 민주화운동의 역사에 공감한다는 뜻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서울=뉴시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4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방문, 편지를 두고 있다. (사진=이준석 캠프 제공) 2025.05.04.

[서울=뉴시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4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방문, 편지를 두고 있다. (사진=이준석 캠프 제공) 2025.05.04.



개혁신당 관계자는 "우리 경제를 이끌어 온 제조업 기반 산업이 중국의 덤핑공세와 미국의 관세로 위기를 맞고 있다"며 "가장 위험한 곳에서 가장 늦은 시간까지 일하는 현장 노동자들을 만나 뵙고, 이분들이 대접받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의미도 담겨있다"고 했다.


이어 "부산에서 여수로 가는 것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오마주"라고 말했다. 이 후보가 이날 시민들과 만난 부산 강서구 명지시장은 2000년 4월 노 전 대통령이 총선 유세를 시작하며 연설한 곳이다. 연설을 들으러 온 시민이 거의 없어 노 전 대통령은 '공터 연설'을 진행했지만 2년뒤인 2002년 대선서 당선되는 '반전'을 연출했다.

이 후보는 "동서 화합의 노 전 대통령의 꿈이 진실됐다면 저는 부산이 세대 간 화합으로 서로 밀고 당겨주며 발전하는 꿈을 꾼다"며 "그분의 고뇌라는 것을 저도 어느 정도 계승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한편 이 후보는 전날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공식 후보 등록을 마쳤다. 다음날부터인 공식 선거 기간에는 예비후보 때와 달리 확성기·유세차 등을 활용할 수 있다.

부산=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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