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뮤지션 카마시 워싱턴. 서울재즈페스티벌 제공 |
이 정도면 ‘재즈 어벤져스’라 불러도 좋을 듯하다.
오는 30일부터 6월1일까지 사흘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일대에서 열리는 17회 서울재즈페스티벌 최종 출연진이 확정되자 ‘역대급 출연진’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첫날인 30일 출연진부터 막강하다. 현대 재즈신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색소폰 연주자 카마시 워싱턴이 2년 만에 한국 무대에 선다. 고전 재즈부터 모던, 아방가르드를 아우르는 탁월한 음악적 성취는 올해 44살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다. 러닝타임이 3시간에 이르는 2015년 앨범 ‘디 에픽’은 대규모 오케스트라와 합창단과의 협업을 통해 솔, 펑크, 가스펠, 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를 융합하고 재해석한 현대 재즈의 명반으로 평가받는다. 그해 영국 가디언은 올해 최고의 앨범으로 선정했다. 지난해 5월 정규 5집 ‘피어리스 무브먼트’를 발표한 워싱턴은 최근 일본 애니메이션 ‘라자루스’ 오에스티(OST) 앨범을 발표하면서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같은 날 영국 드러머 유세프 데이스가 이끄는 밴드 유세프 데이스 익스피리언스도 처음으로 한국 무대에 선다. 드럼 연주자가 이끄는 밴드답게 모던 재즈와 퓨전을 아우르는 혁신적 리듬 사운드가 강점이다. 일본에서 제작한 재즈 다큐멘터리에 출연해 후지산을 배경으로 펼친 라이브 영상이 최근 유튜브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17회 서울재즈페스티벌 최종 출연진. 서울재즈페스티벌 제공 |
다음날인 31일에는 1979년 영국에서 결성된 애시드 재즈의 대표 주자 인코그니토가 13년 만에 한국 공연을 펼친다. 스티비 원더의 음악을 재해석하며 세계적 인기를 얻은 밴드는 팝과 재즈의 경계를 넘나들며 재즈의 대중화에 앞장섰다. 2023년 결성 44주년을 기념해 발표한 앨범 ‘인투 유’에 이어 지난해 리믹스 미니앨범(EP)까지 발매하며 여전히 현역으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6월1일 마지막 날에는 결성 60주년을 앞둔 펑크와 솔의 전설 ‘타워 오브 파워’의 공연을 놓칠 수 없다. 색소폰 연주자 에밀리오 카스티요를 주축으로 1968년 미국 오클랜드에서 결성된 10인조 밴드로, 관악기와 펑크 리듬이 만들어내는 흥겨운 사운드가 일품이다. 1973년 발표한 ‘소 베리 하드 투 고’가 빌보드 ‘핫 100’ 차트 17위까지 오르는 등 대중적으로도 성공했다. 2018년 결성 50주년을 기념한 라이브 실황을 담은 앨범을 2021년 발표하면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2018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열린 음악 페스티벌에 참가한 뒤 7년 만의 내한이다.
본행사에 앞서 지에스(GS)아트센터와 함께 마련한 특별 무대 또한 재즈 팬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2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지에스아트센터에서 빌 에번스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백인 재즈 피아니스트 중 하나로 평가받는 브래드 멜다우가 크리스천 맥브라이드(베이스), 마커스 길모어(드럼)와 함께 무대에 선다.
브래드 멜다우, 크리스천 맥브라이드, 마커스 길모어 트리오 공연 포스터. 서울재즈페스티벌 제공 |
23~25일 같은 무대에서는 그래미 20회 수상에 빛나는 살아 있는 재즈 기타의 전설 팻 메시니가 2023년과 2024년 연달아 낸 앨범의 곡을 연주하는 ‘드림박스/문 다이얼 투어’ 공연을 펼친다. 전설의 연주를 직접 들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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