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대선후보교체 새벽기습 발표
당원 투표서 저지…“기적 일어나”
민주당 “후보 강탈 쿠테타” 비판
당원 투표서 저지…“기적 일어나”
민주당 “후보 강탈 쿠테타” 비판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대선후보 사무실에서 회동을 마친 뒤, 포옹하고 있다. 2025.5.11 [공동취재]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국민의힘 지도부가 강행한 대선 후보 교체 시도가 하루만에 실패로 돌아갔다. 김문수 후보가 대선후보 자격을 회복하며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파장은 이어지고 있다. 당장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이 곳곳에서 분출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도 비판 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김 후보는 11일 오전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를 찾아 당 대선 후보 등록을 마쳤다. 김 후보는 “이번 대선은 대한민국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들의 행복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중요한 대통령을 뽑는 선거”라며 후보 교체를 위한 당원 투표 부결에 대해서는 “기적이 일어났다”고 평했다.
앞서 국민의힘 지도부는 김 후보가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와의 단일화를 거부하자 긴급하게 후보교체에 착수했다. 지난 9일 밤 긴급 의원총회에서 대선 후보 교체 권한을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위임하는 안건을 의결했고, 이후 비대위와 당 선거관리위원회 회의를 열고 김 후보에 대한 대선 후보 선출을 취소했다.
곧이어 대통령 후보자 등록 신청 공고를 통해 10일 오전 3시부터 4시까지 1시간 동안 후보 신청 등록을 받는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후보 등록과 함께 국민의힘에 기습 입당했다. 한 후보가 단독으로 후보 등록을 신청했고 김 후보는 후보자격을 잃었다. 그야말로 일사천리였다.
이후 지도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전 당원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를 한 후보로 변경해 지명하는 것에 대한 찬반을 묻는 ARS 조사를 열었다. 김 후보는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자 취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남부지법에 제기하며 맞섰다.
당원 투표가 끝나기 전인 오후 7시께 두 후보 측이 실무협상을 재개했지만 끝내 불발됐다. 이후 밤 11시 경 비대위 회의에서 당원 투표 결과가 나왔으나, 당원 투표에서 후보 교체 반대 의견이 찬성을 근소하게 앞섰다.
한덕수 대통령선거 예비후보가 11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 |
김 후보와 한 후보는 11일 오전 회동을 통해 대선 승리에 뜻을 모으며 그간의 갈등을 봉합 시도했다. 두 후보는 만나 포옹을 했으며, 김 후보는 한 후보를 향해 선대위원장직을 제의했다. 다만 한 후보는 김 후보의 즉답을 피하면서도 “저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도부의 기습 교체시도는 이렇게 무위로 돌아갔지만, 파장은 이어지고 있다. 이미 경선주자들은 지도부의 행태를 두고 각종 발언을 이틀째 쏟아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당원 투표 결과에 대해 “사필귀정”이라며 “권영세, 권성동과 박수영, 성일종은 의원직 사퇴하고 정계 은퇴하고 한덕수 배후조종 세력들도 모두 같이 정계 은퇴하라”고 비판했다.
또 홍 전 시장은 “한덕수는 50년 관료생활 추(醜)함으로 마감 했다”면서 “정당정치의 기본도 모르는 인간 말종들은 모두 사라져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도 “쿠데타 세력이 계속 자리보전하면 그 쿠데타는 실패가 아니라 성공한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다시 일어서려면 친윤 쿠데타 세력에게 제대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더불어민주당도 공세수위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후보 강탈 쿠데타”로 규정하며 김 후보에게 공개질의를 던졌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김 후보를 향해 이날 “공당의 당헌당규, 국민의 참정권을 짓밟고 국민적 정치 불신을 초래한 권영세, 권성동, 박수영 등 패륜적 당권파 지도부 총사퇴가 국민들의 정치불신 해소에 도움이 되는데 후보 의사는 어떤가”라며 답할 것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