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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무관력을 깬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과 유럽 5대 리그 중 2개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대표팀 후배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기운이 토트넘 홋스퍼와 주장 손흥민에게 닿을 수 있을까.
바이에른 뮌헨은 11일 오전(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4-25 독일 분데스리가 33라운드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전에서 케인의 선제골과 마이클 올리세의 1골 1도움으로 2-0으로 승리했다.
승점 79점에 도달한 뮌헨은 2위 레버쿠젠(78점)의 잔여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통산 34번째 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지난 시즌 레버쿠젠의 무패 우승에 무관으로 크게 비교됐던 뮌헨은 일단 체면을 세웠다.
케인의 감정이 남달랐다. 2023년 여름 9,500만 파운드(약 1,768억 원)에 시끄럽게 토트넘을 떠나 뮌헨에 입성했지만, 지난 시즌 리그는 물론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그 어느 것도 얻지 못하면서 우승과는 거리가 더 멀어지는 것 같았다.
스스로도 우승이 없으면 최고 선수로 인정받는 프랑스 풋볼 선정 발롱도르 수상은 언감생심이라며 한탄했다. 토트넘에서 득점왕을 차지했어도 리그 우승은 고사하고 2028-19 시즌 UCL 결승에 올랐지만, 리버풀에 밀려 준우승에 그친 아픔을 쉽게 극복 못하며 은메달을 손에 들고 퇴장했던 케인이다.
이번 시즌도 위기의 연속이었다. 포칼은 16강에서 레버쿠젠의 나탄 텔라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패해 탈락했고 UCL은 8강에서 인테르 밀란(이탈리아)에 역시 패하며 무너졌다. 김민재가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님에도 출전했다가 대인 방어에서 밀리며 실점 통로로 활용되자,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하지만, 케인은 주저앉지 않았다. 무뎌진 공격진이라는 비판을 피하지 않기 위해 기회가 생기면 계속 골을 넣었다. 25골로 득점왕이 유력하다. 2위 세르후 기라시(보루시아 도르트문트, 19골)가 남은 세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두 번 이상 해내야 뒤집기가 가능하다.
묀헨글라트바흐전 종료 후 우승 행사가 열렸다. 우승컵을 처음 보는 아이처럼 천진난만하게 웃고 두 손을 들어 환호했다. 큰 컵에 담긴 후원사 맥주를 동료들에게 들이붓고 자신 역시 알콜에 젖었다.
케인은 스포츠 전문 매체 '이에스피엔(ESPN)'을 통해 "(우승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득점상보다도 더 큰 의미가 있다. 제 선수 경력에 빠진 우승이 드디어 채워졌다"라고 말했다. 득점왕을 의미하는 골든 부츠 3회 부상보다 훨씬 좋은 우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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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이라는 부담을 털어낸 케인이다. 그는 "이게 그 무게가 가벼워졌다. 개인적으로야 찬사받았었고 여러 차례 우승에도 근접했었지만, 그렇지 못했다"라며 조롱받았던 지난 시절의 기억을 지웠다고 전했다.
아내와 아이들도 매 시즌 마무리 후 가볍게 사진을 찍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맥주를 뒤집어쓴 케인과 우승이라는 기쁨을 얻으며 찍었다. 그는 "아내가 제게서 맥주 냄새가 나서 멀리한다고 했지만, 그래도 기다려왔던 순간이다. 이런 방식으로 축하 행사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영상과 사진, 추억하는 (우승) 메달을 갖게 됐다"라며 좋아했다.
2017년 7월 약혼해 2019년 연말 결혼했던 케인이다. 아내의 도움이 없었다면 케인은 우승할 수 없었다. 그는 "팬들과 함께 축하하기 위해 이런 순간을 보고 싶어서 많은 노력을 했고 희생도 있었다"라며 힘든 과정과 결과를 얻은 것을 좋아했다.
이번 우승은 토트넘에서 똑같이 무관을 경험했던 에릭 다이어에게도 기쁨이다. 절친 케인과 같이 웃었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다음 시즌은 AS모나코에서 뛸 것이 확정적이지만, 우승을 하고 떠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마이클 올리세, 하파엘 게헤이루,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 요나스 우르비히, 다니엘 페레츠 등도 첫 우승 경험이다. 대부분 눈물 젖은 준우승이나 우승권과는 거리가 멀었던 이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김민재도 숱한 비판과 우려를 딛고 우승을 해냈다. 2022-23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에 이어 유럽 무대 진출 후 두 번째 우승이다. 아킬레스건염에 감기 몸살과 인후통 등 최악의 몸 상태를 안고 싸워 얻은 결실이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
케인과 김민재의 우승은 유로파리그(UEL) 결승에 올라가 있는 토트넘에도 상당한 자극제다. 특히 손흥민에게는 리그의 부진을 털고 UEL 우승으로 다음 시즌 UCL 진출권이라는 선물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
손흥민은 11일 크리스탈 팰리스전와의 리그 36라운드를 통해 복귀를 예고했다. 부상으로 애를 먹고 있었어도 손흥민의 실력은 분명 결정적인 순간에는 결정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은 충만하다.
UEL 결승은 오는 22일 스페인 빌바오의 에스타디오 산 마메스에서 열린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거함과 만난다. 맨유도 리그 부진을 UEL 우승으로 털고 싶어 한다. 지난해 11월 후벵 아모림 감독이 부임해 경질될 일은 아직 없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UEL 우승을 가져와도 떠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숱하게 나오고 있다. 동시에 케인이 우승의 맛을 봤기에, 토트넘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는 재미난 소문도 나왔다.
어수선한 소문과 상관없이 일단 우승이라는 성과물을 만들어야 하는 손흥민과 토트넘이다. 이기는 자가 모든 것을 갖는 상황에서 케인이 예시를 제대로 보여줬다. 남은 것은 토트넘이 결정적인 순간에 주저앉아 '토트넘답다(=스퍼시하다)'는 조롱을 케인과 김민재의 우승 기운을 받아 깨는 것이다. 손흥민이 에이스 역할을 더 보여준다면 금상첨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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