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하고 극심한 피로감 ‘쇼그렌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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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희 강동경희대학교병원 관절류마티스내과 교수가 환자를 상담하고 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제공) |
기온이 오르고 대기가 건조해지는 봄철에는 많은 사람이 건조함을 호소한다. 매번 반복되다 보니 가볍게 여길 수도 있지만, 건조함이 3개월 이상 이어지고 극심한 피로감이 동반된다면 만성 자가면역질환 ‘쇼그렌증후군’ 가능성을 의심해볼 수 있다. 자가면역질환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으로부터 몸을 지켜줘야 할 면역세포가 자신의 몸을 공격하는 병이다.
쇼그렌증후군은 몸의 면역을 담당하는 항체가 침샘과 눈물샘 같은 외분비샘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 중 하나로, 최근 환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쇼그렌증후군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9년 2만1282명에서 2023년 5만51명으로 5년 새 40% 이상 증가했다. 주로 50~60대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했는데 2023년 자료를 보면 전체 환자 3만51명 중 절반 이상인 1만5818명이 50~60대 여성 환자였다.
쇼그렌증후군은 다른 자가면역질환과 마찬가지로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바이러스 감염, 유전적 요인, 호르몬 이상 등이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년 여성에서 유독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성호르몬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세희 강동경희대학교병원 관절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감소하는 폐경 전 시기에 쇼그렌증후군의 발생이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증상은 전신에 걸쳐 다양하게 나타난다. 대표적 증상으로는 구강·안구 건조가 있다. 특히 눈이 뻑뻑하고 이물감이 느껴질 수 있다. 피로감도 증상 중 하나다. 환자의 70~80%가 심각한 피로를 호소했다. 일상 속 증상으로는 타액 분비가 현저히 줄어들기 때문에 음식을 삼키기 어렵고 말을 하는 것도 불편하다.
다양한 합병증을 동반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관절염, 피부에 고리 모양 홍반, 혈관염, 간질성 폐렴, 신경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완치 없는 질환, 핵심은 꾸준한 약물 치료
명확한 발생 원인이 없는 만큼, 완치 치료법도 없는 상태다. 이에 증상 완화에 초점을 맞춰 치료가 진행된다.
김세희 교수는 “구강 건조 완화를 위해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와 흡연, 음주를 피하고 입으로 숨 쉬는 부비동염이 있으면 적극 치료해야 한다”면서 “또 자주 물을 마시고, 설탕이 들어간 음식은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양치질을 할 때는 불소가 함유된 치약을 사용하고, 평소 구강 스프레이 등을 사용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도 덧붙인다. 약물 치료의 경우 필로칼핀과 같은 콜린성 부교감신경절 촉진제가 쓰인다.
안구 건조 증상을 완화하려면 건조하고 바람이 많은 부는 환경에서 보호 안경이나 고글을 착용해야 한다. 김 교수는 “약물 치료로는 인공눈물과 윤활 연고가 고려된다”면서 “염증이 동반될 경우 국소 스테로이드, 국소 시클로스포린을 사용하기도 하고, 약물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 눈물점 폐쇄 시술이 도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창원 기자 choi.changw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08호 (2025.05.07~2025.05.1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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