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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 잘 다독여”…‘33년 만에 11연승’ 한화 미친 상승세에는 베테랑들 존재감 있었다 [MK초점]

매일경제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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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참들이 연습하는데 들뜨지 않고 선수들을 잘 다독이더라.”

‘독수리 군단’ 한화 이글스의 ‘폭주’에는 베테랑들의 존재감이 있었다.

최근 KBO리그의 가장 큰 화제는 단연 한화의 비상이다. 4월 26일 대전 KT위즈전부터 10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까지 모두 이기며 파죽의 11연승을 달렸다. 한화가 11연승을 달린 것은 빙그레 시절이던 1992년 5월 12일 삼성 라이온즈전~5월 23일 쌍방울 레이더스전 이후 약 33년 만이자 12040일(32년 11개월 17일) 만이다. 참고로 당시 빙그레는 14연승까지 내달렸다.

한화 선수들이 10일 고척 키움전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고척 서울)=김영구 기자

한화 선수들이 10일 고척 키움전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고척 서울)=김영구 기자


한화를 이끄는 김경문 감독. 사진(고척 서울)=김영구 기자

한화를 이끄는 김경문 감독. 사진(고척 서울)=김영구 기자


성적은 26승 13패로 단독 1위. 2위 LG 트윈스(25승 14패)와는 1경기 차다. 5일 대전 삼성전에서 공동 1위에 오른 뒤 좀처럼 내려오지 않고 있다. 최근 21경기에서 19승을 수확하고 있을 정도로 거센 상승세를 타고있다.

견고한 마운드가 한화 선전의 주된 배경이다. 먼저 코디 폰세(7승 평균자책점 1.68)와 라이언 와이스(5승 1패 평균자책점 3.91), 류현진(4승 1패 평균자책점 2.91), 문동주(4승 1패 평균자책점 3.03) 등 선발투수들이 돌아가면서 팀 승리에 발판을 놓고 있다. 엄상백(1승 3패 평균자책점 5.64)이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마무리 김서현(1패 1홀드 12세이브 평균자책점 0.87)을 필두로 한승혁(1승 2패 1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점 1.83), 박상원(2승 2패 6홀드 평균자책점 2.75), 정우주(1승 3홀드 평균자책점 4.11), 김종수(1승 2홀드 평균자책점 0.63) 등이 견고한 불펜진을 구성하며 상대 팀들을 압박하고 있다.

이 밖에 타선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어느 정도 기복이 있지만, 최근에는 다시 타격 사이클이 올라온 모양새다.


여기에 베테랑들의 존재감도 이들의 질주를 더 가속화시키고 있다. 최근 만났던 김경문 한화 감독은 “고참들이 연습할 때 들뜨지 않고 선수들을 잘 다독이더라. 주장 채은성도 그렇고 투수 쪽에서는 (류)현진이가 한다. 가끔 (최)재훈이도 잘 다독인다. 계속 이기고 있는데 선수들이 들뜨고 있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고 이야기했다.

류현진과 김경문 감독. 사진(고척 서울)=김영구 기자

류현진과 김경문 감독. 사진(고척 서울)=김영구 기자


한화의 주장을 맡고있는 채은성. 사진=천정환 기자

한화의 주장을 맡고있는 채은성. 사진=천정환 기자


최재훈과 김서현. 사진(고척 서울)=김재현 기자

최재훈과 김서현. 사진(고척 서울)=김재현 기자


이어 “저는 웬만하면 미팅을 잘 안 하는 편이다. 시작할 시기 처음 모였을 때, 아니면 정말 메시지가 필요한 타이밍에 이야기를 한다. 그런 쪽에서 잘 돌아가고 있다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베테랑 포수들인 최재훈과 이재원은 투수진을 잘 이끌고 있다. 올해 데뷔 시즌을 보내고 있는 신인 정우주는 “(포수 선배님들이) 패스트볼만 가운데 보고 던지라 하신다. 패스트볼 사인만 나면 저도 움츠러 들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올라와 주셔서 그럴 필요 없다고 다독여 주신다. 덕분에 좀 더 좋은 공을 던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수 폰세는 “(최재훈과 이재원은) 정말 고마운 존재다. 뒤에서 멋진 경기 리드를 해주지 않았다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정우주와 이재원. 사진(고척 서울)=김영구 기자

정우주와 이재원. 사진(고척 서울)=김영구 기자


최재훈에 대해 “성실한 선수다. 투수들이 다가설 수 있는 푸근하고 성실한 포수가 됐다”며 극찬한 김 감독은 “투수들에 따라 (최재훈과 이재원의) 체력을 안배시키고 있다. 감독으로서 두 포수에게 굉장히 고맙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렇듯 베테랑들의 존재감으로 더욱 단단해진 한화는 최근 KBO리그를 휩쓸고 있다. 개막 직후에는 다소 부진하기도 했지만, 4월 중순 8연승을 달렸다. 이후 2연패에 빠졌지만, 11연승의 휘파람을 불며 순위표 최상단에 위치하게 됐다.

김경문 감독은 “오히려 처음 시작이 어려웠던 것이 선수들이나 저, 팀에게 도움이 됐다 생각한다. 잘 나가는 것은 잘 나가는 대로 살리고, 일단 최대한 선수들 부상 없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야구는 아직도 길게 남아 있다. 어디 순위에 있다는 것에 신경 쓰지 않고 한 경기, 한 경기 풀어나가려 한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문동주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부터 쉬는 시간 없이 계속 열심히 했다. 사실 초반에 좋지 않았지만, 선수들 마음 모아 열심히 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나오고 있다.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두 눈을 반짝였다. 과연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한화가 올해 어떤 행보를 보일 지 많은 관심이 쏠린다.

한편 11일 고척 키움전을 통해 12연승에 도전하는 한화는 선발투수로 와이스를 출격시킨다. 이에 맞서 키움은 우완 김윤하(7패 평균자책점 7.12)를 예고했다.

김경문 감독의 한화는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사진=김영구 기자

김경문 감독의 한화는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사진=김영구 기자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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