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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질된 前 단장의 예상 못한 컴백… 계속 논란되는 SSG 공감 능력

스포티비뉴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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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SG는 최근 김성용 전 단장을 신임 스카우트 팀장으로 임명했다. 김 신임 스카우트 팀장은 지난 4월 말 구단으로 돌아와 해당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아마추어 선수 관찰 및 지명과 밀접하게 관련된 보직이다. 복귀 당시 인천SSG랜더스필드 복도에서 눈에 띄어 관계자들의 많은 궁금증을 불러일으켰고, 결국 SSG 복귀로 최종 결론이 났다.

김 팀장은 아마추어 야구에서 오랜 기간 머물며 지도자로 명성을 쌓은 인사다. 1997년부터 2021년까지 야탑고등학교 감독으로 재직했고, 2013년과 2018년에는 18세 이하 야구대표팀 감독을 역임하기도 했다. 2022년 시즌을 앞두고는 SSG의 R&D 센터장으로 부임해 프로 구단에 발을 내딛었고, 2023년 시즌을 앞두고는 단장으로 승진하는 등 성공 가도를 달렸다.

다만 단장 시절의 성과가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2023년 7월에는 강화 퓨처스팀 시설에서 가혹 행위가 있었던 것이 알려지면서 책임론이 대두됐다. 결정적으로 2024년 2차 드래프트를 앞두고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김강민을 보호선수에서 제외했고, 이것이 한화 이적으로 이어지면서 성난 팬심에 불을 질렀다. 2023년 시즌 종료 후부터 김강민의 거취 결정까지 1년의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일을 처리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시달렸다.

결국 2023년 11월 25일 일련의 사건의 책임을 물어 단장직에서 경질됐다. 원래 보직이었던 R&D 센터장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며칠 뒤 자진 사퇴하면서 SSG와 인연을 정리했다. 팬들에게는 그렇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지 않은 인사다. 그런데 그 인사가 다시 구단으로 돌아왔으니 팬들의 여론이 고울 리가 없다.

발단은 스카우트 팀 확대부터 시작됐다. 올해 추신수 구단주 특별보좌역 겸 육성총괄의 부임 이후 육성 체제를 개편하고 있는 SSG는 육성의 근간이 되는 퓨처스팀과 육성팀, 스카우트 팀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자체 판단을 내렸다. 개개인적인 능력은 차치하고, 기본적으로 숫자 자체가 부족하다는 결론이었다. 숫자가 모자라니 개인당 할당된 업무량이 많았고, 자연히 전문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퓨처스팀 선수, 코치, 육성팀 인력, 스카우트 인력 모두가 적정치 미달이었다. 이에 차근차근 해당 인력을 충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과정에서 스카우트팀 인력 충원이 급선무로 뽑혔다. 당장 2026년 KBO 신인드래프트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어를 뽑을 수 있는 1~3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지 않은 SSG는 이번 신인드래프트를 최대한 신중하게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측면에서 이 방면에 해박한 인사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그 과정에서 오랜 기간 아마추어 야구 감독을 하며 네트워크를 쌓은 김 팀장이 물망에 올랐고, 내부에서의 격론 끝에 신임 팀장으로 선임했다. 김 팀장은 기존에 다른 곳에서 제안 받은 자리를 뿌리치고 더 적은 연봉에 구단과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장과 팀장의 일은 다르고, 단장으로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 사람이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어쩌면 김 팀장은 프로에서 자신의 전문 분야를 맡아 먼저 능력을 인정받고, 그 다음 더 고위 보직을 맡았어야 했지만 그 검증의 기간이 지나치게 짧았고 결국 이것이 프로 구단의 생리를 이해하지 못한 미스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많았다.

그냥 단순히 스카우트팀 업무만 놓고 보면 중·고등학교 네트워크가 풍부한 것은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고, 적어도 스카우트 철학에 대해서는 단장 시절부터 구단의 인정을 받아왔다. 실제 김 팀장이 단장 시절 주도한 2024년 신인드래프트는 10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비교적 성공적이었던 평가가 나온다.


다만 상식적이지 않은 인사임이 너무나도 자명해 모든 명분이 묻히는 감도 있다. 그래서 심지어 다른 외부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오해도 불러일으켰다. 취재 결과 그룹이나 외부 인사의 ‘지시’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구단 고위층 모두가 자신 있게 부인하고 있다. 실제 역량 평가를 놓고 구단 내부에서 여러 가지 의견이 충돌했다는 점에서도 이런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일부에서는 단장으로서는 실패했지만 스카우트 팀장으로는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고, 반대에서는 이전 과정을 들어 팬들의 공감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한편으로는 구단이 준비한 풀이 부족하다는 반성도 있었다.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외부 입김이 전혀 없었다는 점에서 다른 팀 같았다면 후자의 목소리가 승리했겠지만, SSG는 선임 후 논란을 예상하고도 이번 인사를 밀어붙였다. 그런 논란을 감수할 만한 실익이 있다는 판단이었을 것이고, 실제 그렇게 될 수도 있다. 다만 잇따른 선임 논란으로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는 비판과 성난 ‘팬심’은 감수해야 한다. 프로라면 기계적인 손익 계산 외에도 구단의 스토리를 이해시킬 수 있는 섬세한 붓터치도 필요한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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