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상보)"단일화, 대선승리 마지막 희망"…새벽 후보 등록 논란엔 "金이 약속한 韓과의 단일화 위한 절차"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문수 대통령 후보 자격 취소·한덕수 전 총리 입당 및 대선후보 등록 과정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동욱 수석대변인, 권 비대위원장, 강명구 의원. 2025.5.10/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대선 후보 재선출과 관련해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뼈아픈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이대로 무너질 수 없단 절박한 심정으로 무거운 결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권 위원장은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러 차례 의총을 열었고 당원 여론조사로 의견을 모았다. 비대위는 이렇게 모아진 총의와 당헌당규에 따라 김문수 대선후보 자격을 취소하고 새롭게 후보를 세우기로 결정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 위원장은 "국민 여러분 당원동지 여러분 먼저 진심으로 죄송하단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머리를 숙였다. 이어 "저와 우리 당 지도부는 오늘 대통령 선거 후보 공식 등록을 앞두고 기호 2번으로 후보 단일화를 이루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 다했다"며 "공식 후보 등록 이후 단일화는 현실적 불가능하기 때문에 어제 자정까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권 위원장은 "공식, 비공식 채널을 가동해 수차례 조율에 나섰고 김문수 전 후보에게 단일화 약속을 지켜줄 것을 지속적으로 간곡하게 요청드렸다"며 "하지만 결국 합의에 의한 단일화는 실패하고 말았다. 너무나 안타깝고 가슴 아프다"고 했다.
그는 "단일화는 누구 한 사람이나 특정 정파를 위한 정치적 선택이 아니다. 누구를 위해 미리부터 정해두는 것도 아니다"라며 "이번 대선에서 이길 수 있는 마지막 실낱 같은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마치고 떠나는 권영세 비대위원장을 바라보고 있다. 2025.05.09. /사진=뉴시스 /사진=조성봉 |
이어 "80% 넘는 당원들이 후보등록일(5월11일) 이전에 단일화 할 것을 요구했다. 이재명 독재를 저지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후보로 단일화해서 기호2번 국민의힘 후보로 내세워야 한다는 것이 당원들 명령이었다"며 "하지만 김문수 전 후보는 당원들의 신의를 헌신짝 같이 내팽개쳤다"고 비판했다.
권 위원장은 "신속한 단일화 주장으로 국민과 당원의 지지를 얻어놓고 막상 후보가 되자 시간을 끌며 사실상 단일화를 무산시켰다"며 "김문수 전 후보에게 단일화는 후보가 되기 위한 술책일 뿐이었다"고 했다.
그는 "김문수 전 후보는 지도부에 대한 근거 없는 비판과 거짓말을 반복하며 갈등을 일으켰다.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근거 없는 음모론을 퍼뜨리면서 지지자들을 앞세워 당을 공격하는 자해행위를 서슴지 않았다"며 "급기야 가처분신청까지 내서 당에서 풀어야 할 문제를 법정으로 끌고 갔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법원은 이를 모두 기각하고 당의 자율성을 인정했다"며 "이에 국민의힘 비대위는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뼈아픈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제 정치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결단의 순간이었다"고 했다.
권 위원장은 "앉아서 지는 쉬운 패배의 길을 선택할 수도 있었다. 그렇게 한다면 책임질 일도 없고 저에게는 그냥 편한 길이 됐을 것"이라며 "하지만 전 우리 당에 주어진 역사적 책무, 끝까지 희망을 품고 계신 국민들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후보 재선출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5.05.10. /사진=뉴시스 /사진=조성봉 |
그는 "어떤 결과가 나오든 모든 책임은 제가 오롯이 지겠다"며 "말이 아닌 실천으로 기대가 아닌 결과로 더 단단하게 더 겸손하게 더 치열하게 끝까지 국민과 함께 싸워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이날 새벽 3~4시 1시간 동안 후보자 등록 신청을 설정한 데 대해 "관련 절차 당규와 좀 다른 부분 대해서는 조치가 다 준비돼 있다"고 했다.
이어 "5월7일 이전에 (단일화) 합의가 이뤄졌으면 시간도 여유 있게 가져갈 수 있었지만 어제야 모든 걸 결정하게 된 상황이 돼 등록 시간도 어쩔 수 없었다"며 "합의에 의한 단일화라도 등록 기간은 그렇게박에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단일화 협의가 후보등록 전날까지 밀린 상황에서 9일 김문수·한덕수 측의 극적 단일화 합의가 이뤄졌다 해도 새벽에 행정절차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단 설명이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대리인인 김재원 비서실장(왼쪽)과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 대리인인 손영택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단일화 협상 관련 회동을 마치고 각각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5.9/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권 위원장은 "이건 경선에서 1등한 후보(김문수)가 약속했던 한덕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해 만들어진 절차고, 그 절차가 합의됐든,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태에서 진행됐든 단일화 과정에서 당헌당규상 필요한 요식행위로서 등록기간을 정한 것이기 때문에 법적으론 아무 문제 없으리라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신 수석대변인은 "저희는 김 전 후보가 5월7일을 넘기면 정상적인 절차 진행되지 않을 것이란 걸 알고 지속적으로 시간 끌기를 해왔다고 생각한다"고도 밝혔다. 또 "당헌 74조2항에 대한 판단도 어제 비대위에서 했다"며 "경선 과정에서 한 반복적 단일화 약속을 지키려 하지 않는 부분이 당원들의 신뢰를 심각히 훼손한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밤 10시 비대위를 열고 '한 후보로의 후보 변경' 찬반을 묻는 전 당원 투표 결과를 추인한다. 이어 11일 오전 전국위원회를 열어 최종 후보를 지명한다. 과반의 동의를 얻으면 오후 4시 비대위, 5시 선대위회의를 차례로 개최해 최종 후보로 확정한다. 전 당원 투표에서 한 후보로의 변경 반대 의견이 과반을 넘으면 다시 전국위를 열어서 김 전 후보로 후보를 지명한다.
신 수석대변인은 "후보 자격 취소와 관련해 법적 절차를 마쳤고 문제가 없다고 본다. 정당의 후보를 내는 문제는 정당의 정치적 결단도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에 큰 문제 없다"고 밝혔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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