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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9일 현재, KIA 1군 엔트리에는 네 선수가 모두 없다. 지난해까지 KBO리그에서 3년을 뛴 소크라테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우타 거포 자원인 패트릭 위즈덤으로 바뀌었다. 이창진은 캠프 도중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한 이후 아직까지도 실전에서 뛰지 못하고 있고, 나성범도 4월 26일 광주 LG전 도중 종아리 부상을 당해 현재 재활 중이다.
네 명의 선수 중 마지막까지 남았던 최원준(28)도 5월 5일 1군 엔트리 명단에서 사라졌다. 다른 선수와 달리 사유가 성적 부진이다. 올해 KIA 외야의 중심을 지킬 선수로 큰 기대를 모았던 최원준은 시즌 첫 32경기에서 타율 0.210, 출루율 0.272, OPS(출루율+장타율) 0.558이라는 극심한 타격 부진을 겪었다. 올해 KIA 타선에서 안 풀려도 가장 안 풀린 선수였다.
최원준은 올 시즌을 정상적으로 마치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을 예정이다. 보통 FA 자격을 앞둔 주축 선수는 웬만하면 1군 엔트리에서 빼지 않는다. KIA뿐만 아니라 다른 팀들도 다 그렇다. 그런데 KIA는 끝내 최원준을 2군으로 보내 조정의 시간을 갖도록 했다. 그냥 놔뒀다가는 더 망가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때문이다. 차라리 지금 시점에서 조정을 하고, 타격감이 회복되면 그 감을 시즌 끝까지 활용하는 게 나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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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사이 대체 외야수들이 가능성을 내비치며 그나마 희망을 주고 있다. KIA는 지난해 1루를 봤다가 올해 다시 외야로 돌아간 이우성이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는 비교적 새로운 얼굴들로 외야 구성을 하고 있다. 박정우(27) 오선우(29) 정해원(21) 등이다. 이들의 최근 공격력이 나쁘지 않아 그나마 외야가 폭삭 무너지지 않는 힘을 제공하고 있다.
최원준의 공백은 비슷한 유형의 박정우가 메우고 있다. 박정우는 콘택트 능력이 있고, 주력이 준수한 편이며 중견수 수비까지 할 수 있는 좌타자라는 점에서 최원준과 스타일상 흡사한 구석이 있다. 퓨처스리그에서 좋은 타격 능력을 보여준 이후 지난해부터 서서히 백업 선수로 중용됐다. 지난해 1군에서 개인 최다인 66경기에 나갔다. 주로 대수비·대주자로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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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준이 한창 좋을 때라면 모를까, 2군으로 가기 직전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박정우의 활약이 오히려 플러스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최원준이 돌아와도 박정우의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성공 확률이 높은 상황에 따른 적절한 투입도 기대할 수 있다. 최원준이 주전으로 나간다 하더라도 한 선수에 의지하는 것보다는, 대안이 있는 것이 훨씬 낫다.
2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1군에 올라온 오선우는 시즌 18경기에서 타율 0.308, 2홈런, 9타점, OPS 0.830을 기록하며 2군에서의 기세를 1군으로 이어 가는 데 성공했다. 보통 2군에서 올라온 선수들은 초반에 좋은 활약을 하다 이후 성적이 한풀 꺾이는 경우가 많은데 오선우는 오히려 최근 10경기 타율(.321)이 더 좋다. 외야 수비력이 뛰어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기본적으로는 1루와 외야를 오갈 수 있는 활용성을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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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들의 활약이 위기에 빠진 팀을 한 번에 구해내는 수준의 임팩트는 아니다. 주전 선수들이 돌아오면 아무래도 무게 중심은 그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 번에 되는 세대교체는 없다. 외야수 상당수가 30대에다가 최원준도 FA 자격을 얻을 예정으로 내년 잔류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들이 지금 쌓는 경험은 1~2년 뒤 꽤 중요한 힘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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