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평가 시달리는 현대인
통제 불가능한 외부 환경 대신
나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지혜
◇바꿀 수 없는 것에 인생을 소모하지 마라/알베르트 키츨러 지음·최지수 옮김/376쪽·1만9000원·웅진지식하우스
통제 불가능한 외부 환경 대신
나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지혜
◇바꿀 수 없는 것에 인생을 소모하지 마라/알베르트 키츨러 지음·최지수 옮김/376쪽·1만9000원·웅진지식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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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은 작은 일에도 쉽게 마음이 무너진다. 타인의 삶과 비교하는 순간 내 삶은 무가치하게 느껴지고, 감정은 하루에도 수차례 요동친다. 이런 감정을 느낀다면 고대 로마 철학자 루키우스 안나에우스 세네카(기원전 4년∼65년)의 격언을 되새기면 어떨까. “바꿀 수 없는 것에 인생을 소모하지 마라.”
독일 철학자가 세네카의 사상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교양 철학서다. 변호사이자 영화 제작자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았던 저자는 어느 순간 삶의 방향을 잃고 공허함을 느끼다가 철학을 찾았다. 특히 세네카의 글은 깊은 울림으로 다가오면서 철학 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행복한 삶이란 걱정이 없고, 지속적인 마음의 평온이 있는 삶이다.” 세네카는 마음의 평정심을 삶의 가장 높은 목표로 삼았다. 평정심은 무감각이나 체념이 아니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단단한 태도다. 세네카는 “우리는 실제보다 상상에 더 많이 고통받는다”고 했다. 괴로움의 실체보다 그것을 둘러싼 해석과 두려움이 문제라는 진단이다.
현대인의 삶은 예측할 수 없는 미래, 끊임없는 비교와 평가, 높아만 가는 기대 속에서 쉽게 흔들린다. 세네카의 조언이 20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필요한 이유다. 세네카는 또 운명에 집착하기보다, 내 힘으로 바꿀 수 없는 일은 받아들이고 태도를 다듬으라고 조언한다. 통제할 수 없는 외부 대신, 통제 가능한 내면을 단련하라는 조언이다.
누군가는 이런 격언이 식상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매일같이 불안에 흔들리는 이들에게는 짧고 단순한 문장이 오히려 더 깊이 스며든다. 철학은 거창한 이론이 아니라 삶을 버텨내는 방식이 될 때 진정한 의미를 지니지 않을까. 지난해 베스트셀러였던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유노북스)처럼 일상 속에서 철학을 만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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