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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14세 신임 교황이 9일(현지시간)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서 추기경 선거인단과 함께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하고 새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가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를 시작하기 전 영화 <콘클라베>를 봤다는 일화가 전해졌다.
교황의 둘째 형인 존 프레보스트는 8일(현지시간) 미국 NBC시카고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가장 최근에 그의 동생과 통화한 내용을 공개했다.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태생인 교황은 삼형제 중 막내다.
프레보스트는 콘클라베가 시작되기 직전에 동생과 통화했다고 전했다. 프레보스트는 통화 당시 동생에게 영화 <콘클라베>를 봤냐고 물었고, 교황은 봤다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래서 동생은 (콘클라베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알고 있었다”고 했다.
추기경단의 교황 선출 과정을 상세하게 담은 영화 <콘클라베는> 미국에서 지난해 10월 개봉했다. 앞서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콘클라베 과정을 경험해보지 않은 추기경들이 이 영화를 참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레오 14세 역시 2023년 추기경 서임을 받아 콘클라베 경험이 없다.
프레보스트는 동생이 교황으로 뽑힌 데 대해 “약간의 예감이 있었다”면서도 “완전히 비현실적이고 초현실적이다. 받아들이기 정말 엄청난 일이지만, 정말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레오 14세는 자신이 교황이 될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프레보스트는 콘클라베 전 동생에게 “최초의 미국인 교황이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말했고, 교황은 “말도 안 된다”며 “미국인 교황은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ABC방송에 말했다.
프레보스트는 바티칸이 새 교황을 발표할 당시 생중계를 봤다고 한다. 그는 “(선거인단 수석 추기경이) 이름을 읽기 시작했는데, ‘어쩌고 저쩌고 로버트’라고 했을 때 나는 바로 (동생인 줄) 알았다”며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고 기분이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어린 시절 두 형이 ‘경찰과 도둑’ 놀이를 하는 동안 막냇동생은 혼자 성찬식을 따라하는 ‘사제 놀이’를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우린 항상 그에게 ‘언젠가는 교황이 될 거야’라며 놀리곤 했다”며 “이웃도 똑같은 말을 했다. 60여 년이 지난 지금, 정말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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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14세 신임 교황의 첫째 형인 존 프로베스트가 8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뉴레녹스에서 삼형제가 찍힌 사진을 가리키고 있다. AP연합뉴스 |
전날 133명의 추기경 선거인단은 교황 선출을 위한 비밀회의인 콘클라베에서 미국 출신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을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했다. 교황은 오는 18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즉위 미사를 거행한다. 교황의 첫 일반 알현은 21일 이뤄질 예정이다. 바티칸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없는 한 매주 수요일 오전 일반인들이 교황을 알현할 수 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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