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캠프 당시 외국인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던 미치 화이트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고, 시즌 개막을 코앞에 두고는 간판타자인 최정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개막전 출전이 좌절됐다. 투·타 에이스 없이 시즌을 개막했다. 외국인 타자이자 지난해 타격왕인 기예르모 에레디아는 4월 10일이 마지막 경기였다. 이후 허벅지 낭종 제거술을 받았다가 감염으로 불거지며 결국 대체 외국인 타자를 찾아야 했다. 드류 앤더슨도 출산 휴가 관계로 시즌을 100% 다 뛰었다고 볼 수는 없다.
화이트와 최정은 돌아왔지만, 에레디아는 규정상 6월 초에나 등록이 가능하다. 게다가 최정도 아직 100% 상태라고는 볼 수 없다. 최정은 5월 2일 잠실 LG전에서 올 시즌 첫 경기를 치렀다. 이후 6경기에서 타율 0.300, 3홈런, 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141로 활약하고는 했으나 지명타자로만 나서고 있다. 아직 수비에 나갈 상태는 아니다.
SSG가 베스트 라인업을 구성하려면 최정이 3루 수비에 나가야 한다. 그래야 나머지 포지션의 교통정리가 가능하다. 3루의 대안이 약한 가운데 최정이 지명타자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면 가장 컨디션이 좋은 타자 한 명이 뛰지 못할 가능성이 생긴다. 다만 최정의 3루 복귀는 ‘당장’은 아니다.
다행히 에레디아는 복귀 준비를 시작했다. 최근에는 티배팅을 하며 점차 강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던 주전 포수 이지영도 최근 가벼운 타격 훈련을 하는 등 복귀 시점을 최대한 당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만 에레디아는 이미 부상 대체 외국인 타자를 뽑은 상황이다. 5월 말에는 2군 경기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6월 2일부터 1군 등록이 가능하다. 결국 5월에는 에레디아를 볼 수 없다.
즉, SSG는 추가 부상자가 없다는 가정 하에 6월부터 완전체 전력을 구축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현재 상황으로 앞으로 10경기를 넘게 더 치러야 한다. 답답한 양상 속에 성적은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시즌 시작까지만 해도 출발이 좋았지만, 계속해서 승패 마진을 까먹은 끝에 9일 현재 16승19패1무(.457)에 머물고 있다. 아직 중위권과 경기 차가 크게 벌어진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인 기분이 말끔하다고는 볼 수 없다. 희망보다는 불안감이 더 크다.
그래서 인내할 뜻을 드러내고 있다. 선발 투수들의 투구 수를 적정 수준에서 잘 끊어주고, 필승조 투수들을 최대한 아끼며 중반 승부처를 기다리고 있다. 실제 SSG 선발 투수들은 110구 이상을 던지는 경우가 드물다. 90~100구 정도에 끊는다. 작년에는 해볼 만한 경기에 불펜 필승조를 계속 붙였다가 여름에 불펜이 고전하는 결과가 이어졌다면, 올해는 그래도 필승조들의 이닝 관리는 비교적 잘 되는 편이다. 오히려 너무 오래 쉬어서 컨디션 관리가 쉽지 않은 구간도 있었다.
물론 구상대로 진행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현재 SSG의 타격으로 쭉 연승의 흐름을 이어 갈 확률 자체는 떨어진다. 결국 세밀하게 구간의 승패 목표 관리를 하며 한 번의 기회 때 치고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야 한다. 어차피 시즌을 치르다보면 반드시 1~2번의 거대한 기회는 온다. 쉽지 않은 과제를 풀어야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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