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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내홍 속 경북 찾은 이재명…"일 잘할 사람 뽑아달라"

머니투데이 오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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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내홍 속 경북 찾은 이재명…"일 잘할 사람 뽑아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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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뉴시스] 민심을 청취하는 '경청 투어'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9일 경북 성주군 성주전통시장에서 즉흥 연설을 하고 있다. 2025.05.09.

[성주=뉴시스] 민심을 청취하는 '경청 투어'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9일 경북 성주군 성주전통시장에서 즉흥 연설을 하고 있다. 2025.05.09.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기 전 마지막 지역 행보로 당의 험지인 영남을 찾았다. 이 후보는 골목 상권을 돌며 바닥 민심을 다지는 한편, 군중을 상대로 한 연설에선 구여권 심판론과 인물론을 강조했다. 민주당에서는 국민의힘이 후보 단일화 협상을 두고 내홍에 휩싸인 가운데 TK(대구·경북)에서의 선전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 후보는 9일 경주를 시작으로 영천·칠곡·김천·성주·고령 등 경북의 6개 지역을 차례로 활보했다. 지난 4일 '단양팔경' 경청투어 일정으로 경북 영주와 예천을 찾았는데, 닷새 만에 경북으로 다시 달려간 것이다. 이 후보는 상권을 돌며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들었다. 주민들과는 사진을 찍거나 사인을 해주며 친근감을 조성하는 데 주력했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였지만 일정마다 이 후보를 보기 위해 적게는 수십명, 많게는 200~300명의 지지자가 모였다. 시·군민들도 이 후보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가던 대부분 발걸음을 멈춰 세웠다. "신기하다" "진짜냐" 등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 육성도 터져 나왔다. 이 후보를 보기 위해 잠옷 차림으로 슬리퍼를 신고 나온 이들도 보였다.

다만 경북이 보수 우세 지역인 탓에 이 후보를 반기지 않는 이들도 있었다. 칠곡 유세 중 한 중년 남성은 경호원들을 향해 "길 막고 뭐 하는 거냐"고 항의했고, 다른 한 시민은 "사기꾼 이재명"이라고 외쳤다. 이 후보는 지난 20대 대선 때 대구에서 21.60%, 경북에서 23.80%의 득표율을 얻었다. 전국 득표율(47.83%)과 비교하면 저조한 성적표다.

이 후보는 대중을 대상으로 한 즉흥 연설에서 구여권을 비판하고, 보수·진보를 벗어나 "일을 잘할 사람을 뽑아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경주시 용강산업단지 부근에서 "투표지는 총알보다 강하고, 투표는 총보다 강하다"며 "경주 시민들이 경주뿐 아니라 대한민국을 새로운 나라로, 희망 넘치는 나라로 만들어 달라"고 했다.

이후 이 후보는 영천 영천오일장에선 "우리 국민들은 지난해 12월 3일 내란의 밤도 이겨냈고, 박근혜 전 대통령도 잘못했으니까 책임을 물었다"며 "내 운명을 결정할 도구도 똥 막대기인지, 호미인지 잘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칠곡의 한 시내에서는 "이번엔 색깔 같은 것 (보지 말고) 사람을 제대로 뽑아서 우리 국민을 위해 일하게 만들어야 우리 미래도 편안해지지 않겠나"라고 했다.


민주당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와 파면에 이어 최근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통령 예비후보 간 단일화 갈등에 동요하는 TK 민심을 파고들면 선전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기류가 흐른다. 민주당 관계자는 "TK에서 30%대의 득표율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김천 일정 중 기자들과 만나 TK 표심에 대해 "만나면 다들 좋아하고 박수도 쳐주고 응원해주는데 막상 뚜껑을 열면 좀 다른 경우들이 있다"며 "경북이 우리 민주당 입장에서는 대구만큼 어려운 지역"이라고 했다. 이어 "결과는 하늘에 맡기겠지만 대구·경북, 대한민국 국민들께서 이번 대선만큼은 사람을 잘못 뽑으면 뽑은 사람의 운명조차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지난 선거의 결과로 느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오는 10일엔 창녕·함안·의령·진주·사천·하동 등 경남 6개 시·군을 방문한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12일에는 서울 광화문 광장을 찾는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은 12일 0시부터 시작되지만, 이 후보는 새벽이 아닌 오전 출근 시간을 전후해 선거운동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고령(경북)=이승주 기자 gre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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