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S-400 미사일 발사대와 장갑차가 이동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
러시아 2차대전 80주년 전승절인 9일 모스크바에서 1만명이 넘는 이들이 참가하는 대규모 열병식이 열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북한군 대표단을 만났다.
러시아가 “대조국 전쟁”이라고 부르는 독-소 전쟁 승전을 기념하는 전승절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열병식이 이날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삼엄한 경계 속에서 열렸다. 러시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러시아 군인 1500여명을 포함해 1만1000여명이 열병식에 참가했다. 열병식에는 러시아 군인뿐 아니라 아제르바이잔, 베트남, 미얀마 군인 등도 참가했다. 최근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있는 중국에서는 외국 군인 중 가장 많은 숫자인 100여명이 이번 열병식에 참가했다.
9일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열린 80주년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던 2022년 열렸던 전승절에는 외국 정상이 열병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후 참석한 정상들이 늘어나서 올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포함해 27개국 정상이 참석했다고 러시아는 밝혔다. 이는 70주년 전승절 행사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등 러시아와 가까운 나라 정상들이 주로 참석했다. 유럽연합(EU) 회원국 중에는 슬로바키아의 총리가 유일하게 참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전승절 연설에서 러시아가 나치즘에 맞선 장벽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정부는 지난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정부를 신나치라고 비난해왔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나치즘과 루소포비아(러시아 혐오), 반유대주의에 대한 부서지지 않는 장벽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진실과 정의는 우리 쪽에 있다”며, 러시아가 “특별 군사작전”이라고 부르는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의 정당성을 거듭 주장했다. “나라 전체와 사회 그리고 국민들이 특별 군사작전에 참여한 이들을 지지를 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 전투에 군을 파병한 북한은 이번 열병식에는 참가하지 않았다. 다만, 소수 북한군 대표단이 열병식을 참관했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군 대표단을 만나 “여러분과 여러분의 군대에 행운을 빈다”고 인사했다고 타스 통신이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러시아를 방문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김 위원장도 이날 주북러시아 대사관을 방문해 북-러 양국이 “불패의 동맹관계를 끊임없이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전승절에 러시아를 찾지 않았지만 올해 안에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정상 회담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교차관은 김 위원장이 “올해 러시아를 방문한다”며 “현재 방문 내용, 시기, 프로그램에 관해 협상 중이며 합의가 되면 알리겠다”고 말한 바 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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