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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국대서 골프 매니저로…심서연 "골프의 치열함 알아가고 있어요"

뉴스1 김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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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현역 은퇴 후 LPGA 김효주 매니저 변신

"식사부터 빨래·운전까지…재밌게 즐기고 있다"



심서연(오른쪽)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김효주. (심서연 제공)

심서연(오른쪽)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김효주. (심서연 제공)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한국 여자축구를 대표했던 심서연(36)은 지난해 17년의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은퇴 후 제2의 삶을 준비하던 심서연이 향한 곳은 의외로 골프장이다. 심지어 오랜 시간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선수'가 누군가를 서포트하는 '매니저'라는 역할을 맡아 심서연의 변화에 더 많은 궁금증이 생겼다.

지난 3월부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김효주(30)의 매니저 역할을 하고 있는 심서연은 김효주가 국내에서 펼쳐지는 레이디스 유러피언 투어(LET) 아람코 코리아 챔피언십에 출전하면서 함께 귀국했다.

8일 오후 뉴스1과 통화에서 심서연은 "지난 6일 귀국했는데, 마침 어머니 기일이어서 가족들과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이후 그동안 못봤던 지인들을 만나면서 바쁘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내일부터는 다시 (김)효주 곁에서 내 역할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 역시 생각하지 못했던 미래"라는 그의 말처럼 심서연의 골프 종목 전환은 모두가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심서연은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여자 축구대표로 활약하며 A매치 92경기에 출전했다. 특히 십자인대 부상 등 큰 부상이 있었지만 이를 이겨내고 국내에서 정상급 활약을 펼쳤다.


그는 "지난해 은퇴를 결심하고 축구와 관련된 일을 고민하던 중 효주로부터 '매니저가 없다'는 말을 들었다.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의지가 생겼다. 지금이 아니면 축구 외적인 경험을 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면서 "효주와 진지하게 이야기 나눈 뒤 '서로 도움을 주자'는 마음으로 매니저 역할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심서연과 김효주의 만남은 성공적이었다. 김효주는 지난 3월 LPGA투어 포드 챔피언십에서 1년 6개월 만에 투어 통산 7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김효주는 지난 8일 아람코 코리아 챔피언십 사전 기자회견에서 "(심서연) 언니가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경기 중 많은 조언을 해준다"면서 '매니저' 심서연에 만족감을 피력하기도 했다.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 출신 심서연. (대한축구협회 제공)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 출신 심서연. (대한축구협회 제공)


심서연은 현역 시절 국가대표는 물론 소속팀에서도 주장을 맡을 정도로 리더십이 출중한 선수였다. 오랜 시간 많은 선수들의 고충을 들어주고, 조언을 했던 심서연의 경험은 매니저 역할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심서연은 "골프는 개인 종목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홀로 싸워야 한다. 하지만 선수 혼자만의 힘으로 되지 않을 때, 주변에서 더 넓게 다양하게 보는 사람이 필요하다. 다행히 효주도 내 조언을 잘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효주를 옆에서 보면, 가끔 스스로에게 화를 내고 짜증을 부릴 때가 있다. 처음에는 '계속 화내고 하고 싶은대로 해봐'라고 말한다. 이후 감정이 좀 식으면 그때 진정시키면서 경기에 집중하도록 도와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골프장 밖에서 심서연은 김효주의 스케줄 관리는 물론 식사와 운전, 빨래 등의 업무도 맡고 있다.

심서연은 "김효주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여한다"고 웃은 뒤 "평소 요리에 관심이 많았는데, 함께 생활하면서 김치찜, 닭볶음탕, 김치찌개, 미역국 등 한식을 요리해주고 있다"다양한 역할로 선수가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골프라는 새 종목에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는 심서연은 "재미있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선수 생활 때도 해외에서 뛴 경험이 없는데, 은퇴 후 해외에서 생활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선수 시절 90분 동안 뛰었던 10㎞를 이제는 5시간 동안 걷고 있다. 이 5시간 동안 선수들이 유지해야 하는 집중력과 자신과의 싸움을 옆에서 지켜보며 치열함을 체험하고 있다"며 새로운 경험에 행복해했다.

현재는 골프계에 있지만 언젠가는 축구계 복귀도 염두에 두고 있다.

심서연은 "우선 계약 기간이 1년이기 때문에 매니저 역할을 내년에도 계속할지는 모르겠다. 효주와 마음만 맞다면 인연이 될 때까지 함께 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이어가고 싶다"면서도 "언젠가는 축구계에 돌아갈 것 같다. 해설이나 지도자 등 축구계에 다양한 일이 있기에 문을 닫지 않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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