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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캡처=토트넘 S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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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손세이셔널' 손흥민(토트넘)이 첫 우승의 기회를 잡았다.
토트넘이 유로파리그 결승에 올랐다. 토트넘은 9일(이하 한국시각) 노르웨이 노를란 보되의 아스프미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보되/글림트와의 2024~2025시즌 유로파리그 4강 2차전에서 2대0 승리를 거뒀다. 앞서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 3대1 승리를 거둔 토트넘은 1, 2차전 합계 5대1로 승리하며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손흥민이 마침내 커리어에서 우승 트로피를 더할 기회를 잡았다. 손흥민은 '무관의 제왕'으로 불렸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게 유일한 우승 기록이었다. 손흥민은 독일과 잉글랜드에서 도합 15시즌을 뛰었지만, 단 한차례도 우승하지 못했다.
많은 기대 속에 출발한 올 시즌도 리그컵과 FA컵에서 탈락하고, 리그에서 16위까지 추락하며 고개를 숙였지만, 유로파리그 결승행으로 마지막 희망을 품게 됐다. 손흥민은 시즌 도중 토트넘과 계약을 연장하는 옵션을 발동했지만, 올 시즌을 끝으로 토트넘을 떠날 수 있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 손흥민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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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역시 2007~2008시즌 리그컵을 들어올린 이후 무려 17년만에 우승 기회를 잡았다. 유럽대항전 우승은 그보다 더 거슬러 올라가는데, 1983~1984시즌 당시 UEFA컵 우승 이후 41년만이다. 토트넘은 이번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할 경우, 다음 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까지 거머쥘 수 있다.
토트넘은 이날도 손흥민 없이 경기에 나섰다. 경기 전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아쉽게 손흥민은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고 했다. 앞서 구단 공식 SNS에 올린 노르웨이행 출국 장면에서도 손흥민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손흥민은 훈련장으로 돌아오며 4강 2차전에 복귀할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끝내 회복에 실패했다.
손흥민은 지난달 11일 홈에서 열린 프랑크푸르트와의 유로파리그 8강 1차전(1대1 무)에서 상대 공격수 장 마테오 바호야의 뒤늦은 태클에 쓰러졌다. 손흥민은 후반 35분 교체아웃됐다. 여파는 생각보다 컸다. 13일 열린 울버햄턴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2라운드 원정 경기(2대4 패)에 출전하지 못했다. 아예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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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유로파리그 8강 2차전을 위한 선택으로 보였다. 이미 FA컵과 카라바오컵(리그컵)에서 탈락한 토트넘이 다음 시즌 유럽 클럽대항전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해야 한다. 유로파리그 우승팀에는 유럽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주어진다. 손흥민은 4월16일 토트넘 구단이 공개한 팀 훈련 영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토트넘이 공식 채널에 업로드한 8강 2차전 공식 포스터에도 손흥민이 메인이었다. 손흥민이 선봉에 설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결전을 하루 앞두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손흥민의 결장을 발표했다. 그는 "손흥민은 결국 독일 원정에 동행하지 않았다. 이번에 빠진 선수는 그가 유일하다. 몇 주째 발에 약간의 문제가 있었고, 그동안은 잘 버텨왔지만 지난 며칠 동안 통증이 심해졌다"며 "어제 훈련을 시도했지만,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그를 집에 남겨두고 회복에 집중하도록 하는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다행히 토트넘은 손흥민의 부재에도 1대0으로 승리하며 유로파리그 4강에 올랐다. 밖에서 경기를 지켜본 '캡틴' 손흥민은 자신의 SNS를 통해 'So so proud all of you!! Well done!! Let´s keep going(너희 모두가 정말 정말 자랑스럽다. 잘했다. 계속 전진하자)'라는 글과 함께 '하트' 이모티콘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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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휴식에도 손흥민의 부상은 회복되지 않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노팅엄전 기자회견에서 "확실하진 않지만, 꽤 오랫동안 겪어온 문제였다"며 "더 이상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악화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지금이 그에게 약간의 휴식을 주기에 좋은 시기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얼마나 결장할지 알 수 없다.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악화되어서 휴식이 무조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손흥민은 항상 뛰고 싶은 사람이라 일단 휴식을 주려고 한다. 앞으로 며칠 동안 지켜보면서 어떻게 진행되는지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여러 이야기가 나왔다. 최근 부진으로 팀내 입지가 흔들리는 것과 연결해 '토트넘이 손흥민 없이 팀을 운영할 준비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부터, '시즌 아웃' 예상까지 나왔다. 특히 근육 부상이 대부분이었던 이전과 달리, 발을 다쳤다는 점에서 걱정이 이어졌다. 스포츠 물리치료사이자 재활 전문가인 라즈팔 브라르 박사는 "발은 매우 복잡한 부위이고, 특히 프로축구처럼 격한 움직임이 반복되는 경기에서는 더 까다로운 부위"라며 "이 부상은 하루하루 상태에 따라 달라지고, 훈련과 치료에 대한 반응이 중요하다"고 했다.
결장은 길어졌다. 6경기 연속으로 명단에서 제외됐다. 중요했던 유로파리그 4강 1차전도 빠졌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은 경기에 나서지 않을 거다. 훈련 중이지만 아직 팀에서 떨어져 있다"라며 "컨디션이 좋아지고 있으니 곧 복귀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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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햄전까지 건너뛴 손흥민은 4강 2차전을 정조준하며 훈련에 복귀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일 기자회견에서 "쏘니는 여전히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라며 "그는 그러운드에 있고, 유로파리그에 출전할 수 있을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하지만 끝내 출전은 물거품됐다. 특히 아스프미라 스타디온이 인조잔리다를 점도 영향을 미쳤다.
제임스 매디슨과 루카스 베리발까지 시즌아웃되며, 중원에 공백이 생긴 토트넘은 이날 데얀 쿨루셉스키, 로드리고 벤탕쿠르, 이브 비수마로 미드필드진을 꾸렸다. 최전방은 브레넌 존슨-도미닉 솔랑케-히샬리송을 내세웠고, 포백은 데스티니 우도기-미키 판 더 펜-크리스티안 로메로-페드로 포로가 구성했다. 골문은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지켰다.
토트넘은 초반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하며 기회를 모색했다. 전반 22분 포로의 날카로운 프리킥을 시작으로 토트넘이 공세에 나섰다. 득점이 필요한 보되도 반격했다. 33분 베르그의 프리킥을 비카리오가 가까스로 막아냈다.
전반 막판 토트넘은 코너킥 상황에서 비수마에게 기회가 왔지만, 공은 골대 위로 넘어가며 아쉬움을 삼켰다. 결국 전반은 0-0으로 마무리됐다.
후반에도 양상은 비슷했다. 토트넘은 단단한 수비력을 과시했다. 후반 18분 토트넘이 0의 균형을 깼다. 코너킥 상황에서 로메로가 헤더로 연결했고, 솔랑케가 몸을 날리며 슈팅으로 연결했다. 이는 선제골로 이어졌다. 사실상 승부를 결정짓는 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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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세를 탄 토트넘은 곧바로 추가골을 넣었다. 후반 24분 포로가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가 골대 안으로 향했다. 이 볼은 그대로 골대를 맞고 보되 골망을 흔들었다. 행운까지 따른 토트넘은 그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종료 직전 페널티킥을 허용했지만, 온필드 리뷰 끝에 취소됐다. 결국 토트넘이 2대0 승리로 기분 좋게 결승행을 확정했다.
토트넘의 결승 상대는 맨유다. 맨유는 같은 날 열린 2차전에서도 아틀레틱 빌바오에 4대1 대승을 거뒀다. 1, 2차전 합계 7대1로 승리한 맨유는 토트넘과 우승을 두고 다툰다. 맨유 역시 올 시즌 최악의 모습을 보이며 유로파리그 우승이 절실하다.
토트넘 입장에서 호재가 많다. 토트넘은 올 시즌 맨유에 강했다. 올 시즌 토트넘은 3차례 맨유와 격돌해 모두 승리를 거뒀다.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리그 첫 맞대결에서 3대0 승리를 거둔 것을 시작으로, 토트넘 홈에서 열린 카라바오컵 8강전에서도 4대3 승리를 챙겼다. 지난 2월 토트넘 홈에서 열린 리그 2차전에서도 1대0으로 웃었다.
여기에 일정까지 토트넘의 흐름이다. 리그 일정 변경됐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유로파리그 결승전 참가 가능성을 염두에 둔 토트넘의 요청으로 토트넘과 애스턴 빌라의 37라운드 경기를 17일 오전 3시 30분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애스턴빌라의 홈구장인 영국 버밍엄 빌라 파크에서 열릴 이 경기는 당초 18일 오후 10시 15분 킥오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유로파리그 우승에 도전하는 토트넘이 일정 변경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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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스턴빌라는 변경에 반대했지만, 사무국은 토트넘의 힘을 실어줬다. 토트넘은 이날 일정 변경으로 결승전을 준비할 시간을 벌게됐다.
유로파리그 결승전은 22일 스페인 빌바오의 에스타디오 산 마메스에서 개최된다. 과연 손흥민과 토트넘은 무관의 한을 풀 수 있을까.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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