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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권' 겨냥한 홍준표 "尹 데려올 때부터 당에 망조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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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문수·당 지도부 간 초유의 갈등
홍준표 "엉뚱한 짓으로 당 수렁에 빠져들어"
이준석 "洪, 윤석열 개입 구체적 정황 알아"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단일화 협상을 두고 당내에서 극한 갈등을 보이는 가운데,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권영세 비대위원장·권성동 원내대표를 겨냥해 "천벌 받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홍 전 시장은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3년 전 두 놈이 윤석열을 데리고 올 때부터 당에 망조가 들더니 또다시 엉뚱한 짓으로 당이 수렁으로 빠진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 발표 행사에서 홍준표 후보가 이동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 발표 행사에서 홍준표 후보가 이동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홍 전 시장은 정계 은퇴와 미국행을 선언한 바 있다. 그러다 김 후보와 당 지도부 간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오자 경선 과정에 겪은 일을 폭로했다. 홍 전 시장은 전날 SNS를 통해 "처음 경선에 돌입해서 국회의원 48명, 원외당협위원장 70여 명 지지를 확보 했을 때, 국민 여론에도 앞섰기 때문에 2차에서 무난히 과반수를 할 줄 알았다"라며 "그러나 용산과 당 지도부가 합작하여 느닷없이 한덕수를 띄우며 탄핵 대선을 '윤석열 재신임 투표'로 몰고 가려고 했을 때, 나는 '설마 대선 패배가 불 보듯 뻔한 그런 짓을 자행하겠느냐'는 의구심이 들었다"고 주장했다.

홍 전 시장은 "그러나 그게 현실화하면서 김문수는 '김덕수(김문수+한덕수)'라고 자칭하고 다녔고, 용산과 당 지도부도 '김문수는 만만하니 김문수를 밀어 한덕수의 장애가 되는 홍준표는 떨어트리자'는 공작을 꾸미고 있었다"라며 "나를 지지하던 사람들은 순식간에 김문수 지지로 돌아섰고, 한순간 김문수가 당원 지지 1위로 올라섰다. 그건 2차 경선 나흘 전에 알았다"고 말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그는 "김문수로서는 이들의 음험한 공작을 역이용했고, 그때부터 나는 이 더러운 판에 더 이상 있기 싫어졌다"라며 "그런데 왜 김문수를 비난하는가? 무상 열차 노리고 윤석열 아바타를 자처한 한덕수는 왜 비난하지 않는가? 김문수는 너희의 음험한 공작을 역이용하면 안 되느냐? 너희가 한 짓은 정당하냐?"라고 따져 물었다. 당의 갈등 과정에서 김 후보의 입장을 옹호한 것이다.

또 "나라를 망쳐놓고 이제 당도 망치고 한국 보수 진영도 망치려 하느냐?"라며 "지더라도 명분 있게 져야 한다. 그래야 다시 일어설 명분이 생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너희는 이념 집단이 아닌 이익집단에 불과하고, 영국 토리당이 그래서 소멸한 것"이라며 "윤석열은 나라 망치고 이제 당도 망치고 있다. 용병 하나 잘못 들여 나라가 멍들고 당도 멍들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YTN 라디오 '뉴스 파이팅' 인터뷰에서 "홍 전 시장이 10일쯤 미국으로 출국한다는 말이 있어 오랜만에 안부 인사 겸 전화를 드렸다"며 "말을 옮길 순 없지만 홍 시장이 (윤 전 대통령의 대선 개입에 대한) 구체적인 정황을 알고 계시더라, 홍 시장이 왜 화가 나셨는지, 바로 탈당할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가 가더라"고 주장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8일 국회 사랑재에서 만나 후보 단일화를 위한 2차 회동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8일 국회 사랑재에서 만나 후보 단일화를 위한 2차 회동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한편 김 후보와 한 전 총리는 이날 오후 4시 30분 국회 사랑재에서 후보 단일화를 위한 2차 담판에 나섰으나, 단일화 시기를 두고 입장차만 되풀이됐다. 김 후보는 "왜 뒤늦게 나타나 국민의힘 경선을 다 거치고 돈을 내고 모든 절차를 다 한 사람에게 '왜 약속을 안 지키냐'며 청구서를 내미는 것인가"라고 했다. 이에 한 후보는 "청구서 아니다. 제가 어떻게 청구서를 내밀겠나"라며 "국가의 전체적 상황이나 명령에 가까운 국민·당원들의 희망을 볼 때 일주일 미루고 이런 것은 정말 예의가 아니라 믿는다"고 말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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