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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사진=로이터(뉴스1) |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69)가 2045년까지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게이츠재단 운영도 종료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9일(현지시간) 미국 CNBC에 따르면 게이츠는 개인 재산 대부분을 2045년까지 사회에 환원하고, 같은 해 12월 31일 게이츠재단 운영도 종료하겠다는 계획을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공개했다. 게이츠는 '내 새로운 마감일(My new deadline: 20 years to give away virtually all my wealth)' 이란 제목의 게시글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게이츠는 "내가 죽은 뒤 '부자로 죽었다'는 말은 듣고 싶지 않다"며 "세상엔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너무 많다. 내가 가진 자원을 쥐고 있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현재 게이츠의 자산은 약 1680억 달러(한화 약 230조원)로 추산되며, 그는 상당 부분을 자선 활동에 써왔다. 2000년 설립된 게이츠재단은 그동안 질병 퇴치와 보건·교육·빈곤·기후 분야 등에 약 1000억 달러(약 140조원)를 집행했다.
게이츠는 앞으로 20년간 재단 집행 예산을 연 60억 달러(약 8조4000억원)에서 90억 달러(약 12조6000억원)로 확대하고, 최대 2000억달러(약 281조원)를 추가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목표는 산모·영유아 사망률 감소, 말라리아·소아마비 등 질병 근절, 아프리카 농업 및 교육 지원을 통한 빈곤 탈출 등이다.
다만 그는 "(여러 국가들이)수십억달러 규모의 국제 원조를 삭감하는 지금, 민간 자선기관만으로는 이 공백을 메울 수 없다"며 한계를 인정했다. "세계 최빈국을 돕겠다는 선진국의 의지가 시험대에 올랐다"고도 지적했다.
게이츠는 기부 철학의 배경으로 어머니와 부친, 최근 은퇴한 유명 투자자 워런 버핏 등 지인들의 영향을 들었다. 특히 철강 재벌 앤드루 카네기의 수필 부의 복음에 실린 문장인 "부자로 죽는 자는 불명예스럽다"는 구절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게이츠가 2010년 부인 멜린다 프렌치 게이츠, 워런 버핏과 함께 시작한 '기빙 플레지(Giving Pledge)'에는 현재까지 240명 이상의 억만장자가 서명해 생전 재산 기부를 약속했다.
게이츠는 "나는 본래 낙관적인 사람"이라며 "기술과 보건의 진보로 앞으로 20년은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도 "혹시 그렇지 않다 해도, 이 돈을 들고 요트나 카지노에 갈 순 없지 않나. 사회에 환원하는 게 가장 건설적인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이재윤 기자 mt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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