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공동취재단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관세발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에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이달 한국은행의 시곗바늘은 기준금리 인하를 가리키고 있다. 한국 경제가 관세 영향이 본격화되지도 않은 올해 1분기 역성장을 한 데다 연간 성장률이 1%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세 차례 이상 인하해 연 2%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미 연준은 7일(현지시간) 만장일치로 정책금리를 현 수준인 4.25~4.50%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 1월과 3월에 이어 3회 연속 동결이다.
연준은 경제 전망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실업률 및 물가 상승 위험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현재는 불확실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향후 경제가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본 뒤 통화정책의 적절한 경로를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연준이 다음달에도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연준의 이번 결정으로 한국(2.75%)과 미국(4.25∼4.50%) 간 기준금리 차이는 1.75%포인트로 유지됐다.
시장의 관심은 오는 29일 열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로 쏠린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느려지는 것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를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나 국내 경기 침체 대응을 위한 통화정책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달 17일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가 미국과 기계적으로 금리 차를 어느 정도 유지해야 된다는 것은 없고, 2023년 넘어서는 미국 금리정책과 상당 폭 디커플링(탈동조화)을 해왔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외 기관들이 잇달아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는 점에서도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다. 금융연구원은 지난 6일 발표한 ‘2025년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8%로 제시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0.7%까지 낮췄다.
특히 1400원을 훌쩍 넘겨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들어 1370~1390원대로 내려온 점은 한은의 부담을 덜어준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 총회 참석차 이탈리아 밀라노에 머물고 있는 이 총재는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내린다는 것을 의심하지 말라”며 “경기 상황에 따라 금리를 충분히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1분기 역성장 충격 이후 올해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횟수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연내 2회 추가 인하 전망이 ‘연내 3회 이상’을 내다보고 있다. 다만 환율 변동성, 미·중 관세협상, 한·미 관세협상 등에 따라 추가 인하 폭과 횟수는 유동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8일 “한은이 이달 말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5%에서 큰 폭으로 내리며 0.25%포인트 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말) 최종 기준금리 수준에 대한 기대도 2.25%에서 2.0%(3회 인하)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주 3일 10분 뉴스 완전 정복! 내 메일함에 점선면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