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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와 손흥민이 기나긴 무관의 터널에서 탈출할 기회가 찾아왔다.
손흥민이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챔피언스리그에 이어 유로파리그 결승전에 진출했다. 토트넘 홋스퍼에서 우승을 다짐했던 손흥민은 2018-19시즌 챔피언스리그와 2020-21시즌 잉글랜드 리그컵 이후 다시 한번 우승에 컵 대회 도전한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 홋스퍼는 9일(한국시간) 노르웨이 보되에 위치한 아스미라 스타디온에서 열린 보되/글림트(노르웨이)와의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
이로써 토트넘은 준결승 1, 2차전 합산 스코어 5-1로 대회 결승전에 올랐다.
같은 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홈구장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맨유와 아틀레틱 빌바오(스페인)의 준결승 2차전에서 맨유의 결승행이 확정되면서 토트넘과 맨유, 두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의 결승전 대진이 성사됐다.
유로파리그의 전신인 UEFA컵에서 두 차례(1971-72시즌, 1983-84시즌) 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있는 토트넘은 두 번째 우승 이후 41년 만에 세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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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팀 보되는 4-3-3 전형을 사용했다. 니키타 하이킨이 골키퍼 장갑을 꼈고, 프레드릭 비예르칸, 요스타인 군데르센, 브레데 모에, 프레드릭 시외폴트가 수비라인을 형성했다. 울릭 살트네스, 파트리크 베르그, 하콘 에브옌으로 중원을 꾸렸다. 옌스 페테르 하우게와 디드릭 블룸베르그가 측면에서 최전방의 카스퍼 회흐를 지원했다.
노르웨이 원정을 떠난 토트넘도 4-3-3 전형을 꺼냈다.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골문을 지켰고, 데스티니 우도기, 미키 판더펜, 크리스티안 로메로, 페드로 포로가 수비라인에서 호흡을 맞췄다. 로드리고 벤탄쿠르와 이브 비수마, 그리고 데얀 쿨루세브스키가 중원을 맡았다. 히샬리송과 도미닉 솔란케, 브레넌 존슨이 스리톱을 구축해 토트넘의 공격을 이끌었다.
전반 2분 만에 토트넘이 포문을 열었다. 보되 지역 오른편에서 상대 압박을 풀어낸 토트넘이 반대편으로 공을 보낸 걸 페널티지역 안에 있던 히샬리송이 잡았다. 그러나 히샬리송의 슈팅은 수비에 막혔다.
보되도 늦지 않게 반격했다. 전반 8분 코너킥 상황에서 블룸베르그의 슈팅이 나왔지만 옆그물을 때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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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는 전반적으로 토트넘이 주도하는 흐름으로 진행됐지만, 보되 역시 끈끈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기회가 될 때마다 매섭게 토트넘 수비를 흔들었다. 다수의 보되 선수들이 순식간에 토트넘 진영으로 침투하는 탓에 토트넘도 보되의 공격을 막기 위해 공격수들까지 페널티지역 인근으로 내려와 수비에 가담해야 했다.
보되의 수비가 좀처렴 열리지 않자, 토트넘은 세트피스로 돌파구를 찾았다. 전반 23분 보되 페널티지역 바로 앞 좋은 위치에서 얻은 프리킥. 키커로 나선 포로가 날카로운 슈팅으로 골문 구석을 노렸지만 하이킨 골키퍼가 팔을 쭉 뻗어 막아냈다.
이번에는 보되가 프리킥으로 토트넘을 위협했다. 전반 30분 블룸베르그가 우도기의 파울을 유도해 프리킥을 얻어낸 걸 베르그가 강하게 차 토트넘 골문으로 보냈다. 비카리오가 쳐내지 않았다면 위험한 장면으로 이어질 수 있는 프리킥이었다.
전반 35분에는 측면에서 올라온 얼리 크로스를 회흐가 헤더로 연결했으나 빗맞은 탓에 벗어났다. 토트넘 수비라인 뒷공간을 노린 절묘한 크로스였지만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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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되는 점점 공격의 활로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인조잔디에 익숙한 보되 선수들은 후방에서 공을 돌리며 토트넘의 수비 대형을 좌우로 이동시키고, 단번에 반대편으로 전환해 측면 공격을 전개했다. 토트넘은 전방에서부터 강도 높은 압박을 가해 윗선에서 공을 끊어낸 뒤 역습하는 식으로 맞섰다.
토트넘은 전반 추가시간 1분 하이킨의 실책으로 내준 코너킥에서 흘러나온 공을 박스 바깥에 있던 비수마가 잡아놓고 과감한 중거리슛을 때려봤지만 위로 높게 뜨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전이 득점 없이 0-0으로 끝나면서 합산 스코어 3-1이 유지됐다.
후반전 첫 슈팅은 보되에서 나왔다. 후반 13분 비예르칸이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가 문전으로 향했는데, 우도기의 극적인 수비가 없었다면 그대로 회흐가 밀어넣었을 만한 예리한 크로스였다. 위기를 넘긴 토트넘은 후반 14분 벤탄쿠르의 슈팅으로 맞섰지만 이 슈팅은 크게 벗어났다.
두 팀 모두 동시에 교체카드를 꺼냈다. 후반 15분이었다. 보되는 회흐와 블롬베르그를 안데르아스 헬메르센, 손드레 세를리와 교체했다. 토트넘은 히샬리송을 불러들이고 마티스 텔을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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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이 먼저 앞서갔다. 1차전에서 팀의 세 번째 골을 터트렸던 주포 솔란케가 2차전에서도 보되의 골망을 흔든 것이다.
후반 18분 토트넘의 코너킥에서 올라온 공을 로메로가 높게 뛰어올라 헤더로 떨궜고, 이를 솔란케가 넘어지면서 밀어넣어 보되의 골문을 열었다. 솔란케의 선제골로 합산 스코어가 4-1이 돼 토트넘의 결승전 진출이 가까워졌다.
토트넘은 이 분위기를 이어가려고 했으나 존슨이 부상으로 쓰러지는 변수가 발생했다. 토트넘은 후반 23분 존슨을 파페 사르와 교체해줬다. 다행히 존슨은 스스로 일어나 걸어 나왔다.
토트넘이 변수를 극복하고 격차를 한 골 더 늘렸다. 후반 25분 쿨루세브스키가 가볍게 내준 공을 포로가 크로스로 연결했는데, 이것이 그대로 보되 골문 안으로 들어가 '크로슛'이 됐다. 합산 스코어 5-1. 포로는 득점 후 시즌 아웃 판정을 받은 제임스 매디슨의 다트 세리머니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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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두 골이나 실점한 보되는 후반 26분 모에와 살트네스를 빌라스 닐센과 손드레 에우클렌으로 바꾸면서 승부수를 던졌다.
이미 승부가 기울었지만, 보되는 포기하지 않았다. 새로 투입된 자원들을 앞세워 계속해서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토트넘은 수비에 집중했다. 1차전과 달리 2차전에서는 무실점을 유지한 채 결승전에 진출하겠다는 생각이었다.
후반 추가시간은 3분이 주어졌다. 토트넘 선수들과 원정 팬들은 종료 휘슬이 울리기 전부터 미소를 지었다.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경기는 토트넘의 2-0 승리로 종료됐고, 토트넘은 결승전에 진출했다.
사진=연합뉴스 / 보되/글림트 / 토트넘 홋스퍼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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