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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파! 레오네!" 붉은 커튼 사이 등장하자 눈물 흘리며 '환호'

SBS 유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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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파! 레오네!" 붉은 커튼 사이 등장하자 눈물 흘리며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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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파! 파파!" "레오네! 레오네!"

8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 중앙 발코니의 붉은 커튼 사이로 새 교황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제267대 교황 레오 14세였습니다.

눈시울이 붉어진 그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발코니 아래의 광장을 가득 메운 수만 명의 인파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 일제히 환호성을 터뜨렸습니다.

교황은 이탈리아에서는 '아버지'를 뜻하는 'papa', 영어로는 'pope'로 불립니다.


전 세계 14억 명의 가톨릭 신자들이 말 그대로 새로운 정신적 아버지를 맞이한 순간이었습니다.




수만 개의 휴대전화 카메카가 레오 14세를 향했습니다.

눈물과 기쁨이 뒤섞인 표정들이 광장을 메웠습니다.


손을 흔들며 군중의 환호에 응답한 교황은 선출 후 첫 '우르비 에트 오르비'(로마와 전 세계에) 강복에서 온 세상의 평화를 빌었습니다.

제자리에서 뛰고 박수치고, 자국 출신의 교황 선출 염원을 담으려는 듯 가져온 각국 국기를 흔들기도 했습니다.

또한 "모두에게 열린 교회, 모두를 받아들이는 교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조심스럽고 떨렸지만 그 속에는 포용적인 교회를 지향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뜻을 이어가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담겼습니다.

새 교황으로 미국 태생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이 선출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들은 많지 않았습니다.

첫 미국 출신 교황 탄생 소식에 바티칸 기자실에서는 놀라움의 탄성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습니다.

성 베드로 광장에서 만난 미국 텍사스 출신의 매뉴얼-조세핀 곤살레스 부부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조세핀은 "주님은 우리를 항상 놀라게 한다"며 "미국인 교황을 정한 것은 그분의 뜻이며 그 자체로 하나의 메시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그분이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길 바란다"며 "미국만이 아니라 온 인류에게 자비를 베풀고, 전 세계에 평화의 길을 제시하는 교황이 되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힘줘 말했습니다.

이 부부는 "오늘 밤 텍사스로 돌아가기 전에 인생에 한번 있을까말까한 순간을 목격했다"며 "이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한 사실만으로도 주님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새 교황의 탄생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찾아왔습니다.

시곗바늘이 오후 6시를 조금 넘기던 때,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이들이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던 시스티나 굴뚝 위로 흰 갈매기 두 마리가 날아들었습니다.

곧이어 새끼로 보이는 작은 갈매기 한 마리가 지붕을 뒤뚱뒤뚱 위태롭게 오르며 어미로 보이는 큰 갈매기에게 다가갔습니다.

광장을 가득 메운 인파는 숨죽여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갈매기 가족이 홀연히 날아가는 순간, 굴뚝에서는 연기가 피어올랐습니다.

힘차게 피어오른 연기는 하얀빛을 띠고 있었습니다.

전 세계 14억 가톨릭 신자들에게 새 교황의 탄생 소식을 전파하는 '봉화'였습니다.

추기경 선거인단 133명이 차기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투표) 이틀째인 이날 3분의 2 이상인 최소 89명의 지지로 새 교황을 뽑는 데 성공한 것입니다.

바티칸 현지시간으로 8일 오후 6시 8분, 한국시간으로는 9일 새벽 1시 8분이었습니다.

2분 뒤 군중들의 환호에 리듬을 맞추듯 종소리가 장엄하게 울려 퍼졌습니다.

광장 인근 대로에 있던 수만 명의 인파는 일제히 성 베드로 광장으로 뛰어들었습니다.

광장은 순식간에 터질 듯한 찬탄과 환호성으로 가득 찼습니다.

세계 주요 언론은 일제히 속보를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각국의 언어로 새 교황 탄생을 외치는 방송기자들의 흥분되고 열띤 목소리가 광장을 뒤덮었습니다.

그로부터 1시간여 뒤 새 교황이 온 인류 앞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사상 첫 남아메리카 출신 교황이었던 프란치스코 교황(아르헨티나)에 이어 이번에는 첫 북아메리카 출신 교황이 탄생했습니다.

교황 선출 소식에 광장을 뒤덮었던 수많은 국기 중에 태극기도 보였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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