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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5년 뒤 잠재성장률 마이너스 추락 경고... 막을 대비책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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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5년 뒤 잠재성장률 마이너스 추락 경고... 막을 대비책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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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개발연구원(KDI) 김지연 전망총괄이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15년 뒤 잠재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추락할 수도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지연 전망총괄이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15년 뒤 잠재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추락할 수도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2040년대에 마이너스로 추락할 수 있다는 국책연구기관 전망이 나왔다.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의 노동·자본·자원 등 동원할 수 있는 생산요소를 모두 투입해 물가를 자극하지 않고 최대로 이뤄낼 수 있는 경제성장률이다. 불과 15년 뒤 경제의 기초체력이 급격히 허약해져 아무리 노력해도 플러스 성장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일 올해 1%대 후반으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은 2030년대 0.7%로 떨어지고 2040년대에는 0.1%로 간신히 플러스 턱걸이를 할 거라는 전망을 담은 보고서를 내놨다. 특히 비관적 시나리오에서는 2030년대 0.4%에 그치는 데 이어 2040년대에는 -0.3%로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낙관적으로 봐도 2040년대 잠재성장률은 0.5%에 그친다.

물론 성장률은 일반적으로 경제 규모가 커질수록 둔화하기 마련이다. 문제는 우리의 경제 규모에 비해 너무 급속도로 추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 규모가 세계에서 가장 큰 미국의 잠재성장률은 외려 조금씩 상승하며 작년과 재작년 모두 2.1%를 기록, 우리나라를 역전했다. 독일, 영국 등도 조금씩 반등하는 추세다.

주요국에 비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빠른 속도로 하락하는 건 인구구조 변화의 영향이 가장 크다. 저출산·고령화로 생산인구는 줄고 복지지출은 늘어 정부 세수 기반이 약화되는 탓이다. 기술 혁신과 성장산업 발굴 등에서 점점 뒤처지는 것도 잠재성장률을 갉아먹는 주된 요인이다. 글로벌 경영컨설팅 업체인 맥킨지가 내부 보고서에서 지난 20년간 변화가 없는 한국의 수출 구조를 우려했을 정도다.

찔끔 손을 봐서 될 일이 아니다. 저출산 대책은 물론 산업구조 재편, 노동 개혁, 세제 개편, 규제 혁파 등을 아우르는 전면적 개조가 필요하다. 하나하나 고통을 각오하고 수술대에 올려야 하는 사안들이다. 하지만 대선 후보들은 선심성 공약만 쏟아낼 뿐 누구도 이런 구조개혁을 진지하게 말하지 않는다. 차기 정부 5년마저 손을 놓는다면 마이너스 잠재성장률은 더 빨리 현실이 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