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선거에서도 단일화가 주요 변수였던 적은 종종 있었지만 관련 협상은 주로 비공개로 진행됐습니다. 오늘처럼 단일화 협상이 이렇게 1시간 가량이나 그대로 생중계된 경우는 없었습니다. 오늘 협상과 사실상 단일화 결렬에 대비에 나선 국민의힘 지도부의 움직임까지, 뉴스더 코너에서 더 짚어보겠습니다. 이 기자, 오늘 토론회에 대한 국민의힘 반응 어땠습니까?
[기자]
보신 분들마다 평가는 엇갈리시겠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의 반응을 위주로 전해드리면, 아무래도 김문수 후보에 대한 얘기가 많았습니다. 합리적인 대화가 안된다, 다른 사람 이야기를 듣지 않는 것 같아 답답했다는 등의 평이 주를 이뤘습니다. 물론, 김 후보의 단일화 약속을 믿고 지지했던 의원들의 감정이 반영된 측면도 있겠지만, 실제로 한 후보 주장을 김 후보가 반박하기보다는 기존 논리를 반복하는 식으로 대화가 이어지면서, 대화가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양상이 됐습니다.
[앵커]
오늘 김 후보는 한 후보가 왜 미리 국민의힘에 입당해서 경선을 함께 치르지 않았냐는 주장을 특히 강조하던데, 경선 때 했던 얘기와는 늬앙스가 좀 다르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30일 저희 TV조선 토론회에 나와서 했던 말을 먼저 들어보시죠.
김문수 /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난달 30일)
"우리당 후보가 뽑힌 다음이어야지, 뽑히기 전에 단일화를 논의할 수 없다고 봅니다. 바로 늦지 않게 그러나 국민들이 볼 때 합당한 방법으로 한덕수 후보가 나온다면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면 반드시 단일화 하고"
김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무소속 한덕수 후보와 늦지 않게 단일화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정당 문법을 몰라서 그런다', '정당 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실질적 논의보단 형식 논리를 앞세우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경선 기간 동안 김 후보를 지지했던 의원들이 오늘, 단일화의 진정성을 강조했던 김 후보의 모습과는 다르다고 성토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으로 보입니다.
[앵커]
앞서 전해드렸지만 국민의힘 지도부가 결국 예정대로 단일화 여론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사실상 후보 교체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거라고 봐야하는 겁니까?
[기자]
국민의힘 지도부는 누구를 염두에 조사는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단일화 방향을 잡을 것이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선 후보 교체라고 할 수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자체 여론조사에서 한덕수 후보로 단일화해야한단 응답이 압도적으로 많을 경우 그같은 조치도 생각할 수밖에 없단 말들이 조금씩 흘러나오곤 있습니다. 다만 그럴 경우 김 후보가 후보 교체에 불복해 가처분 신청을 내면 당 내부 구성원 간 법적공방으로 치달으며 진흙탕 싸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앵커]
당내에선 단일화 협상기한 연장을 위해 당을 새로 만들자는 얘기까지 나오던데, 이건 무슨 말입니까?
[기자]
윤상현 의원이 제안한 안인데요. 국민의힘 의원들이 기존에 존재하는 다른 소수정당으로 탈당한 다음 한덕수 후보를 이 정당의 후보로 등록하잔 겁니다. 만약 20명 이상 옮겨가게 되면 교섭단체구성 요건이 되기 때문에 상당 액수의 선거보조금을 선관위로부터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한 후보가 기호 3번을 달고 대선 레이스를 뛰다가, 국민의힘 후보로 기호 2번을 단 김 후보와 투표용지 인쇄일인 25일 전까지 단일화 시점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다만,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본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고 한 한 후보를 설득할 수 있을지, 또 탈당을 자원할 의원들이 나올 수 있을지 불확실하고, 경우에 따라 '기호 2번' 후보가 사라질 수 있단 점에서 현실성이 있을진 미지수입니다. 일각에선 정당 직인과 당대표 직인을 찍어주지 않는 방식으로 후보 자체를 내지 않는 방안도 거론되는데 물론, 아직까진 아이디어 차원으로 거론되는 수준이긴 합니다.
[앵커]
단일화 시한이 사흘 남았다는데 어떤 방식이든 단일화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이태희 기자(go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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