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케네디스쿨 학장 지내
케오한과 신자유주의 이론 창시
트럼프의 ‘미국 우선’ 정책 비판
케오한과 신자유주의 이론 창시
트럼프의 ‘미국 우선’ 정책 비판
국제정치에서 군사력 등 ‘하드파워’와 구별되는 ‘소프트파워’ 개념을 정립한 미국의 국제정치학자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가 지난 6일(현지시간) 별세했다고 하버드대 교지 하버드 크림슨이 7일 전했다. 향년 88세.
나이는 문화적 매력을 통해 상대방을 설득하는 힘을 설명하기 위해 ‘소프트파워’ ‘스마트파워’ 개념을 정립한 것으로 유명하다.
프린스턴대 로버트 케오한 교수와 함께 신자유주의 이론을 창시하기도 한 그는 현대 국제관계 이론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 중 한 명이다.
주중대사를 지낸 니컬러스 번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는 “수많은 사람이 그를 없어서는 안 될 멘토로 여겼다”면서 “케네디스쿨과 우리 인생에서 그는 거인이었다”며 고인을 기렸다.
1964년 하버드대 교수로 임용된 고인은 미국을 비롯한 각국 지도급 인사들이 다수 수학한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학장을 지냈으며,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방부 국제안보담당 차관보를 맡는 등 정부 실무 경험을 자신의 연구에 접목하기도 했다.
고인은 생전 한·미 동맹을 포함한 미국의 동맹을 중시했고 한국의 소프트파워 영향력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2021년 “한국의 소프트웨어가 전 세계를 사로잡고 있다”며 “한국의 소프트파워가 미국인들의 인식, 미국과의 관계에 영향을 주면 나아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국이 경제적 성공에 이어 민주화를 이루며 정치적 성공을 거뒀는데, 이런 ‘성공 스토리’가 소프트파워를 키우는 원동력이 됐다고 평했다.
고인은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기고와 논평을 활발히 했으며, 올해 초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섰을 때는 미국의 소프트파워가 타격을 입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가장 먼저 하는 말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인 덴마크에서 무슨 일이 있어도 그린란드를 빼앗겠다는 것이라거나, 파나마 운하를 되찾겠다고 해서 미국 제국주의에 대한 라틴아메리카의 온갖 의구심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것이라거나, 원조를 제공해 미국이 더욱 선량한 나라로 보이도록 하는 국제개발처(AID)를 폐지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는 ‘미국 우선’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외톨이’를 만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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