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한겨레 언론사 이미지

김문수, 당 지도부와 치킨게임 “시간은 우리 편…굴복 안 한다”

한겨레
원문보기

김문수, 당 지도부와 치킨게임 “시간은 우리 편…굴복 안 한다”

속보
윤석열 김건희특검 첫 조사 8시간 반 만에 종료
연합뉴스

연합뉴스


“저는 감옥에 가더라도 어떤 고문을 당해도 옳지 않은 것과 타협하지 않았다. 승패와 결과를 떠나서 옳지 않은 것에 굴복하지 않겠다. 저의 길을 떳떳이 당당히 가겠다.”(8일 오전 관훈토론회 발언)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당 지도부의 ‘강제 단일화’ 방안을 수용할 수 없다며 버티는 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 등록 마감일(11일)까지 남은 시간은 고작 사흘로 ‘시간은 김문수 편’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전당대회에서 민주적 절차를 거쳐 당의 대통령 후보로 공식 선출된 자신에게 ‘당무 우선권’이 있는 만큼 법적으로 하나도 꿀릴 게 없다는 판단도 당 지도부의 단일화 압박에 물러서지 않는 배경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는 이날 아침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당무 우선권을 발동하겠다”며 “당 지도부는 강압적 단일화 요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당 지도부가 전날 한덕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와의 단일화 절차를 밀어붙이려고 했으나, 당무 우선권은 당의 대선 후보인 자신에게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김 후보는 이날 오후부터 서울 여의도 당사 후보실에서 업무를 시작했다.



그는 “강제 단일화는 강제적 후보 교체이자 저 김문수를 끌어내리는 작업이기 때문에 법적 분쟁으로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리고 곧장 이날 서울남부지법에 ‘대통령 후보자 지위인정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하며 행동에 나섰다. 김 후보는 이날 오후 한국방송(KBS) 인터뷰에서 “당이 한 후보를 위해 일하고 있다. 해당 행위고, 정당법을 위반하는 것이다. 불법적 행위에 대해 절대 타협할 수 없다”며 당 지도부를 겨냥한 비판을 더 끌어올렸다.



김 후보 쪽에서는 당 지도부가 당헌을 자의적으로 해석했다며, 법정으로 가면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캠프 관계자는 “경선 절차가 끝나 이미 후보가 결정됐는데, 선출된 후보를 다시 비상대책위원회가 ‘상당한 사유’를 들어 자의적으로 바꿀 수 있다면 ‘당무 우선권’에 정면 배치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지난 7일 이뤄진 당원 여론조사 결과에서 ‘후보 등록일 전 단일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결과가 압도적으로 높게 나온 걸 ‘상당한 사유’로 들었지만, 이미 후보 선출이 이뤄진 뒤에 실시된 것이라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후보보다 한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월등히 높은 경쟁 우위를 보여주지 못하는 상황도 김 후보가 큰소리를 칠 수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이를 빌미 삼아 김 후보는 ‘당 지도부의 한덕수 추대설’ 등을 주장하면서, 자신의 ‘후보 정당성’을 호소하고 있다. 김 후보 쪽은 국민의힘이 대선에 아예 후보를 못 내게 되더라도, 그 책임은 무리수를 둔 당 지도부에게로 돌아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캠프 관계자는 “당 지도부의 고집으로 당이 후보를 못 내는 최악의 상황이 오면 그 책임을 어떻게 지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전 당원들에게 평생 맞아 죽을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후보는 이날 관훈토론회에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등 극우 세력과 연대를 주장했다. 그는 “지금 기독교 교회 조직, 말씀에 의해 대한민국 자유주의가 버틴다고 생각한다”며 “바깥에서 나라를 위해 기도하고 희생하는 분에 대해 제대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나라가 위험할 땐 의병이 (나라를) 일으키듯이 광장에서 나라를 구한다는 분하고 소통하고 손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한겨레는 함께 민주주의를 지키겠습니다 [한겨레후원]

▶▶민주주의, 필사적으로 지키는 방법 [책 보러가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