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한덕수, 제2차 단일화 회동 '빈손' 결론
金 "입당부터 하라, 출마 의지가 있긴 한건가"
韓 "22번이나 단일화 약속하지 않았나, 지켜라"
1시간 내내 서로의 입장만 주장
당, 후보 선호도 조사 돌입
金 "입당부터 하라, 출마 의지가 있긴 한건가"
韓 "22번이나 단일화 약속하지 않았나, 지켜라"
1시간 내내 서로의 입장만 주장
당, 후보 선호도 조사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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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8일 국회 사랑재에서 만나 후보 단일화를 위한 2차 회동을 마친 뒤 이석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 한덕수 전 총리의 제2차 단일화 회동이 별다른 성과 없이 서로의 입장 차만 확인한 채 약 1시간 만에 종료됐다. 김 후보는 "일단 입당부터 하라"고 압박했고, 한 전 총리는 "단일화 약속을 지켜라"라고 반박했다. 같은 주장이 돌림노래처럼 내내 반복됐다.
8일 김 후보와 한 전 총리는 국회 사랑재 인근에서 만나 단일화 관련 두 번째 회동을 진행했다. 이번 회동은 김 후보가 한 전 총리에게 일대일 공개 만남을 제안하면서 이뤄졌다. 배석자 없이 이뤄진 둘의 대화는 전부 생중계됐다.
한 전 총리는 오늘 바로 단일화 결판을 내자고 주장했다. 또 김 후보가 당 경선 과정에서 22번이나 본인과의 단일화를 언급했으니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루 이틀 기다릴 수 없다. 우리는 이겨야 한다. 일주일 뒤에 하자는 건 하지 말자는 얘기라 생각한다"며 "당장 오늘 내일 결판을 내자. 방법은 다 당에서 하라는 대로 받겠다. 당장 오늘 저녁, 내일 아침 (단일화 여론조사를) 하자"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께서 4월 19일부터 5월 6일까지 22번이나 단일화하겠다, 한덕수 후보와 단일화하겠다고 하시지 않았나"라며 "지금 단일화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김 후보는 애초 본인이 생각했던 단일화 그림은 한 전 총리가 무소속으로 후보 등록을 한 뒤였다며, 경선에 참여하지 않다가 이제 와서 청구서를 내미는 건 부적절하다고 받아쳤다. 단일화를 원한다면 일단 입당을 하거나, 무소속으로 후보 등록을 하는 게 맞다는 취지다.
김 후보는 "한 번도 단일화를 안 한다고 한 적이 없다"면서도 "선거운동을 하다가 다른 무소속, 다른 정당 후보와 단일화해서 마지막에 '반이재명 후보 단일화를 이루자' 이게 제 기본 생각이다. 근데 후보 등록을 하지 않으면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어제 한 총리님이 단일화가 11일까지 안되면 후보 등록을 안 하겠다고 해서 좀 놀랐다. 당연히 출마를 하시는 것으로 생각했다. 위기의 나라를 구하겠다고 하시려면 입당을 하시거나 무소속 출마를 하셔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 뿐 아니라 10명 이상의 후보들이 다 돈 1억씩 내고, 통과하면 또 1억 내고, 이런 경선 과정을 거쳤다"며 "경선 다 거치고 돈 다 내고 모든 절차를 따랐는데, 그런 사람한테 난데없이 나타나서 11일까지 완료하라는 말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또 "한 총리는 당의 모든 결정을 따르겠다고 하는데, 그러면 경선에 참여했어야 맞다. 다 끝난 뒤 약속을 22번 했는데 지키지 않냐고 청구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특히 김 후보는 한 전 총리의 출마 의지가 불확실하다는 점을 꼬집었다. 김 후보가 "여론조사에 의해 단일화가 되면 입당하고, 아니면 (입당을) 안 하겠다는 건가"라고 묻자 한 전 총리는 "당연하다"고 답했다.
이에 김 후보는 "굉장히 문제가 많은 말씀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단일화라는 게 뭐가 단일화인가. 출마가 확실하지 않은 분하고 어떻게 단일화를 하라는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한 전 총리는 "제 입장은 단일화는 필요하다, 우리나라를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필요하다, 같은 생각을 하는 모든 사람은 합쳐야 한다, 그건 단일화 과정을 통해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런 과정에서 저로 단일화가 이뤄진다면 국민의힘에 즉각 입당하겠다"고 했다.
이날 2차 회동은 외부에도 공개된 행사인 만큼 많은 각 후보의 지지자들이 대거 몰리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한 시민이 "계엄부터 사과하라. 단일화는 무슨 단일화인가. 둘 다 출마 자격 없다"고 외치다가 제지를 당하기도 했다.
회동이 끝난 후 김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당 지도부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한 후보께서 본인은 등록이 마감될 때까지 단일화가 안 되면 후보 등록을 안 한다고 한다. 이런 후보와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정당이 나서서 온갖 불법행위를 하고 있는 것은 역사상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 어디서도 여론조사만 갖고 후보를 정하는 나라는 없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없다. 여조가 꼭 정확한가. 오늘도 보면 여론조사가 다 들쑥날쑥해서 많은 차이가 있다"며 "현재 당 공식 후보가 저라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고, (당의 단일화 절차 강행에는) 명백하게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출마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6월 3일 워낙 우리나라의 운명이 결정되는 선거이기 때문에 당연히 출마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단일화가 전제되지 않은 이번 선거는 굉장히 어려운 선거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도 "국민에 대한 기본적 예의는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후보 등록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등록을 안 하는 것이라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5시부터 당원들을 대상으로 김문수 대선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의 단일화를 염두에 둔 후보 선호도 조사에 돌입했다. 오후 7시부터는 일반 국민 여론조사가 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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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국회 사랑재 카페에서 진행되는 공개회동에 앞서 한덕수 예비후보를 기다리고 있다. 황진환 기자 |
두 조사는 이날 오후 10시까지 진행된 후, 이튿날 오전 10시부터 재개돼 당원 투표는 같은 날 오후 4시, 국민 여론조사는 오후 1시에 마무리된다. 당은 '당원 투표 50%'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50%'를 반영해 집계된 선호도 결과를 바탕으로 김문수 후보에 대한 단일화 압박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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