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도 세계유산 등재 10주년 맞춰
1970년대 모습 재현한 영상 제작
불리한 역사 감추고 유산 가치는 강조
일본 나가사키현 나가사키시가 군함도(일본명 하시마)의 1970년대 번창했던 모습을 가상현실(VR) 영상으로 제작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8일 보도했다. 일제강점기 조선인 노동자 강제동원의 현장이었다는 사실을 알리겠다는 약속은 지키지 않으면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홍보에는 적극적으로 나선 셈이다.
닛케이에 따르면 나가사키시는 전날 군함도 VR 영상 제작을 마쳤다고 밝혔다. 석탄 채굴로 활기찼던 1970년대 군함도의 모습을 컴퓨터그래픽(CG)으로 재현한 영상이다. 관광객들은 무료 애플리케이션(앱) '스트리트 뮤지엄'을 군함도 내 일정 장소에서 가동하면 해당 영상을 볼 수 있다. 군함도가 아닌 다른 곳에서 앱을 가동할 경우 VR 영상은 볼 수 없지만 당시 모습을 구현한 애니메이션은 볼 수 있다. 설명엔 조선인 강제동원 등의 내용은 없고, 오히려 오락시설도 있고 생활에 필요한 모든 걸 섬에서 조달할 수 있다는 등 긍정적인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나가사키시가 영상을 만든 건 올여름 군함도 세계유산 등재 10주년을 맞아서다. 10년이 된 만큼 시민들에게 유산 계승의 필요성을 알리는 동시에 유적 보존 비용 모금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나가사키시 관계자는 닛케이에 "많은 사람이 당시 활기찬 모습을 느끼며 세계유산의 가치를 인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1970년대 모습 재현한 영상 제작
불리한 역사 감추고 유산 가치는 강조
일본 나가사키현 나가사키시가 1970년대 군함도(일본명 하시마) 석탄 채굴 당시 모습을 컴퓨터그래픽(CG)으로 재현한 영상의 한 장면이다. 나가사키시는 7일 영상 제작을 마쳤고, 무료 애플리케이션(앱) '스트리트 뮤지엄'을 가동하면 해당 영상을 볼 수 있다. 스트리트 뮤지엄 캡처 |
일본 나가사키현 나가사키시가 군함도(일본명 하시마)의 1970년대 번창했던 모습을 가상현실(VR) 영상으로 제작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8일 보도했다. 일제강점기 조선인 노동자 강제동원의 현장이었다는 사실을 알리겠다는 약속은 지키지 않으면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홍보에는 적극적으로 나선 셈이다.
닛케이에 따르면 나가사키시는 전날 군함도 VR 영상 제작을 마쳤다고 밝혔다. 석탄 채굴로 활기찼던 1970년대 군함도의 모습을 컴퓨터그래픽(CG)으로 재현한 영상이다. 관광객들은 무료 애플리케이션(앱) '스트리트 뮤지엄'을 군함도 내 일정 장소에서 가동하면 해당 영상을 볼 수 있다. 군함도가 아닌 다른 곳에서 앱을 가동할 경우 VR 영상은 볼 수 없지만 당시 모습을 구현한 애니메이션은 볼 수 있다. 설명엔 조선인 강제동원 등의 내용은 없고, 오히려 오락시설도 있고 생활에 필요한 모든 걸 섬에서 조달할 수 있다는 등 긍정적인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나가사키시가 영상을 만든 건 올여름 군함도 세계유산 등재 10주년을 맞아서다. 10년이 된 만큼 시민들에게 유산 계승의 필요성을 알리는 동시에 유적 보존 비용 모금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나가사키시 관계자는 닛케이에 "많은 사람이 당시 활기찬 모습을 느끼며 세계유산의 가치를 인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2년 7월 4일 촬영된 일본 나가사키현 나가사키시 군함도(일본명 하시마) 모습. 앞쪽 왼쪽에서 두 번째 건물이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동원 노동자의 숙소로 사용된 66호 건물이다. 하시마=연합뉴스 |
군함도는 1974년 탄광이 문을 닫으면서 무인도 상태가 됐다. 일본이 2015년 7월 군함도를 포함한 근대산업시설 23곳을 '메이지 일본의 산업혁명 유산'으로 묶어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면서 관광객이 다시 찾게 됐다. 당시 세계유산위는 등재 조건으로 일본 측에 조선인 강제동원을 비롯해 전체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조치를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일본 측도 "일제강점기 때 조선인들이 가혹한 조건에서 강제로 노역한 사실을 알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일본은 약속한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2020년 6월 산업유산정보센터를 열었다. 그러나 현장과 멀리 떨어진 도쿄에 세운 데다 조선인 노동자 차별이나 강제동원을 부정하는 내용을 전시했다. 세계유산위원회가 2023년 실사 후 약속했던 조치가 미흡하다고 지적하자 일본 정부는 올해 2월 위원회에 추가 조치 사항 보고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센터에 일제강점기 당시 전체 역사에 대한 설명과 조선인 피해자 증언을 전시해야 한다는 한국의 요구는 이번에도 반영하지 않았다. 강제동원을 부정하는 자료도 철거하지 않았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