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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행사 대관취소, 징계성 단체 합병… 대학가 '소수자' 논란

머니투데이 이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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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행사 대관취소, 징계성 단체 합병… 대학가 '소수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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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내 극장 '아트하우스 모모'에 '이화여대 측 퀴어영화제 대관 불허'를 규탄하는 대자보가 영화포스터에 가려진 모습. /사진=SNS 갈무리.

7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내 극장 '아트하우스 모모'에 '이화여대 측 퀴어영화제 대관 불허'를 규탄하는 대자보가 영화포스터에 가려진 모습. /사진=SNS 갈무리.



이화여대 내 영화관에서 퀴어영화제 대관이 취소됐다. 고려대에선 징계 차원에서 여성단체와 소수자단체의 합병이 이뤄졌다. 대학가에서 소수자 관련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8일 대학가에 따르면 이화여대 교내에 위치한 극장 '아트하우스 모모' 측은 지난달 30일 '제25회 한국퀴어영화제' 대관이 불가하다고 영화제 주최 측에 통보했다. 영화제 주최인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아트하우스 모모 측은 "기독교 창립 이념에 반하는 영화 상영은 학교 내에서 허용할 수 없다"는 이화여대의 입장에 따라 영화제 대관을 불허했다.

아트하우스 모모는 지난해 제24회 한국퀴어영화제가 개최됐던 장소다. 올해도 3월부터 주최 측과 대관 협의가 진행 중이었으나 학교 측은 퀴어영화 상영에 반대하는 민원을 반복해서 접수하며 대관 불허 결정을 내렸다.

일부 학생들은 학교 측 결정을 규탄하고 나섰다. 이화여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화여대의 퀴어영화제 대관 취소를 규탄하는 연서명' 게시물이 연이어 'HOT(인기) 게시판'에 올랐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에 나서는 동아리 '이화나비' 등 12개 단체가 순차적으로 올린 연서명 글에는 '연대한다', '함께한다' 등 댓글이 달렸다.

연서명에 참여한 '이화나비' 소속 유지예씨(22학번·생명과학과)는 "학교 측의 퀴어영화제 대관 취소 결정은 성소수자의 존재를 차별적 시선으로 무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고려대 여성·소수자단체 합병…사무실·장부 조사하는 '감사위원회' 신설도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된 '2025 고려대학교 감사위원회 설치·운영 계획' 문건. 해당 문건에는 감사위원회가 학내 특별기구의 사무실·창고·장부 등을 조사할 수 있다는 권한이 명시됐다. /사진=SNS 갈무리.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된 '2025 고려대학교 감사위원회 설치·운영 계획' 문건. 해당 문건에는 감사위원회가 학내 특별기구의 사무실·창고·장부 등을 조사할 수 있다는 권한이 명시됐다. /사진=SNS 갈무리.



고려대에선 여성·소수자 단체 합병 관련 논란이 일었다. 지난 6일 열린 고려대학교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에서는 학내 특별기구인 여학생위원회(여위)와 소수자인권위원회(소인위)가 합병됐다.

두 단체의 합병은 징계 차원에서 이뤄졌다. 전학대회에서 여위는 기후 문제 관련 활동에 참여한 것이 여성 인권 신장과 직접적 연관이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소인위의 외부 활동이 회칙에 부합하지 않다는 점도 문제가 됐다. 또 전학대회에선 특별기구의 사무실·창고·장부 등에 대한 봉인 및 조사 권한을 가진 '감사위원회' 설치도 결정됐다.


학내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 고려대 졸업생들은 "학생사회에 필요한 특별기구들의 활동 위축이 우려된다"며 여위와 소인위 합병 및 감사위원회 설치를 규탄하는 연서명 수집을 시작했다. 반면 고려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여위, 소인위에) 지원금을 줄 필요 없다", "총학 결정을 존중한다" 등 합병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 인기 게시판에 오르며 호응을 얻었다.

일부 고려대 졸업생들은 오는 10일까지 고려대 여학생위원회와 소수자인권위원회 통폐합 및 특별기구 감사위원회 설치를 규탄하는 연서명을 수합한다. /사진=SNS 갈무리.

일부 고려대 졸업생들은 오는 10일까지 고려대 여학생위원회와 소수자인권위원회 통폐합 및 특별기구 감사위원회 설치를 규탄하는 연서명을 수합한다. /사진=SNS 갈무리.



이현수 기자 lhs1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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