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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수가! 김민재 '시즌 OUT' 강제로 당했다! "오늘부터 쉬어"…뮌헨 일방 결정 "클럽월드컵 뛰어야지"

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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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 대선서 친유럽 니쿠쇼르 단 승리" < AP>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바이에른 뮌헨이 오는 6월 열릴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을 위해 남은 분데스리가 경기에서 김민재를 출전시키지 않을 예정이다.

독일 매체 푸스발트랜스퍼는 8일(한국시간) "김민재는 이번 시즌 뮌헨에서 더 이상 분데스리가 경기에 출전하지 않을 예정”이라며 “뱅상 콤파니 감독은 김민재의 부상 문제로 인해 남은 두 경기 동안 휴식을 주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뮌헨이 이런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오는 6월 미국에서 열리는 클럽월드컵(6월 15일~7월 14일) 출전 때문이다. 뮌헨은 이미 우승을 확정한 분데스리가에서 김민재를 출전시키는 대신 6월까지 쉴 수 있도록 배려하는 차원에서 휴식을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

매체는 "28세인 김민재는 이번 여름 클럽월드컵을 대비해 몸을 완벽하게 단련할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며 "김민재는 아켈레스건연과 발 문제를 앓아왔고, 이로 인해 최근에는 신체적 한계에 도달했다"고 김민재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며, 이번 기회에 100%로 만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독일 매체 '타게스차이퉁(TZ)' 역시 "뱅상 콤파니 감독은 아킬레스건염과 발 문제가 있음에도 오랫동안 활약해 온 김민재를 분데스리가 시즌이 끝날 때까지 휴식시키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김민재는 클럽 월드컵에서 타이틀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예정이다. 에릭 다이어의 이적, 이토 히로키의 중족골 골절, 다요 우파메카노의 복귀 날짜 불확실 등으로 인해 뮌헨은 수비진에 숫자 문제가 생겼고, 이번 대회에서 몸 상태가 좋은 김민재가 절실히 필요할 수도 있다"라며 뮌헨이 클럽월드컵에서도 김민재를 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뮌헨은 이번 클럽월드컵에서 오클랜드 시티(뉴질랜드), 보카 주니어스(아르헨티나), 벤피카(포르투갈)와 함께 C조에 편성됐다.

김민재는 이번 시즌 아킬레스건 부상을 달고도 3593분을 뛰었다. 팀 내 필드플레이어 중에서는 요주아 키미히에 이어 두 번째로많은 시간을 뛴 것이다.

다요 우파메카노, 이토 히로키 등 동료 센터백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김민재는 어쩔 수 없이 뛰어야 했다. 온전치 않은 몸으로 진통제까지 맞아가며 출전을 강행했다. 수비진 핵심으로서 뮌헨 리그 우승을 이끈 주역이었으나 김민재의 신체적 능력은 한계에 도달하고 말았다.



김민재의 혹사는 이미 여러차례 제기된 상태였다.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는 지난 달 김민재가 아킬레스건 부상을 안고도 시즌 55경기를 뛰었으며 평균 3.7일 간격으로 20경기를 연달아 뛰었다고 전했다. 총 20차레에 달하는 해외 원정을 떠났고, 그로 인해 약 7만4000km를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지구 두 바퀴를 돈 것이다.

부상에 휴식까지 제대로 취하지 못하면서 김민재의 수비력은 시즌 후반기로 갈수록 떨어졌다. 인터밀란(이탈리아)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는 결정적 실수를 범하면서 팬들과 독일 언론의 표적이 됐다. 다소 억울할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이들은 김민재가 처한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리그 우승을 확정한 후 나왔던 뮌헨의 태도 역시 매우 실망스러웠다. 구단이 공개한 공식 축하 영상 썸네일에는 김민재의 모습이 없었다. 수비진에서 가장 꾸준히 뛴 선수를 제외한 홍보물은 팬들의 분노를 샀고, "단순 실수인가", "인종차별 아니냐"는 항의가 쏟아졌다.

논란이 커지자 뮌헨은 다음 날에서야 해당 이미지를 수정하고, 김민재를 위한 축하 메시지를 올렸다. 그러나 이마저도 구단 메인 계정이 아닌 한국어 전용 계정에만 게시되며 진정성 논란을 키웠다.


문제는 또 있었다. 구단이 김민재를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한 첫 한국인"이라 소개한 문구였다. 이는 2018-2019시즌 뮌헨 스쿼드에 포함됐던 정우영을 완전히 배제한 표현이었다. 뒤늦게 삭제했지만, 실수가 반복되면서 팬들의 냉소는 커졌다. "뒤늦은 생색"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하지만 김민재는 유럽 무대에서 한국 축구 역사에 또 한 줄을 더했다. 그는 세리에A(나폴리)와 분데스리가(뮌헨) 두 리그를 모두 우승한 최초의 한국 선수가 됐다. 유럽 5대 리그에서 두 리그 정복을 이룬 유일한 한국 선수다.

그럼에도 뒷맛이 씁쓸하다. 시즌 내내 무리한 출전을 강요당했고, 결국 몸이 망가진 후에야 겨우 휴식이 주어졌다. 리그 우승의 기쁨조차 본인의 몫으로 누리지 못하고 김민재는 조용히 시즌을 마무리하게 됐다.



뮌헨의 조치는 어느 정도 필요한 측면이 있다. 김민재의 경우, 6월 초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 속해 이라크와 원정 경기, 쿠웨이트와 홈 경기를 치르기 때문이다. 시즌 직후 귀국했다가 중동까지 장거리 비행을 떠나 이라크전을 치르다. 이후 전세기를 타고 한국에 와서 6시간 역시차 걸린 상황에서 쿠웨이트전을 뛰게 된다.

뮌헨은 지난 3월 김민재의 홍명보호 소집에 심드렁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부상을 핑계로 결국 한국 대표팀 소집 제외를 관철시킨 적이 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뮌헨이 우승으로 가는 마지막 여정에 김민재를 거의 소외시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철저하게 배제하는 것도 사실이기도 하다. "진작에 이렇게 관리했으면 김민재가 실수도 안 하고 뮌헨도 챔피언스리그에서 더 좋은 성적 냈을 것 아니냐. 겨울시장에 센터백 왜 안 데려왔느냐"는 비판이 일어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진=연합뉴스, 바이에른뮌헨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