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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거면 왜 이번 주는 못하나"... 단일화 시한 이틀 남은 한덕수의 맹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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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거면 왜 이번 주는 못하나"... 단일화 시한 이틀 남은 한덕수의 맹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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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11일 후 단일화' 제안에 "하지 말자는 것" 반발
기호, 금전, 선거 지원 등 무소속 출마 문제 산적
한덕수 "기본적 예의도 없어" "구 정치인" 비판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8일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추모관에서 참배하고 있다. 뉴스1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8일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추모관에서 참배하고 있다. 뉴스1


한덕수 전 국무총리 측은 8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제안한 '5월 11일 이후 단일화 추진'에 대해 "같은 일정을 왜 이번 주에는 못 하냐"고 반문하며 사실상 단일화 거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의 약속대로 '조속한 단일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격한 발언을 삼가던 한 전 총리도 김 후보를 향해 "기본적 예의도 없는 분 아니냐"고 날 선 말을 쏟아냈다.

후보 등록 마감일(11일)까지 단일화를 이루지 못하면 대선 출마를 접겠다고 이미 밝힌 한 전 총리로서는 남은 이틀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무소속으로 후보 등록하면 선거 자금과 기호를 비롯해 여러 문제가 생긴다. 대선 캠프를 처음부터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슬림하게 꾸린지라 장기전 대비에도 취약하다는 평가다.

"한마디로 단일화하지 말잔 얘기"


이날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한 전 총리 측 이정현 대변인은 김 후보의 제안을 놓고 "한마디로 단일화를 하지 말자는 이야기"라며 "그 일정이 왜 이번 주에는 안 되는지 묻고 싶다, 이 부분에 (설명이) 궁색하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직전에 기자회견을 열고 한 전 총리에게 "14일 방송토론을 하고 15, 16일에 여론조사를 해 단일화하자"고 했다. 제안대로면 절차가 본후보 등록 마감일(11일) 후 시작된다. '일단 무소속으로 등록하고 나와 붙자'는 의미다.

이는 한 전 총리가 전날 밝힌 '11일 이전 단일화 무산 시 사퇴' 방침과 완전히 배치된다. '배수진'을 친 한 전 총리로선 수용할 수 없는 제안인 셈이다. 이 대변인은 "(대선이) 한 달도 안 남았다"며 "(김 후보) 본인이 약속했고, 너무 많은 열망이 있고, 그전에 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고, 경쟁력 강화가 불 보듯 뻔한데 특별한 이유 없이 미루자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냐"고 반발했다.

한 전 총리가 '일단' 무소속 후보로 등록할 수 없는 이유는 많다. 먼저 국민의힘 후보에 할당되는 '기호 2번'을 포기해야 한다. 금전 문제도 골칫거리다. 일단 기탁금 3억 원을 내고 시작해야 한다. 이외에 홍보비, 유세 비용, 인건비 등 수십억~수백억 원 규모의 지출이 필요한데, 당 지원을 받을 길이 마땅찮다. 당 차원 조직적 선거 지원에도 제약이 많다. 권영세 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무소속으로 단일화되면 당이 선거 비용을 쓸 수 없고, 써도 보전 못 받는다"며 "당의 조직 선거 수행 능력 자원을 단일화 후보가 온전히 활용할 수 있어야 승리한다"고 강조했다.

당초 한 전 총리가 신속한 단일화만 염두에 두고 캠프를 꾸린 만큼 무소속으로는 대선 레이스를 수행할 능력 자체가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캠프를 손영택 전 총리비서실장 등 총리실 출신 참모진 중심의 수십 명 인원으로 조촐하게 꾸렸는데, 아직 출범식은커녕 개인별 캠프 공식 직함도 정하지 않은 상태다. 사실상 '임시 조직'인 셈이다. 한 전 총리 본인도 전날 김 후보와의 회동에서 "저는 정치를 잘 모르고, 돈도 조직도 없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한 전 총리 측은 자체 단일화 여론조사를 강경하게 추진하는 당의 움직임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한 전 총리 측 관계자는 "일단 전당대회에서 못 박으면 가처분도 소용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문수, 구 정치인이나 하는 행동 한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8일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지지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뉴스1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8일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지지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뉴스1


한 전 총리는 이날 김 후보와의 2차 회동에 앞서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보수 텃밭'을 다졌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김 후보를 향한 불쾌한 심경을 숨기지 않았다. 한 전 총리는 단일화에 미온적인 김 후보를 향해 "사소한 불편함을 문제 삼는 건 구(舊) 정치인이나 하는 행동"이라고 직격했다. 이어 "김 후보는 후보가 되면 즉각 단일화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처음부터 끝까지 약속했다"며 "이제는 그 약속 지키라고 말하겠다"고 강조했다.

나광현 기자 name@hankookilbo.com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