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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제 맞으며 혹사당한 김민재, 우승 하니깐 이제야 휴식 준다…그러나 한 달 뒤에 클럽 월드컵 준비한다

스포티비뉴스 이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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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드디어 쉰다.

독일 매체 TZ는 8일(이하 한국시간) "뱅상 콤파니 감독이 아킬레스건과 발에 문제가 있던 김민재에게 올 시즌 남은 분데스리가 2경기에서 휴식을 주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이 클럽 월드컵에서 우승 타이틀을 획득하는 데 도울 예정"이라면서 "에릭 다이어의 이적(AS모나코), 이로 히로키의 오른쪽 중족골 부상, 무릎 수술을 받은 다요 우파메카노의 복귀 시기 불투명 등으로 바이에른 뮌헨 수비진에 문제가 생겨 김민재가 절실히 필요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부상 등에도 혹사 논란이 일 정도로 김민재를 기용해왔던 바이에른 뮌헨이 잔여 경기에서 그에게 휴식을 주려는 이유다.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 5일 분데스리가에서 2위 레버쿠젠이 프라이부르크와 2-2로 비긴 바람에 이번 시즌 남은 2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2년 만이자 통산 34번째 독일 프로축구 최상위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오는 11일 묀헨글라트바흐, 17일 호펜하임과 경기로 올 시즌 분데스리가를 마친다. 이후 오는 6월 16일 미국에서 개막하는 FIFA 클럽 월드컵에 참가한다.


2023-24시즌을 앞두고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김민재는 올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팀이 치른 32경기 중 27경기(모두 선발 출전)에서 총 2,289분을 뛰고 2골을 넣어 팀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모두 선발로 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3경기(1골), 독일축구협회컵(DFB 포칼) 3경기를 포함하면 올 시즌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의 공식전 43경기에서 3,593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1년 전만 해도 바이에른 뮌헨에서 김민재의 입지는 확실히 불안해 보였다. 토마스 투헬 감독 체제의 바이에른 뮌헨은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보이더니 결국 분데스리가 우승에 실패한 것도 모자라 준우승도 아닌 3위에 그쳤다.


바이에른 뮌헨 부진의 원인을 지목할 때 김민재는 많이 언급된 이름 중 하나였다. 많은 현지 매체가 상대의 패스 길목을 예측해 끊어내는 김민재의 '적극적인 수비'를 비판하고 나섰다. 직전 시즌 김민재가 이탈리아 나폴리의 세리에A 우승에 이바지할 때는 '최고의 장점'으로 평가되던 능력이었다.


시즌 막바지엔 투헬 감독까지 나서 김민재를 두고 "너무 탐욕스럽게 수비한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신뢰받지 못한 김민재는 더 흔들렸다. "경기 중 망설이는 순간이 많아졌다. 확신을 가지고 플레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분데스리가 '12연패'에 실패한 바이에른 뮌헨은 다시 챔피언으로 거듭나기 위해 올 시즌을 앞두고 콤파니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현역 시절 세계 최고 수준의 센터백으로 평가받던 콤파니 감독은 투헬 감독과 다르게 김민재에게 굳건한 믿음을 보이며 주전을 맡겼다. 김민재와 그의 파트너 다요 우파메카노를 데리고 따로 '특별 훈련'을 지도하기도 했다.

바이에른 뮌헨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8강 탈락해 김민재가 다시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르자 콤파니 감독은 "난 그런 이야기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김민재는 올 시즌 우리가 타이틀을 획득하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두둔했다.

콩파니 감독은 수비수 출신임에도 과감하고 공격 축구를 선호한다. 장신이어서 공중볼 경합에 능한 데다 발이 빨라 뒷공간 커버도 잘하는 김민재 덕에 콤파니 감독은 마음껏 자신의 축구를 펼칠 수 있었다.


김민재의 정확한 롱 패스는 빠른 전환을 좋아하는 콤파니 축구에서 더 빛을 발했다. 무모하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잦은 김민재의 '예측 수비'도 콤파니 감독에겐 흠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김민재가 쉴 새 없이 뛰다 보니 부상이 커지고 말았다. 특히 3월 들어서는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결장하는 일이 잦아졌다. 4월부터는 경기에 나서도 40~50분 정도만 소화했다. 지난해 10월부터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진통제를 맞고 뛰는 경우도 있었다. 부상자가 많아지는 상황 속에 김민재는 굳건했다.

이로써 김민재는 유럽에서 통산 두 번째 트로피를 들어 올리게 됐다. 그는 2022-23시즌 세리에A 무대에 데뷔하자마자 나폴리를 33년 만의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고 리그 최고 수비수상을 받기도 했다. 이번엔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서 다시 한번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인으로 서로 다른 유럽 빅리그에서 우승을 경험한 선수는 김민재가 유일하다. 또 '체격'이 중요한 센터백 포지션에서 아시아인으로 독보적인 커리어를 이어갔다.

김민재에 앞서 유럽 무대에서 굵은 족적을 남긴 아시아인 센터백으로는 일본의 요시다 마야가 대표적이다. 다만, 그가 소속된 클럽들(사우샘프턴, 삼프도리아, 샬케)은 우승권과는 거리가 멀었다.

팀 내 존재감은 압도적이지만 바이에른 뮌헨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분데스리가 우승 축하 포스터에서 김민재를 제외해 한국 팬들의 공분을 샀다.

한국 팬들은 바이에른 뮌헨이 김민재를 무시했다고 분노했고, 바이에른 뮌헨 구단은 서둘러 이미지를 수정해 김민재의 얼굴을 홍보물에 포함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국 팬들의 분노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자 바이에른 뮌헨은 또다시 SNS에 한국의 고궁을 배경으로 김민재가 우승 트로피를 들고 꽃가마를 탄 이미지를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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