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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이번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한 바이에른 뮌헨에서 활약 중인 김민재가 시즌 종료를 앞두고 소속팀으로부터 휴식을 부여받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불거진 혹사 논란과 더불어 '아시아 패싱' 의혹까지 겹치며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복수의 독일 현지 언론은 8일(한국시간), 김민재가 지속된 부상에도 불구하고 팀을 위해 경기를 강행해왔으며, 구단은 그를 남은 분데스리가 경기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독일 유력 매체 'TZ'는 보도를 통해 "뱅상 콤파니 감독이 김민재에게 남은 리그 두 경기 출전을 면제하고, 오는 6월 열리는 클럽 월드컵을 대비해 휴식을 부여했다"고 전했다.
아킬레스건 건염과 발 부상에도 불구하고 시즌 내내 중용돼 온 김민재가 드디어 공식적으로 휴식을 받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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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는 시즌 내내 혹사당한 끝에야 내려진 너무 늦은 결정이었다. 김민재는 이번 시즌 총 3593분을 소화해 팀 내 필드 플레이어 중 요슈아 키미히(4197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출전 시간을 기록했다.
특히 10월 프랑크푸르트전 이후 아킬레스건에 지속적인 통증을 호소했음에도 선발에서 빠지는 일 없이 강행군을 이어갔다.
그러나 김민재에 대한 보호는 없었다. 뮌헨은 센터백 자원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그를 쉴 틈 없이 출전시켰고, 결과적으로 김민재는 UEFA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실수를 범한 뒤 지나치게 집중적인 비판의 대상이 됐다.
독일 매체들조차 "그는 제대로 점프도 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보도했을 만큼, 그의 몸 상태는 이미 한계에 다다른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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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독일 매체 "바바리안 풋볼 워크스"는 이 같은 상황을 두고 구단이나 코칭스태프보다는 김민재 본인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취지의 비판적인 시각을 내놓았다.
매체는 김민재의 휴식 소식을 전하면서 "선수는 항상 경기를 뛰고 싶어한다. 그러나 어떤 시점에서는 팀 의료진과 코칭스태프가 개입해 출전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전제하면서도, "지금 이 상황에서 누군가를 손가락질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김민재 본인도 통증을 참고 경기를 강행했고, 뮌헨도 그를 말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이어 "한국과 독일의 문화적 시각차도 존재한다"면서 "이번 사례는 다른 선수들에게도 교훈이 될 수 있다. 반드시 참고 뛰는 것이 항상 최고의 선택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국에서는 '끝까지 참고 버티는 정신'이 미덕일 수 있지만, 유럽에서는 그것이 장기적으로 팀과 선수 본인 모두에게 손해를 끼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러한 시각은 다른 독일 현지 매체의 보도와도 일부 맥을 같이한다.
또 다른 독일 유력지 '빌트' 역시 8일, 김민재가 아킬레스건 부상에도 불구하고 경기 출전을 강행했으며, 뚜렷하게 '못 뛰겠다'는 의사를 콤파니 감독에게 밝힌 적은 없었다고 보도했다.
시즌 내내 동료 수비진들의 부상에 시달린 팀을 위해 헌신한 선수를 두고 어이없는 비판 시각을 내놓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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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시즌 내내 헌신을 다한 김민재에게 쏟아진 지나친 혹사와 비판은 단순한 개인 차원의 문제로만 보기 어렵다.
최근에는 김민재를 둘러싼 상황이 단지 과도한 출전과 부상의 문제가 아니라, 이른바 '아시아 패싱' 논란과도 맞물리며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아시아 패싱'은 유럽 무대에서 활동 중인 아시아 국적 선수들이 팀 내 의사결정 구조나 내부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소외되거나, 충분한 보호를 받지 못하는 상황을 지적하는 표현이다.
해당 논란은 뮌헨이 분데스리가 우승을 확정한 직후 공개한 공식 우승 축하 콘텐츠에서 김민재를 배제하는 실수를 저지르면서 확산됐다.
구단 유튜브 채널에 게시된 우승 기념 영상 썸네일에는 주축 선수 10명이 포함되었지만, 시즌 내내 핵심 수비수로 활약한 김민재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던것이다.
이 사실이 한국 팬들 사이에 알려지자 '인종차별이 아니냐'는 격앙된 반응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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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커지자 뮌헨은 해당 이미지를 교체했고, 다음 날 김민재의 우승을 축하하는 사진을 구단 한국어 SNS 계정을 통해 별도로 게재하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구단의 해명 방식은 논란을 가라앉히기엔 역부족이었다. "김민재의 열정과 헌신은 우리에게 큰 힘이 됐다"며 전한 메시지는 한국 계정에만 게시되었고, 글로벌 계정에는 김민재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
뿐만 아니라, 뮌헨은 김민재를 처음 소개하는 해당 게시물에서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한 첫 한국 선수"라는 표현을 사용해 또 다른 실수를 범했다.
이는 2018-2019시즌 뮌헨 소속으로 분데스리가 우승을 경험한 정우영(현 슈투트가르트)을 간과한 표현으로, 또 다른 한국 선수를 무시하는 듯한 오류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고 해당 표현은 이후 삭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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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은 단순한 실수의 연속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유럽 무대에서 두 시즌 연속 리그 우승을 차지한 유일한 한국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김민재가 클럽 차원의 공식 콘텐츠에서 반복적으로 배제되는 것은 구조적인 차별 문제라는 것이다.
김민재는 이번 시즌, 뮌헨의 수비진 붕괴 속에서 사실상 유일한 대체 불가 자원이었다. 다요 우파메카노, 이토 히로키, 에릭 다이어 등 수비진의 연쇄 부상 속에서 그는 매 경기 팀의 뒷문을 지키며 과중한 역할을 수행했다.
하지만 시즌이 끝나자 돌아온 건 부상 가득한 몸과 구단의 미흡한 배려뿐이었다.
뮌헨은 과연 해당 논란을 어떻게 평가하고, 김민재의 미래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갈 것인지 한국 팬들의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연합뉴스/뮌헨 인스타그램/뮌헨 유튜브 캡처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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