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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의 한 상가에 대출은행과 대부업체의 모습이 함께 보이고 있다. /뉴스1 |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7월 시행된다. 금융 당국은 이달 중 세부안을 발표하는데, 3단계 DSR부터 2금융권도 규제 대상이 된다. 스트레스 DSR이란 금리 변동 가능성을 반영해 대출 금리에 가산 금리(스트레스 금리)를 더해 대출 한도를 산출하는 제도다. 스트레스 금리가 붙으면 대출 한도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2금융권까지 3단계 DSR이 시행되면 경기 불황에 생계 대출이 필요한 중저신용자들도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전날 오전에 열린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이달 내 3단계 스트레스 DSR 구체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금융 당국은 오는 7월 1일부터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이번 3단계에서는 이전까지 적용되지 않았던 보험, 카드 및 캐피탈 등 2금융권도 포함된다.
현 2단계에서는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과 2금융권의 주담대에만 스트레스 금리를 적용하는데, 3단계부터는 은행권 및 2금융권의 모든 가계대출에 스트레스 금리가 붙는다. 금리 수준은 기존 2단계 0.75%포인트에서 3단계에는 1.5%포인트(잠정)로 두 배 가까이 상향될 전망이다.
2금융권은 그동안 스트레스 DSR의 규제 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금융 당국은 2금융권의 대출 건전성을 강화하고 부실 위험을 줄이기 위해 3단계부터 규제에 편입시키기로 했다. 또 2금융권 대출은 대출자에게 더 높은 금리를 부과하고 있기 때문에, 제도 적용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이어져 왔다. 3단계 시행 시에는 주택담보대출 위주로 적용되던 규제가 신용대출과 자동차 금융, 할부에도 도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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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 /뉴스1 |
2금융권에서는 예정대로 7월에 3단계 규제가 시행되면 대출 실행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주택 수요 및 가계 대출 증가 폭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 기조와 맞물려 한도가 줄어들기 전에 막바지 수요가 몰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경기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저신용자와 자영업자 등 취약 금융 소비자의 대출 여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2금융권의 경우 생계형 자금을 빌리는 중저신용자의 비율이 압도적인데, DSR 3단계 규제로 대출 심사가 더 까다로워지면 추가 신규 대출이나 기존 대출 연장도 어려워질 수 있는 것이다.
최근 경기 부진이 장기화하며 ‘불황형 대출’로 불리는 카드론과 보험계약대출 등 서민 급전 대출은 급증하는 추세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카드론 잔액은 지난 분기 말 기준 42조3720억원으로 역대 최다 금액을 기록했으며, 보험계약대출 잔액 역시 지난해 말 71조6000억원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
2금융권 관계자는 “DSR 규제가 가계 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조치임을 이해하고 잘 따를 것이나, 중저신용자에게는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지난해 말부터 금융 당국이 서민 급전 창구인 카드론 심사를 강화하고 있는데, 3단계가 실행되면 금융 소비자들의 대출 가능 금액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서연 기자(mins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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