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경찰이 7일(현지시간) 뉴욕시 컬럼비아 대학교 캠퍼스에서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대를 봉쇄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기말고사를 며칠 앞두고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수십명의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캠퍼스 버틀러 도서관을 점거했고, 이날 오후 경찰이 이들을 체포했다. UPI연합뉴스 |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에 반대하며 컬럼비아 대학교 도서관을 점거하고 시위를 벌이던 수십명의 학생들이 경찰에 체포됐다.
로이터통신은 최소 40~50명의 학생들이 케이블 타이로 손이 묶인 채 경찰 차량에 탑승하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해 대학가를 휩쓸었던 가자지구 전쟁 반대 시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였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컬럼비아대 신문 컬럼비아 데일리 스펙테이터는 약 75명의 시위대가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학생운동 단체인 컬럼비아 대학교 아파르트헤이트 철폐(CUAD)가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영상에는 시위대가 두건과 마스크를 쓰고 시위를 벌이는 모습과 무장을 한 경찰이 컬럼비아대 버틀러 도서관 열람실에 진입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컬럼비아대 아파르트헤이트 철폐(CUAD)가 엑스에 올린 시위 모습. 사진출처 CUAD 엑스 계정 |
시위대는 7일 오후 버틀러 도서관 2층을 점령하고 “가자를 위한 시위”라는 현수막을 들고 이스라엘의 가자 침공으로 이익을 얻고 있는 펀드와 기업에 대한 대학의 “투자 철회”를 촉구하는 유인물을 배포했다. 이들은 “우리는 쓸모없는 지식인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폭력적 억압에 맞서 굳건히 서 있다”고 온라인에 게시된 성명에서 밝혔다. 이들은 팔레스타인 해방의 상징으로 사용돼 온 흑백 체크무늬의 두건을 착용했다.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은 이 시위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며 컬럼비아대로부터 경찰 지원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7일 소셜미디어 엑스에 “컬럼비아대 도서관을 점거한 불법 침입자들과 파괴자들의 비자 상태를 검토하고 있다”며 “하마스 지지 폭력배들은 더 이상 우리 위대한 나라에서 환영받지 못한다”고 썼다.
7일(현지시간) 뉴욕 컬럼비아 대학교 캠퍼스 버틀러 도서관에서 시위가 벌어진 후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대가 공공 안전 요원들에게 구금된 후 뉴욕 경찰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이번 시위는 컬럼비아대가 지난해 캠퍼스에서 벌어진 가자지구 전쟁에 반대하는 학생 시위를 이유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4억달러(약 5580억원) 규모의 연방 연구 지원금을 철회당하며 갈등을 겪고 있는데 발생했다. 컬럼비아대는 지난 임시 총장을 교체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안을 받아들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몇 달간 시위에 연루된 학생에 대한 탄압에 나섰다. 컬럼비아대 졸업생이자 팔레스타인 활동가인 마흐무드 칼릴은 지난 3일 체포돼 현재 루이지애나 이민자 감옥에 수감돼 있다. 팔레스타인 영주권 소지자이자 컬럼비아대 학생인 모흐센 마흐다위는 구금돼 있다 최근 석방됐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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