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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파키스탄 교전 숨고르기…강경파 파키스탄 군부가 확전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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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가 영유한 카슈미르의 스리나가르 인근 우얀에서 7일 주민들이 인도-파키스탄의 교전으로 추격된 비행기의 잔해를 쳐다보고 있다. 파키스탄 쪽은 이 교전에서 인도 전투기 5대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AFP 연합뉴스

인도가 영유한 카슈미르의 스리나가르 인근 우얀에서 7일 주민들이 인도-파키스탄의 교전으로 추격된 비행기의 잔해를 쳐다보고 있다. 파키스탄 쪽은 이 교전에서 인도 전투기 5대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AFP 연합뉴스


인도와 파키스탄이 카슈미르 테러 사건을 놓고 군사 공격을 주고받고서는 숨 고르기를 하고 있다. 양쪽은 군사적 대결을 풀지 않고 있으나, 상대에게 보복했다고 자평해 확전에서 벗어나는 탈출구를 마련하고 있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7일 밤 대국민 연설에서 인도의 공격에 대해 응답했다고 밝혔다. 샤리프 총리는 전날 인도가 파키스탄에 공격을 가하는 실수를 저질렀다며 “그들은 대가를 치러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는 파키스탄 공군 전투기들이 1시간 교전 끝에 인도 전투기 5대를 격추했다며 “이것이 그들에 대한 우리 쪽의 응답”이라고 말했다. 이는 파키스탄이 인도 전투기를 격추함으로써, 인도의 공격에 대해 보복을 했다는 시사이다.



인도 전투기를 격추했다는 파키스탄의 주장에 대해 인도 쪽은 논평을 거부했고, 파키스탄 쪽도 증거를 내놓지는 않았다. 하지만, 군사 충돌이 벌어진 카슈미르의 일부 지역에서는 비행기들이 추락하는 광경이 목격됐다는 보고가 있었다.



인도는 7일 새벽 자국과 접경한 파키스탄 및 파키스탄 영유 카슈미르의 9곳에 전투기 등을 동원해 공격을 가했다. 이는 지난 4월22일 인도령 카슈미르의 파할감에서 26명의 관광객 등이 숨진 테러 사건에 대한 보복이다. 이 공격 이후 양쪽은 접경지대에서 포격을 교환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인도의 공격으로 31명이 숨지고 57명이 다쳤다고 주장하고, 인도는 적어도 15명 민간인이 파키스탄의 포격으로 숨졌다고 주장했다.



인도는 이번 공격은 파할감 테러 사건과 같은 임박한 공격에 대한 정보에 기반했다며, 상황을 격화하지 않는 선에서 이뤄진 공격이라고 설명했다. 또, 공격 목표가 아닌 다른 부수적 피해도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인도는 파키스탄의 군사 시설을 공격하지 않았음을 강조하고 있다. 군사 분석가들은 인도가 자신들의 행동이 온건하게 비치게 하는 한편 파키스탄 쪽에는 출구를 주려는 것이라고 짚었다. 인도 뉴델리의 싱크탱크인 ‘옵저버 리서처 재단’의 하르시 판트 부소장은 “인도는 상황이 격화되는 사다리에 오르는 위험을 인지한다”며 “이는 파키스탄에 재량 공간을 주고 있고, 이를 수용하냐 아니냐는 파키스탄 몫이다”고 말했다.



국경 지역에서 포격이 교환되나, 양쪽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등 국제사회가 추가적인 격화를 피하라고 촉구하는 가운데 신중한 접근을 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공격이 “수치스럽다”며 전투가 “매우, 매우 빨리” 끝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브리언 휴즈 백악관 국가안보회 대변인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인도와 파키스탄에게 상황을 완화하고 추가적인 격화를 막기 위해 양국 지도부 사이의 통로를 재개통하라고 권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최근 인도와의 관계는 증진했으나, 파키스탄에 대한 영향력이 감소해왔다. 하지만, 트럼프의 재집권 뒤 파키스탄의 관계도 개선됐다는 평가가 있다. 트럼프 1기 집권 때 국가안보회의 남·중앙아시아 담당 관리였던 리사 커티스는 월스트리트저널에 “트럼프 행정부는 파키스탄에 상황이 격화되면 그동안의 관계 개선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태의 진정과 격화에서 최대 변수는 파키스탄 군부다. 파키스탄 국정에서 최대 세력인 군부는 이번 분쟁을 통해 자신의 입지를 다시 강화하려고 할 수 있다.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군 참모총장은 인도에 대한 강경파로 평가된다. 그는 파키스탄 안보를 보장할 수 있는 건 군밖에 없다는 인식을 다시 강화하려는 기회로 이용할 수 있다고 인도 쪽 평론가들은 진단한다.



무니르 참모총장은 인도가 공격하기 며칠 전에 한 연설에서 인도-파키스칸 분쟁을 종교전쟁으로 규정하고 카슈미르는 “우리의 급소”라고 지칭했다. 이 표현은 파키스칸 건국의 아버지인 모하메드 알리 진나 초대 총리가 말했던 표현이다. 무니 총장은 “우리는 이를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카슈미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2024/2025 회계연도 인플레이션이 25%에 달하는 파키스탄의 사회경제적 위기는 군부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인도 역시 미국의 대중국 디커플링의 수혜를 얻기 위해 제조업 유치와 확대에 박차를 가하는 현실에서 파키스탄과의 확전은 치명적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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