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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2040년대에 ‘잠재성장률 0.1%’까지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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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2040년대에 ‘잠재성장률 0.1%’까지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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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잠재성장률 전망치 2년전보다 낮춰
급격한 인구 고령화, 생산성에도 부정적
“진입장벽 낮춰 혁신기업 개척 유도해야”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인구 고령화로 인해 한국 잠재성장률이 15년 뒤부터는 0.1%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KDI가 3년 전 발표한 전망보다 크게 떨어진 수치로 한국은행의 전망치(0.7%)보다도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KDI는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생산성이 높은 혁신 기업이 생길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추고, 일·가정 양립 등을 통해 노동력 감소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DI는 8일 ‘잠재성장률 전망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하락세를 지속해 2040년대에는 0.1%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KDI는 올해 1.8%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이 2030년대에는 평균 0.7%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잠재성장률이란 한 나라 경제가 가진 자본, 노동력, 자원 등을 모두 활용해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최대한 이룰 수 있는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말한다.

이는 3년 전 KDI 전망치보다 한참 낮다. 당시 KDI는 2030년대에는 평균 잠재성장률이 1.3%, 2040년대에는 0.7%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잠재성장률 전망치와 비교해도 비관적이다. 한은은 2040년 초반 잠재성장률은 0.7%, 중후반에는 0.6%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KDI는 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를 잠재성장률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급속히 진행되는 고령화가 노동 투입은 물론, 생산성 향상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인구 고령화에 총요소 생산성이 낮아지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2019년 정점(3763만명)을 찍은 뒤 빠르게 줄고 있으며, 고령인구(65세 이상)는 2025년 20.3%에서 2050년 40.1%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KDI는 그러나 인공지능(AI) 기술 발전과 경제 구조개혁 등의 영향으로 생산성이 반등하면 2040년에도 평균 0.5% 성장할 것이라는 ‘낙관 시나리오’도 제시했다. 반면 통상갈등이 지속되고 경제 구조개혁이 지체되는 ‘비관 시나리오’에서는 2040년대에 -0.3%까지 잠재성장률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경제 구조개혁을 통한 총요소 생산성 개선에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진입장벽 완화를 통해 생산성이 높은 혁신 기업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경쟁을 제한하는 규제를 개선해 생산성 향상의 유인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노동력 감소를 완화하기 위해 일·가정 양립, 고령층 경제활동 촉진, 노동시장 개방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KDI는 이어 “급속한 고령화에 따라 국민연금, 기초연금 등 공적 연금이 정부 재정에 작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공적 연금 체계를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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