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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손 떼라” vs 黨 “알량한 자리 지키려 한심” 韓 “예의 없어”…국힘 단일화 막장 충돌

동아일보 박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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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단일화 관련 회동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단일화 관련 회동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대선 후보 단일화를 두고 국민의힘 내분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는 당 지도부가 강행하고 있는 ‘11일 전 단일화 로드맵’을 거부했다. 로드맵을 강행할 경우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대신 “14일 방송토론과 15, 16일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화 하자”고 역제안했다.

이에 당 지도부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11일 전까지 단일화를 완성해야 한다는 기존 방침을 고수하며 김 후보의 제안을 일축했다. 당 지도부는 김 후보를 향해 “알량한 후보 자리를 지키려 한다, 한심하다” 등의 원색적인 비난도 쏟아냈다. 한 전 총리도 “기본적인 예의도 없다”며 김 후보 비판에 가세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5.5.8/뉴스1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5.5.8/뉴스1


● 金 “당 지도부, 손떼라”

8일 김 후보는 여의도 선거 캠프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당 지도부를 향해 “후보 단일화란 미명으로 정당한 대선 후보를 끌어내리려는 작업에서 손 떼라”고 밝혔다.

그는 “본선 후보 등록도 하지 않겠다는 무소속 후보를 위해 김문수를 끌어내리려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한 전 총리를 향해서도 “이런 시나리오를 사전에 알고 계셨나. 그래서 당의 치열한 경선이 열리고 있을 때 대행 직을 사임하고 무소속 후보로 등록한 것인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이런 식의 강압적 단일화는 아무런 감동도 서사도 없다”며 “단일화 시너지와 검증을 위해 일주일 간 각 후보들은 선거 운동을 하고 다음주 수요일에 방송토론, 목요일과 금요일에 여론조사를 해서 단일화하자”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이날 국민의힘 당헌 제74조에 규정돼있는 ‘당무 우선권’도 재차 꺼내들었다. 그는 “당무 우선권을 발동한다”며 “ 현시점부터 당 지도부는 강압적 단일화 요구를 중단하고, 이재명의 민주당과 싸움의 전선으로 나가자”고 했다.

당 지도부에 대한 법적 대응도 열어놨다. 김 후보는 당 지도부가 추진하고 있는 토론회에 불참을 선언하며 “이것은 불법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해서 이 반민주적이고 강압적인 폭거를 막아내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도 김 후보는 “정당한 절차와 정당한 경선을 거친 후보를 당 몇몇 지도부가 끌어내리려는 해당행위를 하고 있다”며 “지금 진행되는 일련의 과정이 ‘단일화’냐 ‘후보 교체’냐”고 비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5.5.8/뉴스1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5.5.8/뉴스1


● 당 지도부 “金, 알량한 후보 자리 지키려해 한심”

국민의힘 지도부는 김 후보의 주장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11일 전 단일화’를 위한 당 지도부의 계획을 예정대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나흘 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주어진 이틀 안에 단일화를 반드시 성사해야 한다”며 “(이날 예정된) 토론회가 성사되지 못해도 여론조사는 예정대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6시 유튜브 생중계로 김 후보와 한 전 총리 간 토론회를 실시하고, 같은 날 오후 7시부터 9일 오후 4시까지 당원투표와 국민여론조사를 실시해 각각 50%씩 반영해 단일 후보를 선출한다고 계획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김 후보의 지지율이 더 높았으면 한 전 총리를 (대선 후보로) 끌어냈겠느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알량한 후보 자리를 지키기 위해 오늘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생각해온 민주화 투사가 맞는지, 세 번의 국회의원과 두 번의 경기지사, 고용노동부 장관을 역임한 중견 정치인이 맞는지 의심이 들었다”며 “정말 한심한 모습이었다”고 비판했다.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8일 오전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지지자들과 인사 나누고 있다. 2025.5.8/뉴스1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8일 오전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지지자들과 인사 나누고 있다. 2025.5.8/뉴스1


● 韓 “김문수, 단일화 약속 지켜라”

한 전 총리도 이전과는 달리 김 후보 압박에 가세했다. 그는 이날 “(김 후보에게) 후보가 되면 즉각 단일화 논의를 시작하겠다던 약속을 지키라고 오늘 이야기하겠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이날 2차 단일화 회동을 앞두고 있다. 김 후보를 향해서는 “대단히 사실이 아닌 일들을 말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도 냈다.

한 전 총리는 이날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전날 회동에 대해 “김 후보가 아무것도 가져오지 않았다. 어떠한 대안도 없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단일화 관련 어떤 대안도 없이 ‘당이 본인을 괴롭힌다’, ‘내가 당을 대표하는 사람인데 왜 내 마음대로 할 수가 없느냐’ 이런 말씀들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한 전 총리는 또 “김 후보 팀과 김 후보가 말하는 것들 중 대단히 사실이 아닌 일들이 있다”며 “오늘 오후 4시 회동이 끝나면 김 후보와 같이 여러분 앞에 서서 사실이 아닌 것은 아니라고 확고히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왜 한덕수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 나왔는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정말 기본적인 예의도 없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어 “저는 헌법을 바꾸고 약자를 보호하며 좋은 제도를 만들고 통상문제 해결해서 우리나라를 지속가능한 좋은 나라로 만드는 것 외에 아무런 욕심도 욕망도 없다는 취지를 국민들이 충분히 알아주시리라고 믿고 왜 대통령 후보로 나설 수밖에 없었는가 말씀 드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김 후보가) 잘못하고 있는 것, 분명히 잘못한 것을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다만 한 전 총리는“국가와 민족을 생각하고 약자 보호를 제대로 하고 통상 마찰 등 국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단일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당 지도부가 주도하는 토론회에도 예정대로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오후에 하려고 했던 토론회도 당이 정하는 것이라면 김 후보가 참석하든 참석하지 않든 토론회 장소에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김 후보가 요청한 오후 4시 면담도 일정을 조정해 참석할 것”이라고 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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