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헤럴드경제 언론사 이미지

국힘 대선후보 단일화 ‘진흙탕 싸움’

헤럴드경제 김진,주소현,서정은
원문보기

국힘 대선후보 단일화 ‘진흙탕 싸움’

속보
경찰, 윤영호 2차 조사 불발…한학자 접견은 3시간만에 종료
김문수 “당무우선권…지도부 손떼라”
지도부 “당주도 단일화…책임 감수”
권성동 “알량한 후보 지키려…한심”
韓 측 “단일화 하지 말자는 이야기”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선거 캠프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상섭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선거 캠프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상섭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국민의힘 지도부를 향해 “지금 진행되는 강제 단일화는 강제적 후보 교체이자, 저 김문수를 끌어내리려는 작업”이라며 단일화 절차를 즉시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김 후보는 당헌에 명시된 대선 후보의 당무우선권 발동을 선언하고,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한 법적 대응도 열어놨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모든 책임은 비대위원장이 짊어지겠다”라며 당 주도의 단일화 절차 강행을 못박았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대하빌딩 선거캠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자격으로 당헌 제74조의 당무우선권을 발동한다”라며 “현시점부터 당 지도부 강압적 단일화 요구 중단하시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후보의 동의를 받지 않고 당이 일방적으로 정한 토론회에 불참하겠다”라며 “불법이기 때문에 응분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대응을 예고했다. ▶관련기사 10면

김 후보는 “이런 식의 강압적 단일화는 아무런 감동도, 서사도 없다”라며 “시너지와 검증을 위해 일주일간 각 후보들은 선거 운동을 하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주 수요일(14일) 방송 토론, 목요일(15일)과 금요일(16일) 여론조사를 해서 단일화하자”고 구체적인 일정을 제안했다. 이어 “이대로 가다가는 공멸의 길”이라며 “법적 분쟁으로 갈 수 있다. 즉시 중단하시라”고 거듭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김 후보는 “이 시간 이후에도 한덕수 후보와 나라를 구하기 위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며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와 단일화 추가 협상 의지를 밝혔다. 이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해 이 반민주적이고, 강압적인 폭거를 막아내겠다”라며 “저 김문수는 정정당당한 대통령 후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권 위원장은 김 후보의 입장 표명 직후 이어진 비대위 회의에서 “오늘부터 당 주도의 단일화 과정이 시작된다”라며 강행 의사를 확인했다. 권 위원장은 “이재명 독재를 막을 수 있다면 그 어떤 책임도 감수하겠다”라며 “저를 밟고서라도 두 분 후보께서 반드시 일어나서 승리로 이끌어주길 바란다”고 했다.

또 권 위원장은 “김문수 후보가 조금 전 회견에서 한덕수 후보를 누가 끌어냈느냐고 했는데, 저는 바로 김문수 후보가 끌어냈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위원장은 “국민의힘은, 그리고 그 전신 정당은 대통령과 주변의 잘못된 결정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라며 “우리는 거기서 교훈을 얻어야 되고, 대통령 후보의 잘못된 결정이 있을 때 반드시 고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김 후보를 겨냥해 “당원들의 명령을 무시한 채 그 알량한 대통령 후보 자리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정말 한심한 모습”이라고 날을 세웠다.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 측은 김 후보의 제안에 “단일화 하지 말자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한 후보는 이날 오전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김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와 관련해 “김 후보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는 어어 기자들과 만나 “이 문제는 단순히 두 후보 간의 갈등이 아니라 국민의 근본적인 문제와 직결된 사안”이라며 “사소한 감정으로 움직이는 것은 구정치인이나 하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한 후보는 “김 후보가 직접 ‘단일화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약속했다”며 “그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국민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후보 측은 김 후보의 입장에 날선 발언을 내놨다. 한 후보 측 이정현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김 후보의 제안을 두고 “단일화 하지 말자는 이야기”라며 “다음주에 되는 것이 왜 오늘은 안 되는가. 정말 궁색하다”고 평가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상대후보에 대한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는게 불보듯 뻔한데 특별한 이유없이 다음주부터 (단일화를) 하자는게 상식적으로 이해되는가”라고도 비판했다.

한편 국민의힘 비대위는 전날 밤 10~11시 비대위와 당 선거관리위원회를 연달아 열고 당 주도의 단일화 로드맵을 의결했다. 8일 오후 6시 유튜브 생중계를 통한 김·한 후보의 ‘일 대 일’ 토론을 실시하고, 당일 오후 7시부터 9일 오후 4시까지 단일화 후보 선호도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내용이다. 여론조사는 경선 룰과 같은 ‘당원 선거인단 50%, 일반 국민(국민의힘 지지층 및 무당층) 50%’ 방식이다.

이는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 당 선관위 심의와 비대위 의결로 후보자 선출에 대한 사항을 정할 수 있도록 한 당헌 제74조의 2(대통령 후보자 선출에 대한 특례) 조항에 근거한 것이다. 지도부는 전날 전 당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단일화 찬반 여론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높은 ‘후보 등록일(11일) 이전 단일화’ 여론과 김·한 후보의 1차 단일화 협상 결렬 등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진·주소현·서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