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후보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선거사무실에서 한덕수 무소속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쪽이 당 지도부의 ‘도장런’(도장을 들고 달아남)으로 제2의 ‘옥새 파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을 두고 8일 “그러면 우리 당은 대통령 후보를 내지 못한다”고 말했다.
옥새 파동은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옛 국민의힘)에서 친박근혜계와 비박근혜계 사이의 공천 갈등이 격화하자, 김무성 당시 대표가 일부 지역구 후보 공천장에 당대표 직인 날인을 거부한 일을 일컫는다. 당대표 직인이 없으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로 등록할 수 없다.
김 후보 쪽 김재원 비서실장은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어제 저녁 급히 (캠프에서) 법률 검토를 한 결과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대선 후보 공천장에 당대표) 직인을 찍어주지 않으면 대통령 후보로 등록할 수 없는 건 틀림없다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그 경우 우리 당은 대통령 후보를 내지 못한다. 그런 불행한 사태가 벌어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당이 김 후보의 선관위 후보 등록을 막더라도, 한덕수 무소속 후보를 국민의힘 후보로 내긴 어렵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후보를 한덕수 무소속 후보로 교체하려면 전당대회를 열어야 하는데, 서울남부지방법원은 김 후보를 지지하는 일부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낸 전당대회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의 결론을 이르면 9일 낼 것으로 보인다.
김 실장은 “(당 지도부가 대통령 후보 선출 절차와 관련해) 하다하다 별 해괴망측한 규정을 다 들고 나오는데 우리 당 지도부가 귀신에 홀린 것인지 또 법률가들인데도 왜 저러시는지 정말 걱정스럽다. 이게 지금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공당이 맞나”라며 “지금은 당 지도부가 이재명 후보에게 정권을 헌납하기 위해서 몸부림을 치고 있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도부가 선거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고 김문수 후보를 끌어내리는 것이 유일한 목적인 듯이 움직이는 것 같아 애통하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전날 심야에 당 지도부가 ‘9일까지 여론조사로 단일화’를 통보한 데 대응해 ‘15~16일 여론조사로 단일화’를 제시했다. 이에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여론조사는 예정대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맞섰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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