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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수 제한’ 풀린 현대차·기아, 중고차 시장서 영향력 커지나 [여車저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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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부터 중고차 시장 점유율 제한 조치 해제
신차 판매 연계 등 공격적 마케팅 가능성
업계 “현대차·기아 인증중고차, 투명성 최대 강점”
현대차 인증 중고차 양산 센터에서 검사원이 매물을 정밀 진단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차 인증 중고차 양산 센터에서 검사원이 매물을 정밀 진단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에 적용돼 온 중고차 시장 점유율 제한 조치가 이달을 기점으로 해제되면서 국내 중고차 시장 판도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10월 인증 중고차 사업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줄곧 유지돼 온 시장 점유율 자율 제한 조치가 지난 1일 종료됐다.

중고차판매업은 지난 2013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대기업의 시장 참여가 제한돼 왔다. 그러나 2019년 2월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기한이 지나면서 현대차·기아도 2022년 1월 중고차매매업 사업자등록을 시작, 인증중고차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양사는 정부와 1년여 간의 조율을 거쳐 지난해 10월 국내 완성차 제조사 가운데 최초로 인증중고차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다만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는 영세 중고차 사업자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명목 아래 2022년 대기업 중고차 시장 진출 관련 최종 권고안을 확정하고, 양사에 사업 진출 2년간 전체 중고차 거래 대수 판매 제한을 권고한 바 있다.

이같은 권고안에 따라 현대차가 판매할 수 있는 중고차는 2023년 5월 1일부터 2024년 4월 30일까지 전체 시장 점유율의 2.9%, 2024년 5월 1일부터 2025년 4월30일까지 4.1%로 각각 제한됐다. 기아 역시 시기별로 2.1%, 2.9%씩 제한됐다.

업계에서는 이달부터 시장 점유율 제한 조치가 해소된 만큼 양사 모두 인증중고차 사업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그동안 중고차 시장이 정보의 비대칭성이 커 저품질 제품이 거래되는 대표적인 ‘레몬 마켓’으로 꼽혀왔다는 점도 현대차·기아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접수된 중고차 구입 관련 소비자 피해 구제 신청은 총 330건이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1년 94건, 2022년 112건, 2023년 124건으로 소비자 피해구제 건수가 해마다 증가했다.

현대차·기아는 거래 투명성과 신뢰도를 제고하기 위해 완성차 제조사만이 제공할 수 있는 특화 서비스와 보증 시스템 등 차별화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기존에 보유한 차량을 인증 중고차 서비스를 통해 매각한 후 신차를 구입하면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트레이드인 프로그램(중고차 보상매입서비스)’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신차 보증 기간이 만료되거나 잔여 보증 기간이 1년, 2만㎞ 미만 중고차를 샀을 때에는 구매 시점 기준 보증 기간(1년, 2만㎞)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현대차는 인증 중고차 사업 출범 이후 전국 각지에 인증중고차 센터를 개소하고, 대고객 서비스를 개편하는 등 사업 영역 확대를 위해 분주한 행보를 이어왔다. 실제 현대차는 경기 용인(538대)과 경남 양산(800대), 전북 군산(200대) 등에 인증 중고차 센터를 잇달아 구축했다.

이외에도 지난해 2월에는 미쉐린코리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각각 ‘인증중고차용 타이어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 중고차를 매입 후 상품화하는 과정에서 타이어 교체가 필요한 경우 차종과 기존 장착된 타이어 종류에 따라 미쉐린 또는 한국타이어의 신차용 제품을 장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기아 역시 차량 출고 단계부터 사후 관리까지 인증 중고차 고객에게 체계적인 서비스를 지원하는 ‘리멤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기아는 올해 3월 열린 제8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업 목적에 ‘부동산 개발업’을 추가했다.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중고차 사업 확장을 위해 대규모 매매단지 조성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중고차 판매업자는 물론 최근 비대면 인증중고차 판매 플랫폼을 비롯해 렌터카 업체들도 중고차 시장에 뛰어들고 있고, 시장 영향력을 넓히기 위한 업체 간 경쟁도 덩달아 치열해지고 있다”라며 “특히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확보한 현대차·기아의 경우 인증 중고차와 연계한 신차 보상 판매 등 차별화된 전략을 실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