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과 김무성은 단일화 성사까지 단식
심야 의총-비대위-선관위, ‘단일화 로드맵’ 의결
‘김문수와 당 중 누가 굴복하나’ 치킨게임 양상
결국 대선 경선 ‘흥행도 단일화 효과도’ 증발
내부 인사 못 세우고 ‘용병’들에 맡긴 후과 지적도
심야 의총-비대위-선관위, ‘단일화 로드맵’ 의결
‘김문수와 당 중 누가 굴복하나’ 치킨게임 양상
결국 대선 경선 ‘흥행도 단일화 효과도’ 증발
내부 인사 못 세우고 ‘용병’들에 맡긴 후과 지적도
국민의힘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의 7일 단일화 협상이 결렬되자 권성동 원내대표가 단식에 돌입하고 지도부가 ‘단일화 로드맵’을 밀어붙이는 등 당의 단일화 압박이 점입가경으로 흐르고 있다. 김 후보와 당 중 하나가 굴복해야 끝나는 치킨게임 양상이다. 당 주류인 친윤석열(친윤)계가 한 후보에게 매달리다 경선 흥행도, 단일화 상승 효과도 날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날 밤 비상대책위원회의와 선거관리위원회를 잇따라 열고 단일화 로드맵을 의결했다. 두 후보 간 협상에 진척이 없으면 오는 8일 오후 6시 일대일 후보토론회를 하고, 8~9일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방식으로 단일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당 지도부가 심야에 연쇄 회의를 열어 속전속결로 이런 안을 의결하면서 김 후보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로 3일 연속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김 후보에게 신속한 단일화를 촉구했다. 권 원내대표는 협상 결렬 후 의원총회에서 “김 후보에게 간곡히 요구한다. 고개 숙여 부탁한다”며 “더는 물러설 수 없다는 절박함에 오늘부터 단식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다른 의원들에게 “이제 행동할 때”라며 동참을 요구했다.
이에 앞서 당대표 출신인 김무성 상임고문 등은 이날 상임고문단 긴급 회동 후 단일화를 촉구하는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그 여파가 의원들에게로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
김기현 의원은 SBS라디오에서 “매일매일 속이 타들어간다”며 “조금 늦었지만 ‘김문수스러운’ 통 큰 합의를 이뤄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이날 YTN라디오에 나와 “김 후보가 사실상 (단일화하겠다는) 각서를 쓴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당 지도부는 전체 당원들에게 단일화 찬·반을 묻는 투표도 진행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 후보가 경선 때 한 후보와의 단일화를 내세워 사실상 한 후보의 지지율을 등에 업고 당선돼 놓고, 이제와 배신을 했다고 주장한다. “사기를 당했다”, “너무 믿었다”는 한탄도 나온다.
그러나 경선에 참여하지도 않은 한 후보만 바라본 당 지도부와 친윤계의 전략 실패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경선 시작 시점부터 당 후보 선출 이후 한 후보와 단일화를 추진한다는 이야기가 퍼지며 당 경선이 사실상 예선전으로 전락했다. 당 지도부도 전당대회 후 단일화에 무게를 실으면서 전당대회 흥행은 기대 이하였다. 유력 주자였던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런 경선에 참여하는 것이 의미없다고 판단해 경선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이 김 후보 선출 직후부터 한 후보와의 단일화만을 밀어붙이면서 김 후보에게 반격 빌미를 줬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형식상 당 후보의 인사 및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권한을 인정하지 않고, 여의도 당사에 대선 후보를 위한 공간도 마련하지 않은 것 등이 거론된다.
자기 쇄신의 결과로 내부 인사를 세우지 못하고, 용병들에게 대선을 맡긴 후과라는 지적도 있다. 김 후보를 잘 안다는 당 관계자는 “대선을 앞두고 새로 입당한 김 후보는 당에 딱히 빚진 것이 없다”며 “본인에게 마지막 대선 기회일텐데 순순히 양보할 것이라 생각한 것이 안이하다”고 말했다.
12·3 불법계엄으로 파면된 윤석열 정권의 국무총리(한 후보)와 장관(김 후보)으로 단일화를 하려다 사고가 났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친한동훈계 인사는 이날 기자와 만나 “둘 다 경선에 참여하면 표가 갈려 한동훈이 되니까, 김 후보는 경선에 들어오고 한 후보는 나중에 단일화하는 식으로 ‘한동훈 저지’ 시나리오를 짰다가 뒤통수를 맞은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젠 단일화를 하더라도 그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 당내에서도 제기된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렇게 갈등을 빚은 후에 단일화를 하면 패자가 아름답게 승복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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