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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계약 하루 전 멈춘 26조 체코 원전, 마무리 이상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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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계약 하루 전 멈춘 26조 체코 원전, 마무리 이상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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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사업비 26조원 규모 체코 원자력발전소 신규 건설 프로젝트가 최종 계약 서명 하루 전에 현지 법원 제지로 중단됐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한국 대표단이 서명식을 위해 프라하 현지로 가는 비행편에 탑승해 있던 시각에 나온 판결이어서 더 황당하다. 발단은 입찰 수주전에서 한국에 패한 프랑스전력공사(EDF)의 끈질긴 법적 문제 제기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체코 원전 수주는 ‘탈원전 폐기, K원전산업 복원’ 정책의 상징적인 성과물이다. 자해 같았던 문재인 정부 5년간 탈원전으로 손상된 원전의 연구개발, 사업화, 시공 건설 등 일련의 산업 생태계를 어렵게 복원하면서 이룬 큰 결실이었다. 윤석열 정부의 여러 공과는 논외로 치더라도, 한국형 원전의 체코 수출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산업금융과 외교력까지 종합한 주목할 만한 성과임은 다시 거론할 필요조차 없다. 그런 만큼 어떻게든 최종 계약 서명을 해내고 조기 착공에 들어가야 한다.

프랑스 EDF의 문제 제기는 세 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입찰 절차와 과정이 공개적이고 투명했나, 원자로를 100% 고정 가격으로 한 게 지속 가능한가, 한국수력원자력이 수주하면서 유럽 내 일부 국가가 주장하는 ‘유럽산 100%’라는 신규원전 건설 원칙과 부합하고 있나 등이다. 기껏 유럽 내 지역주의에 호소하는 모습인 데다 뒤늦은 트집 잡기 논리가 다분하다. EDF는 2년 전 폴란드 원전사업에서도 미국 웨스팅하우스에 패한 바 있다. 더구나 스웨덴 핀란드 이탈리아 네덜란드 슬로베니아 등 유럽 다수 국가가 원전 건설에 관심을 보이는 상황이 되다 보니 어떻게라도 체코 원전의 판을 뒤집고 계약을 따내려 사력을 다하는 것이다.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지방법원에 대한 체코 정부 반응을 보면 계약이 바로 흔들릴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방심할 수는 없다. 시일부터 늘어질 수 있다. 프랑스의 절박함이 무엇보다 큰 우려점이다. 체코 원전은 우리나라로서는 탈원전을 힘겹게 극복해 낸 ‘K원전 르네상스’의 상징 같은 사업이다. 산업부와 한수원은 계약이 조기 완결되도록 모든 힘을 다해야 한다. ‘대통령 대대대행’ 체제지만 각 부처 공무원들과 공기업 담당자들도 한층 긴장하면서 각자 소임에 차질이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