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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심'으로 대하니 만족도도 올라가요" 우리은행 시니어 점포 가보니 [그레이트 시니어 上]

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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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맑음 / 19.3 °
금융 상품 가입 권유나 압박 없고
시니어 눈높이 쉬운말로 반복 설명
고령자 모임장소 내부 '사랑채' 눈길


우리은행 '영등포 시니어플러스 영업점'은 고령층 고객의 모임 장소 등으로 이용이 가능한 '사랑채'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은행 '영등포 시니어플러스 영업점'은 고령층 고객의 모임 장소 등으로 이용이 가능한 '사랑채'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 오면 마음이 편안해. 은행 업무 안 봐도 눈치 주는 사람 없고 잠깐 앉아서 쉬었다 가도 되니 얼마나 좋은지 몰라.


지난달 15일 오후 우리은행 영등포시니어플러스 지점에서 만난 김철수(70ㆍ가명) 씨는 연신 함박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는 "다른 은행은 업무 처리가 어려워도 직원들에게 물어보기가 미안할 때가 많았는데, 여기는 우리 같은 노인들한테 눈높이에 맞춰 차근차근 설명해준다"고 했다. 그는 "이곳 지점만 찾게 된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영등포시니어플러스 지점은 우리은행이 2023년 4월 문을 연 시니어 특화 점포다. 입구부터가 일반 은행 점포와 다르다. 휠체어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경사로가 설치돼 있고, 내부에는 어르신들을 위한 푹신한 의자들이 놓여 있다. 특히 한쪽에는 고령자들의 모임 장소 및 금융 교육 공간으로 이용 가능한 '사랑채'가 넓직하게 자리잡고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직원들의 응대 방식이다. 직원들은 고령층의 이해도를 고려해 어려운 금융 용어는 최대한 배제하고 쉬운 말로 반복 설명하며 이해를 도왔다. 송금 같은 간단한 업무에도 젊은 고객보다 두세 배의 시간이 걸리지만 직원들은 고령자의 눈높이에 맞춰 꼼꼼하게 안내했다.

윤선정 부지점장은 "어르신들은 고지서 납부 문자 메시지 하나 확인하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업무 하나를 보는데도 20~30분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면서 "귀찮고 힘들다는 마음보다는 고객들이 만족할만한 서비스를 받고 돌아갔을때 뿌듯한 마음이 크다"라고 말했다.

섬세한 고객 대응은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으로도 이어진다. 대출받은 7000만~8000만 원을 가상계좌로 송금하려는 고령의 고객을 수상하게 여긴 직원이 끈질긴 설득과 경찰 신고로 추가 피해를 막았다. 단순한 금융 창구를 넘어 사회 안전망 역할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은행 영등포시니어플러스 지점에서는 예금, 송금 같은 기본 업무 외에도 상담이 이뤄지지만 불필요한 금융 상품 가입을 권유하거나 압박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직원 성과지표(KPI)에서 예외 적용한 우리은행의 과감한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사회적 가치를 우선하는 시니어 특화 점포지만 수익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급속한 고령화 시대에를 맞아 만 60세 이상 고령자는 이미 전체 인구의 25%를 넘어섰고 이들이 보유한 1인당 순자산은 50대 이상 중 가장 많다.

70대 최창기(가명) 씨는 "노령연금, 국민연금을 적금에 넣으며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면서 "워낙 직원들이 친절해 일부러 이 지점에서 상품에 가입했다"고 말했다.

[이투데이/문선영 기자 (mo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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