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전략가' 윤여준, 이재명 선대위 합류
"보수 빅텐트? 반명 아니라 신뢰 얻었어야"
"이재명, 기민한 정치인 기대 부응하려 할 것"
윤여준 더불어민주당 상임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7일 보수진영의 '반이재명 빅텐트'를 두고 "천하의 공당이라면 '누군가에 반대하겠다'는 빅텐트가 아니라 '무엇을 하겠다'는 빅텐트를 쳐야 한다"고 비판했다. 비전과 가치의 공유 없는 이합집산이야말로 우리 정치의 가장 큰 해악이란 점을 분명히 짚은 것이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에 대해서도 "끝까지 분수를 지키는 게 좋았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윤 위원장은 김영삼 정부 청와대 공보수석, 환경부 장관, 비례대표 국회의원 등을 지낸 '보수 전략가'다. 지난달 30일 이재명 선거대책위원회의 '좌장'으로 전격 영입됐다. 윤 위원장은 한국일보와의 대면 및 서면 인터뷰에서 "이 후보는 오랫동안 통치자가 되고 싶다는 야망을 품고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온 정치인"이라며 "국민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예민하게 살펴온 만큼, 기대에 부응하려 기민하게 노력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 위원장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전 총리의 단일화를 두고 "평생 민주당을 찍지 않은 보수주의자 중에서도 12·3 계엄 상황을 굉장히 우려하는 분들이 많다"며 "그런 유권자들까지 아우르지 못하는 것을 빅텐트라 할 수 있겠느냐"며 파급력이 없을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당선시킨 국민의힘을 향해 "너무 극우적으로 변했고, 정당정치의 가치도 지키지 못하고 있다"며 "국민적 신뢰를 얻어야 하는데 자꾸 남을 비판하려고만 한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보수 빅텐트? 반명 아니라 신뢰 얻었어야"
"이재명, 기민한 정치인 기대 부응하려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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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준 더불어민주당 상임 총괄선대위원장이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보와 인터뷰하고 있다.박시몬 기자 |
윤여준 더불어민주당 상임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7일 보수진영의 '반이재명 빅텐트'를 두고 "천하의 공당이라면 '누군가에 반대하겠다'는 빅텐트가 아니라 '무엇을 하겠다'는 빅텐트를 쳐야 한다"고 비판했다. 비전과 가치의 공유 없는 이합집산이야말로 우리 정치의 가장 큰 해악이란 점을 분명히 짚은 것이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에 대해서도 "끝까지 분수를 지키는 게 좋았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윤 위원장은 김영삼 정부 청와대 공보수석, 환경부 장관, 비례대표 국회의원 등을 지낸 '보수 전략가'다. 지난달 30일 이재명 선거대책위원회의 '좌장'으로 전격 영입됐다. 윤 위원장은 한국일보와의 대면 및 서면 인터뷰에서 "이 후보는 오랫동안 통치자가 되고 싶다는 야망을 품고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온 정치인"이라며 "국민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예민하게 살펴온 만큼, 기대에 부응하려 기민하게 노력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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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통령선거 '진짜 대한민국'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윤여준 상임총괄선거대책위원장, 김민석 공동선대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
대법원 향해 "선거 개입 의구심.. 공판 변경해 다행"
윤 위원장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전 총리의 단일화를 두고 "평생 민주당을 찍지 않은 보수주의자 중에서도 12·3 계엄 상황을 굉장히 우려하는 분들이 많다"며 "그런 유권자들까지 아우르지 못하는 것을 빅텐트라 할 수 있겠느냐"며 파급력이 없을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당선시킨 국민의힘을 향해 "너무 극우적으로 변했고, 정당정치의 가치도 지키지 못하고 있다"며 "국민적 신뢰를 얻어야 하는데 자꾸 남을 비판하려고만 한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한 전 총리의 출마를 두고도 "권력의 마취 효과에 빠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한 전 총리가 '안정적'이라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서도 "우리가 유용하다고 생각했던 세계 질서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상황"이라며 동의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지금 대한민국에 안정적인 국정 운영이 필요한가, 쇄신이 필요한가"라며 되물었다. "국가 지도자라면 변화의 시대에 국민과 교감하며 우리는 어떻게 변할지 논의해야 한다"고도 했다.
대법원의 이 후보 판결을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군부 독재시절에도 그렇지 않았던 사법부가 이번 대선에서는 노골적으로 개입하려는 의도가 있지 않나 하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다"며 "고등법원에서 공판 일정을 (대선 이후로) 변경해 다행이고, 많은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직접적인 비판은 피했지만, 이 후보에게 유죄 취지의 판결을 내린 대법원을 향해 '대선 개입' 의도를 거론하며 문제 삼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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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박찬대(오른쪽), 윤여준 상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스1 |
"비호감도? 후보와 당이 경계하고 살펴야" 조언
이 후보가 자신을 선대위원장으로 선택한 것을 두고는 "대한민국은 굉장히 다원화된 사회"라며 "쉽게 통치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다양한) 도움을 받고 싶었던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만나자고 해 대화를 나눈 경험이 있다"라며 "대통령에 가장 유력한 정치인인데 상당히 진지하게 도와달라고 해 능력은 미약하지만 돕기로 했다"고 전했다.
윤 위원장은 이번 대선을 "국민의힘 후보와의 경쟁을 넘어, 대한민국 거대 기득권과의 대결”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대선이 다가올수록 1위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가 심해질 것"이라며 "이 후보에게 흔들림 없이 국민만 보고 가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 후보를 둘러싼 '비호감' 이미지를 두고는 "어떤 선입견들이 있다면, 후보 자신이나 당에서 경계하고 살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후보가 직접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들을 설득하고 포용하려는 노력을 끝없이 기울여야 한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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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2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덕수 신임 국무총리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
"이 후보 앙심 품는 스타일 아닐 것"
윤 위원장은 이 후보의 통합 의지도 강조했다. 그는 "정치 보복은 보복을 두려워하는 쪽에서 늘 가지는 생각"이라며 "이 대표가 과거 일을 두고 마음속에 깊이 앙심을 품는 스타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의회 다수당을 차지한 민주당이 행정권까지 장악하면 3권 분립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지적에는 "3권 분립은 하나의 통치 원리처럼 각인돼 있기 때문에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만에 하나 민주당이 여당이 되면 입법 자제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이다.
보수진영을 향한 고언도 내놨다. "보수가 건강해지려면 잎을 항상 바꾸는 소나무처럼 끊임없이 자기 쇄신을 해야 한다"면서다. 다만 윤석열정부를 두고는 "나라를 어떻게 통치해야 할지에 대한 정리된 생각 없이 등장한 정부"라며 "여러 사람들에게 충고를 구해도 부족한 능력을 보충하기 어려웠을 텐데, 대한민국이 얼마나 다원화된 사회인지 예비 지식이 전혀 없던 것 같다"고 꼬집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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