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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법원, 이재명 재판 대선 후로 연기… 민주당도 절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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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자들 “공판 연기 환영”에 李 “맞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7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풍남문 앞 광장에서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 공판기일 변경을 환영하는 지지자의 응원 피켓에 사인을 해주고 있다. 이 후보는 ‘공판 연기 환영, 대통령은 국민이 뽑습니다’라고 적힌 피켓에 ‘맞습니다’라고 적었다. 전주=뉴시스

지지자들 “공판 연기 환영”에 李 “맞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7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풍남문 앞 광장에서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 공판기일 변경을 환영하는 지지자의 응원 피켓에 사인을 해주고 있다. 이 후보는 ‘공판 연기 환영, 대통령은 국민이 뽑습니다’라고 적힌 피켓에 ‘맞습니다’라고 적었다. 전주=뉴시스


서울고등법원이 15일로 예정됐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파기환송심 첫 공판기일을 대선 이후인 다음 달 18일로 연기했다. 이 후보의 대장동·백현동·성남FC·위례 사건을 재판 중인 서울중앙지법도 13, 27일로 지정됐던 공판기일을 다음 달 24일로 미뤘다. 이 후보 측이 낸 기일 변경 신청을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법원이 재판 일정을 늦춘 것이다. 이달 20일과 다음 달 3일로 예정돼 있는 이 후보의 위증교사 재판 연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대법원이 파기환송 판결을 한 다음 날 서울고법은 기록을 넘겨받자마자 재판부를 정했고, 재판부는 곧바로 공판기일을 지정했다.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환송심 재판 일정을 정한 것이다. 또 통상 소환장은 우편 송달이 불발된 뒤 집행관이 직접 전달하도록 일선 법원에 촉탁하는데, 이번 재판부는 우편 발송과 동시에 촉탁을 했다. 민주당은 “사법부의 속도전은 노골적인 대선 개입”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대선을 앞두고 사법부가 유력 후보의 재판을 강행하려 한 것을 놓고 그간 법적 정치적 논란이 이어졌다. 후보의 선거운동 기회 박탈, 대선 기간 사법 자제 원칙 훼손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이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12일부터 대선일 사이에 선거법 환송심, 대장동 1심, 위증교사 항소심에 총 5차례 출석하게 돼 있었는데, 이게 “선거 방해”라는 게 민주당 주장이었다.

정치적 논란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법원이 한발 물러서자 민주당은 “국민주권의 원칙과 상식에 맞는 판단”이라며 환영했다. 그러면서도 사법부에 대한 압박은 이어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민주당 단독으로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청문회를 14일 열기로 의결했고 이 후보 상고심 재판에 참여한 대법관 12명을 모두 증인으로 채택했다.

조 대법원장 탄핵 여부에 대해선 “결론이 나지 않았다”며 속도를 조절하는 분위기지만 조 대법원장 고발과 특검 도입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앞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법원장이 뭐라고” “입법부가 응징하겠다” 등 도를 넘는 사법부 비하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대선을 앞두고 사법부까지 정쟁의 한복판에 끌어들이는 것은 곤란하다. 민주당도 절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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