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민경 기자]
《이민경의 송라이터》
현직 싱어송라이터인 이민경 기자가 음악인의 시각에서 음악 이야기를 쓰겠습니다. 곡의 숨겨진 의미부터 들리지 않는 비하인드까지 분석합니다.
그룹 라이즈의 '잉걸(Ember to Solar)'이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선배 그룹 음악과 결을 같이 하면서도 K팝에서 흔히 쓰이지 않는 방식의 도전을 꾀했다.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6일 오후 6시 라이즈는 정규 앨범 'ODYSSEY'(오디세이) 수록곡 '잉걸'의 트랙 비디오를 공개했다. 이 영상은 공개 후 하루 만에 32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보였고 5400여 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화제가 됐다. 해당 트랙 비디오가 7일 유튜브에서 '인기 급상승 음악' 3위로 꼽혔을 정도다.
'잉걸'은 보컬만 들으면 과거 SM엔터테인먼트 선배들의 스타일과 비슷해 다소 뻔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 곡은 그룹 샤이니 'Sherlock'(셜록)과 같은 SM엔터테인먼트 소속 2세대 선배 그룹의 댄스곡을 연상케 한다. 보컬 코러스가 여러 층(레이어)으로 쌓여있는 데다 레이어마다 날카롭고 힘찬 스타일로 노래가 불렸다. 메인 보컬이 비워진 곳에는 중간중간 멤버들의 추임새가 들어가 빈틈이 없다. 이를 들은 몇몇 누리꾼은 유튜브 댓글을 통해 "샤이니가 떠오른다", "SM엔터테인먼트 선배들 노래 같다"고 반응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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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그룹 라이즈 '잉걸' MV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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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경의 송라이터》
현직 싱어송라이터인 이민경 기자가 음악인의 시각에서 음악 이야기를 쓰겠습니다. 곡의 숨겨진 의미부터 들리지 않는 비하인드까지 분석합니다.
그룹 라이즈의 '잉걸(Ember to Solar)'이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선배 그룹 음악과 결을 같이 하면서도 K팝에서 흔히 쓰이지 않는 방식의 도전을 꾀했다.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6일 오후 6시 라이즈는 정규 앨범 'ODYSSEY'(오디세이) 수록곡 '잉걸'의 트랙 비디오를 공개했다. 이 영상은 공개 후 하루 만에 32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보였고 5400여 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화제가 됐다. 해당 트랙 비디오가 7일 유튜브에서 '인기 급상승 음악' 3위로 꼽혔을 정도다.
'잉걸'은 보컬만 들으면 과거 SM엔터테인먼트 선배들의 스타일과 비슷해 다소 뻔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 곡은 그룹 샤이니 'Sherlock'(셜록)과 같은 SM엔터테인먼트 소속 2세대 선배 그룹의 댄스곡을 연상케 한다. 보컬 코러스가 여러 층(레이어)으로 쌓여있는 데다 레이어마다 날카롭고 힘찬 스타일로 노래가 불렸다. 메인 보컬이 비워진 곳에는 중간중간 멤버들의 추임새가 들어가 빈틈이 없다. 이를 들은 몇몇 누리꾼은 유튜브 댓글을 통해 "샤이니가 떠오른다", "SM엔터테인먼트 선배들 노래 같다"고 반응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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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그룹 라이즈 '잉걸' MV 캡처 |
이 가운데 곡이 진부하지 않고 새롭게 들리는 이유는 반주에 있다. 마디마다 짧게 등장하는 웅장한 금관악기 소리가 곡 전반에 있는데 이는 SM엔터테인먼트에서 제작한 곡이 주는 강렬한 이미지를 그대로 이어간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후렴 부분 반주를 베이스와 드럼으로 단순하게 비워 2세대 소속사 선배들의 곡과 다른 차별점을 만들었다. 2세대 아이돌의 댄스곡 중에는 고음역대가 강조된 화음 위주의 악기로 지어진 곡이 많다. '잉걸' 반주의 단순함은 오히려 그룹 에스파의 'Armageddon'(아마겟돈)과 같이 비교적 최근에 발매된 곡과 유사하다.
특히 '잉걸'은 2절 후렴에서 3절 후렴으로 넘어가기 직전인 '브릿지' 파트에서 박자를 비틀어 버렸다. 이 곡은 한 마디를 8분음표 8개로 채우는 8/8 박자 곡이다. 4/4, 3/4박자와 같이 흔히 K팝에서 쓰이는 박자다. 반면, 브릿지 부분에 한해 완전히 새로운 박자가 쓰인다. 첫 마디에서 8박자 중 7번째 박자에서 새로운 마디가 시작하도록(7/8 박자) 짜였다. 8박자 정박대로 가는 보컬과 어긋나게 반주 마디를 배치한 것. 그다음 마디에서 9박자를 채우면서(9/8 박자) 두 마디에 16박자를 채워 보컬과 반주의 불협을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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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그룹 라이즈 '잉걸' MV 캡처 |
곡 중간 4/4 박자를 3/4박자로 바꾸는 경우는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곡에 불안한 이미지를 더하는 7/8박자를 사용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7/8 박자 한 리듬을 한 곡 전반에 걸쳐 사용하는 경우는 K팝이 아닌 실험적인 스타일의 팝 음악에서 간혹 보인다. 마디마다 박자를 다르게 쓰는 경우는 더욱 찾아보기 쉽지 않다.
반주와 보컬 박자에 차이를 두는 편곡은 음악적으로 도전이라고 볼 수 있다. 청자 입장에서 자칫 불편함을 느끼고 곡에 대해 부정적인 감상을 느끼기 쉽기 때문이다. '잉걸'은 이런 위험을 피해 가기 위해 바로 다음 마디에서 16박자를 채워 불편함을 빠르게 해소했다. 음악을 분석적으로 듣지 않는 대중은 한 번 듣고 박자에 차이를 느끼기 어려울 만큼 미묘하다. 이런 순간적인 차이는 곡에 긍정적인 인상을 남겨줬다. 청자에게 '미묘하게 다른데 이게 뭐지?'라는 물음표를 심어주는 역할을 해 곡을 반복해 듣도록 유도하는 매력이 됐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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