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웨딩카 막아선 노인 “돈 내야 통과”…中 황당 풍습에 “금전 갈취” 뭇매

서울맑음 / 17.4 °
중국 허난성 신양에서 한 할아버지가 신혼부부가 탑승한 웨딩카를 막아세우고 있다. 자료 : 56.com

중국 허난성 신양에서 한 할아버지가 신혼부부가 탑승한 웨딩카를 막아세우고 있다. 자료 : 56.com


중국에서 한 노인이 결혼식장으로 향하는 신혼부부의 웨딩카를 막아선 채 돈을 요구하는 영상이 확산돼 뭇매를 맞고 있다. 결혼식을 앞둔 부부의 웨딩카를 막아세워 돈이나 담배 등을 받아내는 행위가 “행운을 얻는다”는 풍습으로 전해져오고 있지만, 젊은 층 사이에서는 “노인이 젊은이의 돈을 강탈하는 악습”이라며 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7일 중화망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 5일 중부 허난성 신양에서 한 신혼부부가 웨딩카에 탑승해 결혼식장으로 향하던 도중 한 할아버지가 도로에 뛰어들어 웨딩카의 앞을 가로막았다.

운전석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에서 이 할아버지는 부부에게 결혼식 축의금이나 세뱃돈을 담은 붉은 봉투인 ‘홍바오(紅包)’를 요구했다. 바로 옆을 지나던 경찰 순찰차가 이 모습을 발견했고, 경찰이 순찰차에서 내려 할아버지를 제지하자 웨딩카 운전자는 감사를 표했다.

중국 허난성 신양에서 한 할아버지가 신혼부부가 탑승한 웨딩카를 막아세우고 금전을 요구하자 바로 옆을 지나던 경찰이 이를 제지하기 위해 다가오고 있다. 자료 : 56.com

중국 허난성 신양에서 한 할아버지가 신혼부부가 탑승한 웨딩카를 막아세우고 금전을 요구하자 바로 옆을 지나던 경찰이 이를 제지하기 위해 다가오고 있다. 자료 : 56.com


중국 일부 지역에서는 “행운을 얻을 수 있다”며 웨딩카를 막아세운 채 “홍바오를 달라”고 요구하는 행위가 풍습으로 전해내려오고 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이같은 풍습은 결혼식 전 흥을 돋구는 맥락에서 지인 및 주변 어른들이 나서는 것으로, 신혼부부들도 미리 홍바오에 소액의 현금을 넣어두거나 담배, 사탕 등 소소한 선물을 준비해 이들에게 건네곤 한다.

그러나 이같은 풍습이 노인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변질되고 점점 도가 지나치고 있다는 게 현지 언론과 중국 젊은층의 지적이다.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신혼부부에게 다소 무리한 액수를 요구하고 거절당할 경우 웨딩카를 계속 막아세워 결혼식을 방해하거나, “홍바오가 없다”는 부부에게 심지어 계좌이체가 가능한 큐알(QR)코드를 들이미는 사례가 속속 등장했다.

노인들이 달리는 웨딩카에 무리하게 뛰어들어 사고를 유발하고 차를 훼손하기도 한다. 이 경우 대부분 고가의 외제차가 웨딩카로 이용되는 탓에 고액의 수리 비용이 문제로 떠오른다.


중국에서 결혼식장으로 향하는 웨딩카를 막아세운 채 돈이나 선물을 달라고 요구하는 모습. 결혼식 전 흥을 돋구기 위해 지인이나 주변 어른들이 나서는 풍습이지만, 노인들이 신혼부부의 다급한 상황을 이용해 금전을 갈취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자료 : 바이두

중국에서 결혼식장으로 향하는 웨딩카를 막아세운 채 돈이나 선물을 달라고 요구하는 모습. 결혼식 전 흥을 돋구기 위해 지인이나 주변 어른들이 나서는 풍습이지만, 노인들이 신혼부부의 다급한 상황을 이용해 금전을 갈취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자료 : 바이두


협박하듯 금전 요구…차량 훼손·조직화까지

신혼부부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고액의 돈을 건넨 뒤 현장을 빠져나가는데, 이는 결혼식을 지체할 수 없는 부부의 다급한 상황을 이용한 ‘금전 갈취’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심지어 이같은 행위가 점차 조직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노인들이 단체로 결혼식장 입구에 드러누워 웨딩카의 진입을 막은 사례도 있다. 2020년에는 웨딩카를 막아세우고 금품을 요구하는 범죄 조직이 적발돼 12명이 검거되기도 했다.

CCTV는 법률 전문가들을 인용해 위협이나 협박에 가까운 방식으로 신혼부부에게 금전을 요구하는 행위가 공갈 협박에 해당하며, 이는 5일 이상 10일 이하의 구류 및 500위안(1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같은 행위를 반복하거나 과도한 금액을 요구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에도 처해질 수 있다고 CCTV는 전했다.

김소라 기자



    ▶ 밀리터리 인사이드

    - 저작권자 ⓒ 서울신문사 -